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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원문글과 사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십시요.ㅠㅠ
https://blog.naver.com/ktusjye/221362786492
지난 한 주가 힘겹게 지나갔다.
좋은 분들과 함께한 시간,
빠질수 없는 술이 한 잔, 두 잔, 세 잔...
한순간 숫자를 잃어버린 날이 이어졌다.
그나마 정신이 또랑한 금요일,
다음 날 산행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지도를 찾아보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
북한산, 감악산... 다른 코스를 찾아보지만
감명깊게 읽은 책 첫 장을 다시 넘기듯 심드렁하다.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한채
토요일 아침을 맞는다.
오래 고민하기도 지치고 감악산으로 가자,
마음 먹고 집을 나서 일산역에 당도한다.
경의중앙산 기차에 몸을 싣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지도앱을 연다.
네이버 검색 중, 어느 님 블로그에서
'마장호수 흔들다리'와 연결된 들머리에서
등산길에 올랐다던 포스팅을 본 기억이 언뜻난다.
마장호수, 한 번 쯤 가고 싶던 곳,
주변을 지도앱으로 둘러보니
고령산(앵무봉), 계명산이 보인다.
쓰고있는 앱들과 등산지도앱을 실행시켜도
등산로 표시가 없다.
잠시 갈등했지만 일단은 목적지로 정한다.
마장호수로 가는 교통편은
운정역에서 하차, 주말에만 운영되는
7500번 2층 버스를 타면된다.
7, 8, 9, 11, 12, 13, 15, 16, 17시, 매 20분에
운정역 1번 출구 중앙차로가 아닌 도로변 정류장에서 출발한다.
버스에서 검색을 한다.
어느 님 블로그에 산행기가 있다.
찬찬히 읽고 루트지도를 보지만
길찾기가 여의치 않을것 같다.
그래, 일단 한 번 부딪혀 보는거다.
제방아래 주차장에서 버스를 내린다.
마장호수 제방이 높고 탄탄하게 버티고 있다.
마장호수공원 안내도다.
제방위로 오르는 계단,
'하늘 닿는 곳 하늘계단 148'이다.
하늘에 닿는 착각을 한다.
모두 148개의 계단을 올라 제방에 오른다.
너른 호수가 눈앞에 펼쳐지고
호수를 가로질러 흔들다리가 공중에 떠있다.
호수를 전체적으로 담는다.
하지만 산 모퉁이 뒤로
숨듯 감춰진 수면을 담아낼 재주는 없다.
파노라마 사진의 맹점, 왜곡이 또렷하다.
제방은 직선인데
선 곳을 중심으로 길게 휜것처럼 보인다.
제방 왼쪽으로 길을 잡아 산책로 입구에 선다.
직선으로 뻗은 제방을 사진으로 담는다.
가족 단위로 보이는 탐방객이 주를 이룬다.
걷기 좋은 길,
삼대가 함께 소요(逍遙)하는 느낌이 좋다.
쓰러진 나무가
나뭇잎같은 녹빛 호수에 잠겨 이국적이다.
일반적으로 '마장호수 출렁다리'라 부르는데
안내도에는 '흔들다리'로 표기되어있다.
많이 가까워진 흔들다리가
물그림자로 비추어 운치를 더해준다.
가끔 탄성이 들린다.
막상 그 위에 서면 괴성으로 바뀌기도 할터이다.
흔들다리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호수를 당연히 한바퀴 돌 수 있으리라 짐작했는데
계단으로 오르는 아래 출입통제 철문을 설치해놓았다.
야자매트가 새로 설치된 모양이
산책로를 설치 중 인것으로 보인다.
건너편으로도 길을 만들고있다.
전망대 맞은 쪽 흔들다리에 섰다.
제방쪽으로 보이는 호수 조망이다.
다리 중간에 투명유리와
철로 만들어 물이 흐르도록 만든 그레이팅이
밑을 보면 짜릿한 효과를 더한다.
전망대를 올라갈 목적이다.
엘리베이터 앞에 섰는데
5층 전망대 옥상은 공사 중으로
개방되어 있지 않단다.
4층 카페에서라도 잠깐 호수를 조망하고 싶었으나
카페 이용하실 분만 출입해달라는 당부문이
여린 가슴을 울리더니 발걸음을 돌려세운다.
다시 호수변 데크산책로에 내려서
공중에 뜬 흔들다리를 올려다본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는데
낙석위험으로 산책로를 통제하고있다.
우측 우회로 벽면에
호수캠핑장 이용객만 출입하라는 안내문을 걸어놓았다.
