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눈물
-배인환
어미 잃은 낙타의 구슬픈 울음
어느 낙타도 젖을 주지 않는다
주인은 악사를 불러
노래를 부르며
만도링을 연주한다
그 순한 낙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어린 낙타는 울음을 멈추고
젖을 먹는다
알 수 없는 낙타의 눈물
<해설> 한경
사막과 낙타의 존재는 서로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사막의 강을 건널 수 있
는 것은 낙타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른다. 뜨거운 태양이 달궈진 사막을
묵묵히 짐과 사람을 싣고 사막을 걷는 낙타를 볼때마다 왠지 숙연환 연민
이 생긴다. 사막에서의 인간 생존을 위해 수천 년 전부터 길들여진 낙타의
일생을 생각해 보면 마치 낙타의 존재가 나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하
게 생긴 큰 눈망울과 마스카라를 한 듯 긴 속눈썹, 긴 속눈썹은 모래가 날
아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진화된 것이리라. 살아서 일생을 인간에게 봉
사하고, 죽어서는 턱과 가죽과 뼈와 기름까지 인간에게 유용한 쓰임을 주
고 떠나가는 낙타. 사막을 여행하며 몇 번 낙타를 탄 인연으로 낙타에 대해
관심과 낙타의 일생을 반추하게 되었다. 순하게만 보이는 낙타이지만 야생
의 낙타는 엄청 사납고 거칠다고 한다. 그 야생성을 숨기고 일생을 사람에
게 봉사하는 낙타. 배인환 시인이 본 낙타의 눈물을, 나도 본 적이 있다. 낙
타의 마음을 흔드는 만돌린의 선율, 소리의 파동이 낙타에게 미치는 영향
을 알 수 없지만 , 낙타의 눈물은 극적인 감동으로 다가온다. 인간이 만돌린
을 연주하여 낙타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기까지는 오랜 동행으로 터득한 인
간의 지혜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낙타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름다운 선율은 인간과 동물 식물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기사를 본 적
이 있다. 마도린의 선율로 측은지심을 일으켜 어미 잃은 낙타 새끼에게 젖
을 줘 종족 번성을 이어가는 생존비결이 그저 신비롭기만 하다. 낙타의 낙
타 주인 그리고 시인의 따스한 시선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아름다운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