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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항공사들이 항공기 증편에 나섰지만 제주도 귀성객은 물론 여행객들까지 몰리며 여전히 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출처=포커스뉴스) |
[소비자경제신문=서예원 기자] 추석을 앞두고 ‘귀성길 표’ 구입 전쟁은 서울역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땅으로 통하는 고속버스는 물론 하늘길과 바닷길을 여는 항공편, 여객선 예매도 치열하다. 몰리는 인파에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는 특별수송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 현대차發 ‘프리미엄 고속버스’ 전면 취소
고속버스는 기차 승차권 예매보다 경쟁이 덜 하기 때문에 비교적 승차권 예매가 수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올 추석 연휴에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처음 투입될 것으로 예정되며 많은 귀성·귀경객들이 기대감에 차 있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프리미엄 고속버스 추석표 예매일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프리미엄 고속버스 예매 및 운행을 전면 취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버스 생산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부득이하게 예매 및 운행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으로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도로 위의 퍼스트클래스’ 운행은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추석 연휴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하려던 귀성객들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 올 추석부터 투입 예정이었던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고속버스 ‘유니버스 프레스티지’ 내부. (출처=현대자동차) |
애초에 국토부는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13~18일을 포함해 9월 12~29일 왕복 기준 서울-부산 노선에 하루 6회, 서울-광주 노선에 하루 15회씩 프리미엄 고속버스 16대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우등 고속버스보다 좌석 수가 7석 적은 21석 버스로 의자가 뒤로 젖혀지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있고, 좌석마다 개인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고속버스 업계는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나 KTX 특실 등과 견줘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차는 노조의 파업이 악화되면서 차량 생산 납품이 어렵다고 고속버스조합에 전격 통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 파업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6대 생산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면 파업으로 확산될 경우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어 최종적으로 생산 불가를 통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 무산으로 올 추석발(發) 수송대전은 일반 및 우등 고속버스, 열차, 비행기, 배 등 기존 운송수단끼리 이뤄지게 됐다.
◆ 증편 나선 항공사들…실제론 ‘비싼 값’에 엄두도 못 내
항공사들은 추석 연휴 귀성객의 편의를 위해 항공기를 추가 투입해 특별편을 마련하거나 운항 횟수를 늘려 수요에 대비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은 총 71편의 임시편을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13일부터 18일까지 김포-제주 노선 30편, 김포-부산 노선에 6편 등 총 36편의 임시편을 투입해 8442석을 공급한다. 또 기존 김포-제주 정기 항공편 중 일부를 대형 기종으로 교체, 432석을 추가 공급해 총 8874석을 제공해 귀성객 및 여행객의 편의를 도울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9월 13일부터 18일까지 김포·인천-제주, 김포-광주 등 3개 노선에 대해 총 11편(편도 기준) 2795석의 임시 항공편을 투입해 귀성객들의 편의를 도울 예정이다. 다만 보다 많은 승객에게 예약 기회를 제공하고자 1인당 예약 가능한 좌석 수는 최대 6석으로 제한된다.
두 대형 항공사는 8월 23일부터 임시 항공편의 예약 접수를 시작했다. 추석 연휴 임시 항공편을 예약하는 고객은 지정된 구매시한까지 항공권을 구매해야 확보된 좌석의 자동 취소를 방지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9월 12일부터 18일까지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김포, 청주 노선에 임시편 24편을 투입하기로 했다. 판매 시점은 따로 정하지 않고 임시편을 투입할 때마다 티켓을 오픈하고 있다.
▲ 항공사들은 추석 연휴 귀성객의 편의를 위해 항공기를 추가 투입해 특별편을 마련하거나 운항 횟수를 늘려 수요에 대비할 계획이다. (출처=포커스뉴스) |
이처럼 항공사들이 추석맞이 증편에 나섰지만, 여전히 표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조현빈(24·남)씨는 명절 때마다 귀성길 전쟁에 골치가 아프다. 제주도가 고향인 조씨는 육지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남들보다 선택지 자체가 좁다.
조씨는 “추석에 (제주도에 있는) 집에 내려가기 위해선 적어도 그 전 겨울에는 예매해야 안심하고 갈 수 있다”며 “몇 달 전부터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특별기가 운행된다고 하더라도 워낙 제한된 항공편에 귀성객은 물론 연휴 여행객들까지 몰리다보니 예매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이 기간 특별기를 예매하더라도, 운행 날짜까지 3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비싼 가격에 항공권을 살 수밖에 없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씨는 “이번 추석에는 집에 꼭 내려가고 싶어서 지난 겨울 부모님께 미리 예매를 부탁드렸다”며 “주변 고향 친구들은 항공편 전쟁에 아예 귀성을 포기하기도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에 진에어 관계자는 “명절기간 고객의 편의를 위해 증편된 항공편이라고 해서 일반 (항공편) 가격보다 더 비싸거나 하진 않다”면서도 “추석을 앞두고 시기적으로 수요가 많아 항공권 값이 비싸거나 비싼 가격대의 좌석만 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선박안전기술공단 완도운항관리센터가 추석연휴를 대비해 완도군 관내 여객선을 대상으로 안전에 따른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출처=완도운항관리센터) |
◆ 몰리는 인파에 안전사고 도사린 추석뱃길…올해는?
최근 지자체들은 연안여객선 이용객들이 몰리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다중이용시설과 등 각종 안전사고 대비에 분주하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다음달 13~18일 추석 특별수송기간을 맞아 이용객의 해상교통 편의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목포·완도권 운항 여객선 75척에 대해 특별안전점검을 실시 중이다.
특별안전점검에서는 목포와 완도지역 40개 항로를 운항하는 75척의 차량고박설비, 승무원의 제복착용, 여객편의 시설, 기관설비 상태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인파가 몰리는 추석연휴 전에 미비사항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선박안전기술공단 완도운항관리센터 관계자는 “특별안전점검 기간에 해양사고 사전 예방 및 사고 시 대응절차 등 여객 승·하선 안전사고 교육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며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는 많은 이용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는 매년 명절 때마다 섬 귀성객이 편안하게 고향에 다녀올 수 있도록 특정 기간 ‘추석연휴 연안여객선 특별수송대책’을 추진해 왔다.
해수부는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도 많은 귀성객들이 연안여객선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예비선을 증편하고 기존 여객선의 운항횟수를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해양수산부 연안해운과 관계자는 “작년 추석에는 수송능력을 39% 확대해 154척의 선박이 하루 평균 1090회를 운항하도록 한 바 있다”며 “올해도 특별수송대책 관련 조사를 이미 마쳤고, 관계 부처와의 논의 후 9월 초 경에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