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청암(김종수)한테서 전화가 왔다.
영화 '광해'를 감명깊게 봤다며 한번 보란다.
평소에 통화를 자주 하는 사이가 아닌데도 일부러 전화까지 해준 친구가 고마워 오랫만에 영화 '광해' 를 봤었다.
영화속 스토리(와 에피소드) 에 담긴 메시지는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라' 는 것이다.
황당한 것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 영화를 보고 불쾌해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CJ그룹은 그런 류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박근혜 정부로 부터 협박과 불이익을 받았다고 한다. (이 무슨 해괴한 자격지심인가? ㅎㅎㅎ)
아니! '국민을 위한 정치' 는 누구나 다 언급하는 지극히 일반론적인 얘기 아닌가!
자기들도 겉으로는 입에 발리게 하는 말 아닌가?
그리고 '북한, 안보'하고는 하등의 상관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왜 그들은 이런 것 조차 못 견뎌 할까?
그들은 왜 합리적인 비판 세력조차도 악의적으로 빨갱이로 몰아 씨를 말릴려고 할까?
그 이유는 스스로 친일에 대한 자격지심에 있다.
사람이 작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지적을 당해도 쿨하게 인정하고 관대할 수 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쳤을 때는 오히려 똥뀌고 썽내는 것과 같다.
친일 매국과 같은 엄청난 잘못은 스스로 인정하는 순간 영원히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더욱 가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친일 순사들이 해방 후에도 득세하여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몰아 혹독하게 고문한 것과 같다.
그들은 친일파(가치)를 규탄하는 독립운동 세력(가치)과는 결코 공존할 수 없는 것이다.
정의라는 가치를 인정하게 되면 자신들의 존립 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 후 군사정권에서도 학생들이 민주주의의 실천을 요구하면 그때처럼 빨갱이로 몰아 물고문, 전기고문 등을 자행하다가 죽음에 까지 이르게 했다.
근래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가 서양과 같은 청문회, 토론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친일파(가치)와 독립 운동가(가치)가 무슨 토론이 되겠는가?
요즘에는 홍준표가 재기의 발판으로 써먹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먹힐지...... 상투잡는 것일지는 지켜 봐야겠다.
각설하고....
개인적으로는 '자연인' 이병헌을 좋아하지 않지만 영화 '광해'를 통해서 '배우' 이병헌의 연기만큼은 싫어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로 영화관을 좀 더 찾게 되었다.
*
어쩌다 영어권 인솔자(or가이드) 가 있는 지역을 가면 (차 타고 몇 시간씩 이동하는 중에) 가끔 덤으로 박식한 인문학 강의를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역사, 사회, 정치,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그의 독서량에 놀라게 되고 또한 그것을 일목요연하게 한 줄에 꿰어 자기화하는 능력에 놀란다.)
그 중.... 영화와 관련된 얘기를 하나 소개한다.
해외 영화계에서는 잊어버릴만 하면 '유태인 학살'을 소재로 한 영화가 지속적으로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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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등....
왜 유태인들은 스스로 '유태인 학살 (홀로코스트)'을 소재로 한 영화를 끊임없이 만들어 낼까?
반대로 묻고 싶다.
왜 우리는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덮으려고 용을 쓰고, 일본은 여전히 잘했다고 우기고 있는데 왜 우리 스스로 용서해주겠다고 자발을 떨까?
유태인들은 아픔의 역사를 잊지 않을려고 노력하는데 왜 친일파들은 아픔의 역사는 이제 그만 잊자고 하는가?
만약 이스라엘도 우리나라처럼 나찌에 협력한 친독파들이 처음부터 정권을 잡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유태인들을 세뇌시켰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최초의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 '귀향'의 관객수는 360만이었다고 하며....
군함도라는 영화가 7월달에 개봉된단다.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