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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대 → 잦은바위골 → 도깨비 바위 → 도갑포 → 50m 폭포 → 100m 폭포 → 희야봉 → 설악골 → 비선대' 14km 코스를 탐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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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雪嶽山]
높이: 1,708m
위치: 강원도 속초시 고성군
설악산은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인제군 4개의 시, 군에 걸쳐 있다.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남한에서 3번째로 높은 설악산은 주봉인 대청봉(1,708m)을 비롯하여 700여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설악산은 외설악과 내설악으로 구분한다. 오색지구를 추가하여 남설악을 덧붙이기도 한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선으로 동해 쪽은 외설악, 서쪽은 내설악이라 한다.
외설악은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대청봉, 관모산, 천불동 계곡, 울산바위, 권금성, 금강굴,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등 기암절벽과 큰 폭포들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내설악은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백운동계곡, 가야동계곡, 와룡, 유달, 쌍폭, 대승 등 폭포, 백담사, 봉정암 등의 사찰들이 있으며 계곡이 아름답고 산세가 빼어나다. - 한국의 산하
산행 동절기를 마감하고 지난 메이데이에 봉 감독과 대간령을 다녀온 것을 시작으로 오래전부터 계획한 희야봉과 음지골 2박 2일 산행으로 본격적인 설악 산행을 시작한다. 특히 둘이 설악산 100회를 목표로 지난 산행을 계산해 보니 11번을 같이했다. 해서 이번이 둘이 같이하는 12번째 설악 산행이다. 전날(목요일) 저녁에 용대리에서 만나 1박 후 새벽에 1일 차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런데 출발 당일 우리 등산방과 삼토회간의 연대 산행에 대한 미팅이 있어 그 후 출발해야 했다. 해서 동서울발 백담사행 막차를 예약하고 신사동 모임 장소에 7시까지 가야 한다.
회사에서 조금 일찍 퇴근해 배낭을 메고 늦지 않게 신사동 '삼토회' 만남의 자리로 출발했다. 흥수와 식당 앞에서 만나 벌써 와 있던 '삼토회' 임원들과 인사를 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서로의 상황에 관해 얘기를 나누어 보니 크게 다른 것은 없었지만, 그 친구들은 180여 명에 이르는 회원이 흥수를 비롯한 우리가 하고 싶어 하던 것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힘을 주고 있었다. 얘기를 나누는 중에 낙진과 영한이 차례로 도착해 서로의 협력 방안에 관해 얘기를 나누었다. 그 연대가 우리의 능력 부족으로 이루지 못하고 있는 몇 가지를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회장에게 적극 찬성의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용대리행 버스 시간에 쫓겨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9시 10분 용대리행 버스는 예정된 시각에 출발해 늘 그렇듯이 '화양강랜드' 휴게소에 휴식 후 예정보다 빠른 10시 59분에 용대리에 도착했다. 그리고 봉 감독의 단골이자 우리의 단골이 된 펜션으로 바로 갔다. 봉이 미리 와 베이스캠프를 차린 방에 짐을 풀고 봉이 가져온 '(담은)산돌배주'를 내가 가져간 와이프표 '눈개승마 무침'과 雲峰표 안주, 그리고 황태포에 배가 고파 끓인 라면을 안주로 12시 6분에 다 비웠다. 둘의 화제는 오후에 만난 삼토회 임원들 얘기였다. 연대 산행을 하기로 한 거에 대해 둘 다 많이 고무되었다. 우리의 모토는 코즈모폴리턴 산행이다. 만국의 산꾼이여 산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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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50분경 기상해 주위를 둘러보니 봉은 벌써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침 행사를 마치고 창문을 열어 날씨를 확인했다. 