여린 가슴에 호소하기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호수캠핑장을 가로질러
왼쪽 호수변에 이어지는 산책로가 보인다.
호수 끝 캠핑장 뒤를 돌아
들머리가 있다는 블로그 글을 상기하며
주변을 열심히 두리번 거리지만 마땅한 길이 없다.
다시 호수 데크로 올라선다.
어딘가로 출입하는 문이다.
이 사진을 블로그에서 본 기억에 문을 나선다.
풀숲을 헤쳐나가니
'명보정사'라는 사찰이다.
기외지붕을 인 통나무 건축도 그렇고
마당에 주차된 캠핑카도 그렇고
사찰이라하기엔 너무 이질감이 느껴진다.
웅장함이야 본연의 목적은 아니라도
고즈넉함 또한 느낄수 없다.
들머리를 찾아헤맨다.
마땅히 물어볼 만한 사람도 없다.
어렵사리 안내도와 이정목을 찾는다.
양주 산막골 캠핑장 간판 옆에
조신한 모습으로 안내도와 이정목이 서있다.
'개명산(고령산) 등산 안내도',
지도앱에서는 계명산이라고 표기하고 있던데
따로 확인해 볼 일이다.
이정목 화살표 방향, 캠핑장 방향으로
약 이십여미터를 가자
마침내 고령산 산행 들머리를 밟아선다.
넓지않은 등산로지만
나무가 숲을 이룬 덕분인지 풀이 없어 불편하지않다.
세로각으로 찍은 사진,
특히 짙푸른 숲에서 나무를 찍으면
잎새 색감이 너무 좋다.
가로 사진은 색감이 너무 밝다.
소나무와 비슷한 잦나무는 언뜻 보아 구별이 어렵다.
강원도 인제 부모님 댁 뒤로
잦나무가 십 여 그루 있는데 침엽 형태가 엇비슷 하다.
등산로에 떨어진 잦송이가
이 일대에 소나무 뿐만 아니라 잦나무도 있다고 알려준다.
동네 뒷 산을 걷는것 같은 느낌이 한동안 이어진다.
벌목을 하였는지
잡풀이 무수한 산비탈 개활지가
잠시 하늘을 보며 한숨 돌리라 이른다.
햇살과 비가 한껏 키를 키워준 풀이
벌목지와 숲 사이로 난 등산로를 점령하고 있다.
사람 발길이 잦아들면
언젠가는 지워지고 말 것이다.
잠시 숲 길로 이어지던 길은
벌목지 끝무렵에 이르러
황토빛 사람길로 숲과 경계 짓는다.
이제 다시 숲에, 산에 든다.
급경사지 설치한 로프가
나른한 오후 오수에 빠졌다 인기척에 깬다.
길은 급겅사를 예고하듯 길짓자를 돌며
잠시 나그네를 긴장시킨다.
긴장과 달리 급하지 않은 경사가 이어진다.
곧 능선에 닿아 완만해진다.
오르면서 처음 만나는 바위가
요 몇 주 산행에서 보았던 암릉에 비하면 앙증맞은 느낌이다.
짙은 숲 그늘, 완만한 산길이지만
잰 걸음에 목적한 땀은 옷을 흠뻑 적셨다.
물을 많이 준비하지 않는 편 이지만
올 여름 폭염에 습관을 바꿔야할 필요를 느낀다.
밑에 두고온 마장호수 원경이 궁금하다.
오른쪽에 끼고 오르는 길이라
자주 눈길을 주지만 숲이 짙은 만큼 시야가 좁다.
걸으면서 언뜻 보이는 모습이
물비늘처럼 비현실적이라 꿰어 맞출수 없다.
낯선 인적없는 산을 오르며
한껏 볼륨을 높여 음악을 켠다.
인기척에 멧돼지든 뱀이든
미리 경계하라는 방어인 셈이다.
비록 홀로 오르는 길이지만
짐승들은 소리로 상대를 헤아릴테니
충분한 경고가 될테다.
호젓한 곳이란 느낌은 출발하면서 들었던터라
따라오는 사람도, 앞서가는 사람도, 마주오는 사람도 없는 것이 당연하다.
아니 그런 느낌도 없다.
앞쪽으로 인기척이 들리고
노인 한 분이 느릿한 걸음으로 경사면을 내려선다.
인사를 나누고 조금 올라가니
배낭을 멘 할머니 한 분이
다리가 조금 불편하신듯 절룩이며 내려오신다.