그리고 봉이 해장국으로 준비한 북엇국과 갓한 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다른 반찬도 있었던 거 같은데, 아, 내가 가져간 김과 김치! 남은 밥과 쌈 채소 등을 점심을 위해 싸서 배낭에 넣고, 당일 산행에 필요 없는 장비를 꺼내 베이스캠프에 두었다. 그리고 7시경 들머리인 신흥사 주차장을 향해 숙소를 떠났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울산바위의 모습에 감탄하고 사진으로 남기며 들머리인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이 7시 30분이다. 5분간 산행 준비를 마치고 신흥사 입장료를 내고 산행을 시작한 시각이 7시 35분이다. 당일 산행이 환종주라 다시 신흥사 주차장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돌아오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외설악 산행은 늘 신흥사를 들머리로 해 매번 입장료를 냈는데, 막상 신흥사는 한번도 안 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 애초 신흥사가 목표가 아니고 산행 시간도 부족해 들릴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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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을 출발해 주변의 활짝 핀 꽃을 구경하고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며 갈림길을 향해 갔다. 둘 다 주변 경치에 정신이 팔려 산행 중 서서 사진을 찍었다. 특히 봉은 꽃과 나무 사진에 푹 빠져 있어 같은 꽃과 나무도 다양한 각도에서 많이 찍었다. 이번 산행의 목적도 다음 촬영을 위한 답사의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도 걸음이 빨라 이번 산행의 사실상의 들머리인 갈림길까지의 4km를 1시 19분 만에 도착했다. 와중에 점심으로 먹을 오리고기에 넣을 산초도 좀 따고.
8시 59분에 바위가 많아 잦은바위골이라 불린다는 계곡에 접어들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며 답사 산행에 맞게 주변에 어떤 나무와 꽃이 있는지 확인을 하며 암벽도 지나며 9시 16분에 20폭에 도착했다. 계곡에 바위가 많고, 곳곳이 병풍 같은 암벽으로 이루어져 아슬아슬한 구간이 있었지만, 누군가 줄을 매어 놔 우리에게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줄을 잡고 암벽을 따라 이동하는 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겁을 먹을 수도 있을 상태였다. 물론 줄이 없다면 가는 걸 포기해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가 마른 나무로 만든 사다리와 줄을 버리고 그 옆의 바위를 잡고 기어올랐다. 우리가 보기에 사다리와 줄은 과잉 친절로 보였다. 수준에 맞는 산행이 중요하다. 그렇게 우리만의 방식으로 수많은 바위를 타고 올라 9시 32분에 쵸크스톤에 도착했다. 깎아지른 듯한 계곡을 통과해 9시 38분에 칠형제봉 갈림길에 다달았다. 갈림길에서 잦은바위골 우골로 올랐다. 그리고 9시 45분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찌는 듯한 더위와 힘든 산행에 흘린 땀을 알탕으로 말끔히 씻어 주었다. 물론 알탕 용으로 만들어진 거 같은 장소에서. 대략 10분간의 알탕을 마치고 다시 암벽을 따라 계곡 상류로 올라갔다. 그중에 계곡을 가로질러 놓은 줄에 의지해야만, 건널 수 있는 계곡을 건너기도 했다.
유격을 하듯 계곡을 올라 10시 14분에 50폭에 도착했다. 폭포 아래에는 누군가 야영을 하다 조난을 한 건지 버리고 간 건지 알 수 없는 망가진 텐트가 있었다. 폭포와 주변을 구경하고 (정상적인 길인) 우회로가 아닌 폭포 옆의 암벽으로 폭포 정상에 기어올랐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폭포는 아래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지만, 각각 그 나름 고유의 맛이 있다. 정상 끝으로 다가가자 암벽 전문가들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암벽용 쇠사슬(암벽에 대해 몰라 정확한 이름을 모른다.)이 있었다.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폭포를 내려가는 맛도 괜찮을 거 같다. 길소에게 얘기해 볼까?
50폭을 마음껏 즐기고 10시 30분경 50폭을 떠났다. 그리고 10시 36분에 100폭에 도착했다. 오를 수 있는 곳까지 올라 100폭의 물을 받아 마신 후 여기까지 오느라 흘린 땀을 100폭 아래 적당한 장소에서 씻기로 했다. 설악에서 흐린 땀은 설악으로…! 7시 35분경 출발해 10시 36분이니 두 시간 만에 두 번째 알탕이다. 물이 차 오래 할 수는 없었고 대략 8분 정도 알탕을 한 후 복장을 정돈하고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희야봉을 향해 출발했다. 100폭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랐다. 길의 구조나 형태는 소승폭포와 비슷한 듯했다[산행기]. 하긴 좀 높은 폭포라면 아예 우회하지 않는 한 암벽에서 떨어지는 폭포라는 성격상 비슷한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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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등산객이 다니는 것도 아니고 공단에서 관리하는 것도 아닌 길이다 보니 길 자체도 희미하고 쌓인 낙엽 때문에 대단히 미끄러웠다. 해서 미끄러지는 거야 다반사였다. 또한 쓰러진 나무나 부러진 나뭇가지가 길을 막고 있기 일수였다. 와중에 쓰러진 나뭇가지에 걸려 앞으로 고꾸라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두 손을 앞으로 뻗어 몸을 지탱했지만, 배낭이 허리를 압박해 허리가 밑으로 쳐지면서 충격이 왔다. 재빨리 수습했지만, 허리에 온 충격이 앞으로 산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되었다. 당장 통증이나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았고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앞으로 고꾸라지는 모습에 놀란 봉 감독도 괜찮은지 수 차례 물었지만, 이상 없다고 얘기했다. 다만 내일 아침에 기상했을 때 어떤 모습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해주었다.
그리고 계속 정상을 향해 가다 느낌이 이상해 왼손을 보니 소매에 피가 묻어 있었다. 해서 소매를 걷어 보니 손목 부분에 5cm가량 4~5가락 긁힌 자국이 있고 피가 나고 있었다. 아까 앞으로 고꾸라질 때 손을 뻗어 몸을 지탱할 때 나뭇가지에 긁힌 모양이었다. 심한 상처는 아니라 그냥 가려고 하는데 그걸 본 봉 감독이 처치하고 가야 한다고 잡았다. 그리고 배낭에서 구급대를 꺼내 상처를 소독하고 밴드를 붙였다. 사실 상처는 팔뿐만 아니라 소소하지만, 양다리에도 났고 오른 손에는 멍이 들었다. 그 사실을 봉에게 얘기해봐야 피곤해질 거 같아 조용히 길을 갔다. 그런데 봉은 걷기에 큰 불편은 없었지만, 발이 약간 부었다고 했다. 둘 다 내일 예정된 옥녀탕에서 한계산성, 천제단의 익숙한 길이 아닌 성골 기준 왼쪽 길로 안산에 오른 후 음지골로 하산하는 초행 산행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늘 그렇듯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초행의 산, 초행의 코스만 가자는 주의라 이번 산행도 그렇지만, 내일 산행도 봉이나 나나 다 초행코스다. Que será, será! 내일 일은 내일!
다시 한번 나뭇가지에 걸려 앞으로 고꾸라지고 미끄러지기를 수회하며 안부에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뭐가 이상했다. 앞에 초면의 희야봉이 아니라 구면의 범봉이 있었다. 해서 봉 감독이 앱에서 지도를 확인하니 갈림길에서 희야봉이 아닌 범봉을 향해 왔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가 갈림길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봉이나 나나 길을 유심히 살피며 다니는 성격이라 갈림길이 있었으면 놓치지 않았을 거고, 나무에 달린 리본을 따라왔다. 그리고 그 리본은 범봉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어쨌든 우리의 목표는 범봉이 아니니 갈림길을 찾아 힘들게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갔다. 그 시각이 11시 48분이다. 흔히 등산객이 알바라고 부르는 걸 했다. 12시 2분에 갈림길에 도착했으니 대략 30분가량 알바를 했다. 거리상으로는 1km가 조금 넘는. 지도상의 기록을 보면 툭 튀어나온 부분이다. 사실 지도상 두 개의 튀어나온 곳이 두 번 알바한 장소다.