앞선 노인과 거리가 약 이십 여 미터,
부부로 짐작되는데 가벼운 말다툼이 있으셨는지,
아니면 바깥 분 성품이 그러하신지 거리를 두었다.
혼자 산에 오르며
가장 부러운 모습이 부부가 함께 산행하는 모습이다.
내가 그럴 여건이 아니므로...
오르막을 한바탕 오르고
다시 완만한 능선을 걷는다.
7부 능선을 올랐을 즈음 기계음이 들린다.
때마침 추석을 앞둔 시기라
능선이나 계곡에 묘를 쓴 후손들이 벌초를 하나, 짐작한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풀을 깍을 때 처럼 끊어졌다 이어지거나
또는 높낮이가 들쑥날쑥이 아니다.
높지는 않지만 이 정도 기계음이면
인근에 짐승의 위험은 없으리란 판단에 음악을 끈다.
윗쪽에 무언가 작업하는 모습이 보인다.
밑에서 들리던 기계음 정체가 밝혀진다.
조금 더 올라가보니 공사가 한창이다.
작업중인 인부에게 확인하니
전망대를 설치한단다.
방향을 보니 아마도 마장호수 방면이 아닐까 싶다.
주변을 둘러보니 높게자란 나무가 여러 그루 있어
조금 더 자라면 전망을 가릴것 같다.
전망대 작업이 한창인 비탈 바로 위 봉우리에
해발 622미터, 고령산 최고봉 '앵무봉' 정상석이 있다.
'조선후기에 편찬된 《양주목읍지》에
고령산(高嶺山), 고령산(高靈山)으로 기록하고 있어
높고 신령스러운 산이라 일컷었슴을 알 수 있다.'
전망대 작업에 소요되는 방부목 자재가
봉우리에 부려져 있다.
혹여 자재더미 위에 올라서면
멀리 마장호수가 보일까, 양해를 구하고 서보았지만
사방을 두른 나뭇가지와 잎에 가려 아쉬움만 더한다.
정상석 앞에 서 앵무봉에 올랐다고 여겼는데
앵무봉 방향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보인다.
화살표방향으로 정자가 하나 보인다.
안쪽으로 '양주 앵무정' 현판이 걸린 정자앞에
고령산(앵무봉) 등산로 안내도가 있다.
안내도에는 고령산, 계명산이 각각 표시된다.
등산로 들머리 '등산 안내도'에는
'개명산'이라 표기하였는데
같은 양주시에서 만든 이곳 '등산로 안내도'에는
'계명산'이라고 표기되어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개명산(開明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전에는
고령산(高嶺山) 또는 고령산(高靈山)으로 불리었다.
모두 산이 높은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그 후로 한때는 계명산(鷄鳴山)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동여비고(東輿備考)』[1682]에서는 고령산을
일명 계명산으로 부른다고 하였고,
『동국여도(東國輿圖)』[1801~1822]에는 고령산(高靈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개명산 [開明山]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최소한 양주시에서 만든 안내도라면
'국토정보지리원'에서 표기한 정식 지명을 써야할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은 아쉽다.
그 안내도 바로 밑,
뉘여 놓인 표지석에 '앵무봉(고령산)' 지명이 있다.
이곳이 앵무봉 정상으로 보인다.
표지석 왼쪽 입간판으로 세운
'양주 개명산(고령산) 등산 안내도'에는 '개명산'으로 표기되어있다.
훤히 트인 서쪽 먼곳을 바라보니
한강, 그 유장한 꼬리가 소명을 다하고
서해로 흘러들기 전 마지막 몸부림으로 명멸하고 있다.
다음 지도앱을 실행시키면
기본은 북으로 고정된 지도가 나오고
한 번 더 방향표시를 누르면
꼬리같은 삼각형으로 진행방향을 표시한다.
방향표시를 한 번 더 누르면
스파트폰 윗면 방향으로 고정된 진행방향을 표시한다.
아래와 같이 서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올랐던 길을 다시 내려가
마장호수 산책로를 마저 돌아볼 계획을 했었다.
갈등이 생긴다.
계명산 또는 개명산으로 돌아
천년고찰 '보광사'도 들러보고 싶어진다.
등산로를 아무리 찾아보아도 보광사가 없다.
그런데 이정표에는 보광사 방향이 있다.
스마트폰 지도에도 등산로가 없으니
개명산(계명산) 최고봉인 '형제봉' 방향으로 내려 가려는데
바로 아래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어디로 가야하나, 섣불리 내려설 수는 없다.
마침 정상 바로 밑에서 식사 중인 팀이 있어
되돌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어느쪽으로 올랐는지 묻자 마장호수쪽이란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형제봉 가는 길을 묻는다.