꼭꼭 숨어 있는 갈림길을 찾은 기념으로 잠깐 휴식을 취하며 목요일 집에서 얼려온 시원한 차를 한 모금씩 했다. 그리고 다시 길 같지도 않은 낙엽 쌓인 길을 따라 깔딱을 올랐다. 그리고 드디어 12시 35분에 희야봉 바로 아래에 도착했다. 정상을 오르는 암벽에는 가는 줄이 묶여 있었는데, 오히려 그게 암벽을 오르기 더 어렵게 하는 거로 보였다. 그 줄을 무시하고 암벽을 기어 올라 12시 43분에 정상에 도착했다. 7시 35분에 시작했으니 신흥사 주차장에서 희야봉 정상까지 5시간 10분가량 걸렸다.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등산화를 벗어 던져 발의 피로를 풀어주고 봉 감독은 드론을 꺼내 촬영을 시작했다. 대략 12분간 드론으로 주변 경치와 우리 사진을 촬영했다. 그리고 준비해간 훈제 오리와 쌈 채소와 김치 등을 꺼내 점심 준비를 했다. 훈제오리는 둘이 먹기에는 양이 많아 절반만 데워 가져간 쌈 채소에 고추, 마늘, 밥과 함께 싸서 먹었다. 물론 위스키도 한잔하며. 그렇게 대략 40분간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우리가 있었다는 모든 증거를 인멸 후 정상을 떠난 시각이 2시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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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인 왕관봉을 향해 가다 길이 헷갈려 왕관봉을 향하는 능선이 아니라 길 같아 보이지 않는 계곡으로 내려가다 다시 위로 올라오는 300여 미터의 알바를 했다. 그리고 좌우의 절경을 감상하며 바위 능선을 따라가다 염라(? 우리가 하산 중인 길이 염라 일수도) 길은 우리의 능력 밖이라는 판단에 설악골로 하산하는 계곡으로 내려갔다. 염라(흑범?) 길과 만나기까지 그 계곡은 인적이 거의 없는 짐승의 길로 하산이 쉽지 않았다. 그나마 계곡이라 극한의 체력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내려오다 봉 감독이 발목을 삐끗했다. 해서 그 자리에서 쉬면서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발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다시 배낭을 꾸려 하산을 시작하는데 앞에서 뭔가 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가 나 보니 꼬마 살모사가 정신없이 도망가고 있었다. 그런데 카메라를 꺼내 촬영을 시작하자 이놈이 꼼짝을 않고 버티고 있었다.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나 죽은 척하는 거 같았다. 해서 봉이 그 녀석을 움직이게 하려고 작은 나뭇가지를 던져 보았으나 역시 꼼짝하지 않았다. 움직이기 싫다는 녀석에게 더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우리도 바로 설악골을 향해 내려갔다.
그리고 3시 38분에 설악골 갈림길에 도착했다. 갈림길 바로 아래에 있는 작은 소에서 길이 아닌 풀이 무성한 계곡을 따라 내려오며 흘린 땀과 먼지를 설악에 돌려주기로 했다. 세 번째 알탕이다. 그렇게 땀과 먼지를 씻고 나서 시간을 보니 하산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해서 남아 있던 위스키를 방울토마토 안주로 비우고 가기로 했다. 옷을 걷어 발을 물에 넣고 시원한 위스키 한잔 후 계곡물에 다시 씻은 방울토마토를 먹는 모습이 바로 신선 아니었을까? 그 소에서 30분이 넘게 노닥거린 후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대략 20여 명이 한꺼번에 알탕을 해도 충분한 정도의 소를 지나 쓰러진 고목이 만든 나무다리도 건너 딱따구리가 벌레를 파먹느라 구멍이 뻥뻥 뚫린 마른 고목을 지나 5시 9분에 천불동 계곡 갈림길에 도착했다. 우리가 잦은바위골로 들어가 설악골로 나오기까지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보지 못했다. 평일이기도 했지만, 등산객이 쉽게 가지 않는 코스라 그랬을 거다. 비선대를 지나 하산하다 땅에 떨어진 꽃을 찍기 위해 봉은 직업의식을 발휘해 엎드려 꽃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을 보니 하산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신흥사 다리 앞 휴게소에 모든 짐을 풀어 두고 10여분간 또 노닥거렸다.