"우리도 잘 모르는데 빨간리본을 따라가면 쉬운길이고
다른 길은 좀 험하다고 들었어요."
"결국은 만나는 길이네요?"
"네, 그런가봐요."
인사를 하고 내려가는데 나뭇잎 사이로
멀리 봉우리에 군부대로 추정되는 건물이 보이고
규모가 제법 큰 건물 신축 공사중이다.
그 너머 북한산 연봉이 건너 보인다.
갈림길에 잠시 서서 좌우를 둘러보니
오른쪽 방향으로 빨간 리본이 나무에 묶여있다.
이왕이면 편한 길을 택해
목책을 따라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목책 왼쪽으로 돌아 나뭇가지에
빨란리본이 보인다.
방금 올랐던 앵무봉이 양주군에 속해있는 반면
바로 밑 등산로는 파주시에 속해있다.
빨간리본에 '등산로 PAJU'로 표기 되어있다.
내려서는 길은 올랐던 길에 비하면
바닥에 잔돌들이 있지만 평이해보인다.
현위치가 '헬기장'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잡풀이 무성하고 왠 공사자재가 놓여있다.
큰 경사없는 길이 조금 더 이어진다.
행여나 '형제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날세라
눈길은 계속 주변을 두리번 거리지만
이정표나 갈림길은 나타나지 않는다.
눈에 잘 띄는 짙은 주황색 리본은
그 임무에 충실하게 제법 촘촘하게 안내에 열중한다.
아슬하던 통신이 3G로 바뀌고
데이터를 받지못한 지도는 먹통이나 다름없다.
산허리를 도는 길은 깔끔하다.
최근에 편한길을 새로 만들기 위해 작업을 했는지
비탈면으로 패인 자욱이 선명하다.
아무래도 형제봉 방향은 포기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어설픈 산꾼의 비애다.
지금 보니 형제봉은 남쪽 능선, 보광사는 서쪽 골짜기에 있으니
잘 계획하고 내려섰어야 했는데 안내도가 없어
무작정 길 따라 내려섰을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어쩌면 정상 바로 아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가야 했을수도 있다.
이제는 보광사 이정표를 보고 따라간다.
어느 순간 갈림길이 나타난다.
빨간리본은 옆으로 도는 길을 가르키고
앞으로는 상당한 경사를 보이는 비탈이다.
내려가는 나는 산허리로 돌아 거리를 늘리는데
올라오는 사람들은 가파른 경사를 올라
힘들어도 거리를 줄이려 애쓴다.
아마 나도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가파른 경사면에서
몇 번 더 산허리를 돌아 편안한 길을 택해 걷는다.
길게 갈짓자로 꺽어
올라오거나 내려가는 이를 배려한 새로 조성한 산길에
이용객 대다수는 고운 시선을 주기 힘들것 같다.
힘들여 새로 닦은 흔적이 또렷하다.
덕분에 힘은 아꼈지만
지리하고 먼 거리를 걷는다
아직 스미지 못한 물이
작은 폭포를 이루었다.
등산로를 나서니 갈림길이다.
보광사를 찾아가는 길, 이정표는 안보이고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 잠시 머리를 굴린다.
왼쪽 비탈길을 올려다 보는데 연등이 걸려있다.
돌아서 보이는 이정표는
내려온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길 오른쪽 나뭇가지에 주황색 연등이 보인다.
그렇게 연등을 보고가는 길이
가파른 흙길이긴 하지만 차도 다닐만큼 넓어
바닥에 차바퀴자국이 군데 군데 보인다.
혹시 건너다 보이는
형제봉 신축건물 공사 차량이 다니는 건 아닐까?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지금 돌아보면 어이없다.
다시 연결된 LTE에서
지도를 실행시키고 '보광사'를 검색하니
진행하는 길과 반대방향이다.
하지만 지도에서는 어떤 정보도
더 제공해주지 않는다.
다만 그곳이 개명산 형제봉이리라 굳게 믿고
급경사 오르막을 오른다.
간간히 비가 뿌렸지만
숲속 나무그늘에 있다보니 기운을 느끼지 못했다.
길 가운데 질기디 질긴 생명력을 가진
질경이가 함초롬이 젖었다.
30도 넘는 경사 진 산비탈 흙길,
위에서 차소리가 들린다.
옳다꾸나, 공사차량 맞나보다 하는데
화물트럭에 스님이 운전대를 잡고있고
인부 두 명은 뒤 화물칸에서 손을 잡고 서있다.