그리고 다리를 건너 신흥사 거대 불상에 도착하자 봉이 시주를 하고 절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허리 상태를 점검할 겸 절을 해보았다. 허리는 이상이 없었다. 봉이 부처에게 가족과 친구와 국가의 평화를 위해 10배 했다. 절을 마치고 불상앞에 있는 약수를 한잔 한 후 차로 갔다. 주차장에 도착해 설악산 희야봉 산행을 마친 시각이 6시 22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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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감독의 차로 우리의 베이스캠프인 용대리 펜션으로 돌아갔다. 가면서 저녁에 관해 얘기했는데, 고기와 소주를 사다 찬밥과 먹기로 했다. 해서 용대리 정육 슈퍼에서 삼겹살과 소주, 내일 얼려갈 막걸리 두 통을 사서 숙소로 갔다. 배낭 등 짐을 방에 두고 삼겹살을 구울 수 있는 도구와 식자재를 들고 방을 나와 외부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그 시각이 7시 20분 경이다. 쌈 채소에 구운 삼겹살과 마늘, 고추, 밥을 싸서 소주 안주로 먹기 시작했다. 추가로 펜션 여 사장님이 주신 무 김치를 곁들였다. 이게 별미였다. 저녁을 먹으며 봉 감독이 친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영상으로 남겼다. 그 영상 공개 여부와 시기는 미정.
와중에 등산방을 보니 지난 목요일 저녁 나도 잠깐 참석했던 삼토회와의 미팅 때문에 난리가 나 있었다. 예상했던 일이라 놀랍지는 않았다. 다만 트리거가 당겨졌을 뿐. 해서 깔끔이 등산방을 정리했다. 동일한 성격의 방을 두 개씩이나 할 이유가 없어서.
신선놀음하고 있는데 속세에 찌든 때는 관심 사항이 아니라 내일의 놀음에 관해 얘기했다. 애초 계획은 저녁에 택시를 예약해 새벽에 들머리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봉은 발이 부어, 나는 충격을 받은 허리 상태가 예측이 안 돼, 내일 아침 상태를 보고 산행 계속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산행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 택시를 부르기는 늦었으니, 봉의 차로 들머리로 이동하고 하산 시에 택시를 불러 들머리에 있는 차로 가기로 했다. 이게 자차로 움직일 때의 문제다.
애초 계획대로 '소공원 → 비선대 → 잦은바위골 → 도깨비 바위 → 도갑포 → 50폭 → 100폭 → 희야봉 → 설악골 → 비선대 → 소공원' 13.1km(트랭글 기준), 10시간 47분의 탐험을 했다. 이동 시간 7시간 7분 고로 휴식 시간 3시간 40분이었다. 3시간 40분 동안 세 번의 알탕과 한 번의 점심, 드론으로 항공 촬영, 꽃과 나무 촬영 등을 했다.
초행의 잦은바위골, 희야봉, 왕관봉 / 천화대 좋았다. 역시 기본 이상은 하는 설악이다.
적절한 암벽과 바위 딱 좋아하는 계곡과 정상 산행이었다.
봉이 제안한 둘이 100번 설악을 가자는 장기 프로젝트의 12번째 산행이다.
<구글 포토가 만든 영상, 다른 영상도 있는데 땀을 씻는 장면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