그렇게 오백여미터를 올라가니
고갯마루가 보인다.
고갯마루 너머 길은 끊기고
왼쪽에 '도솔암'이 보인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 25 교구 고령산 도솔암'이다.
흔히 암자를 큰 절에 딸린 작은 절로 알고 있다.
보광사에 딸린 암자가 아니었을까 싶었는데
신라 진성여왕이 보광사를 창건할때 같이 세웠다는
별도의 사찰인데 당우가 너무나도 초라하다.
극락전, 삼성각, 요사채 중창을 위하여
건축과 기와불사가 한창이다.
본당인 극락전이 매우 낡고 위태롭다.
해우소 가는길 비탈 위,
스님이 정진하는 토방으로 보인다.
해우소 옆으로 등산로가 표시되어있어
돌아가니 길이 보인다.
섣불리 들어설 곳은 아닌듯 하다.
암자옆에 잘자란 소나무가 보인다.
하지만 크게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도솔암을 나와 다시 고개마루에 서서
사이로 들어오는 원경에서 잠시 시름을 잊는다.
형제봉을 예상하고 올랐지
오히려 인적없는 조용한 사찰에서
잠시나마 마음을 내려놓을수 있었다.
내려오는 산길에서
걸으며 예상치 못했던 암석을 만난다.
한 켜만 걷어내면
땅 아래 이런 강직함이 있는건 아닐까?
빗물에 반죽된 황톳길에
발걸음이 미끌리며 조심스럽다.
갈림길을 다시 만나
이번에는 보광사를 찾아 아래로 내려간다.
갈림길이지만
두 곳 다 보광사와 이어진다.
왼쪽 큰 길을 따라간다.
올라가면서 미주쳤던,
스님이 운전하던 화물차가 진입로 바로 위에 서있다.
한켠에 '전나무쉼터'가 조성되어있다.
아스팔트 주차장 너머
보광사 당우가 보인다.
여늬 절에서는 잘 보지 못한,
옆으로 통하는 쪽문이 나있다.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 영정과 신위를 모신 '어실각'이다.
멀리 한양에 있는 자신을 대신해
어머니를 지켜달라는 의미를 담고 심었다는
향나무가 어실각을 향해 부복하고 있다.
보광사는 조계종 제25교구 본사 봉선사의 말사다
.
신라 진성여왕 8년(694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고려시대에 원진, 무학대사가 중창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광해군 때 중건하여 1634년에 범종을 봉안했다.
영조 16년(1740년), 숙종의 후궁으로 영조를 낳은,
생모 숙빈 최씨의 묘인 소령원이 인근에 조성되며 원찰로 지정되었다.
대웅전 바로 옆에 숙빈 최씨의 영정과 신위를 모신 어실각이 있다.
<출처 : 위키백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83호로 지정된
보광사의 본당 대웅보전이다.
대웅보전 현판은
영조의 친필 편액으로 알려져 있다.
만세루는 보광사를 숙빈 최씨의 원찰로 삼으면서
대웅보전, 관음전을 중수하고
함께 창건했다고 하는데 대웅보전과 마주하고있다.
만세루는 정면 9칸에
승방이 딸려 있으며 본래 누각이었다.
지 금은 만세루라 부르지만 건물 앞에 걸려 있는 편액에
'염불당중 수시시주안부록'이라 적혀있어
‘염불당‘으로 불렸음을 알 수 있다.
1898년(광무2년), 궁궐의 상궁 등이 시주해 중수했다.
<출처 : 계림의 국토박물관 순례>
승방이 딸린 만세루 측면 모습이다.
만세루 마루에는 목어가 있는데
길이 287cm, 두께 68cm이다.
나무속을 파내 물고기의 몸에
뚜렷한 용의 얼굴을 한 균형 잡힌 풍채로 안정감이 돋보인다.
눈썹과 둥근 눈, 툭 튀어나온 코, 여의주를 문 입,
그리고 머리에 뿔까지 있어 영락없는 용의 형상이다.
물고기는 잘 때도,
심지어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 않는다고 하여
항상 부지런하게 수행하라는 이야기가 있다.
일반적으로 범종각 안에 아침, 저녁 예불 때 치는 네 가지 불구로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이 같이 있는데
보광사에는 특이하게 목어가 만세루에 걸려 있다.
<출처 : 계림의 국토박물관 순례>
원통전이다.
만세루 승방쪽 툇마루다.
지장전이다.
요사채다.
대웅보전과 만세루 가운데
석등과 요사채가 있고
꽤 많은 사람들이 불공을 드리고 시주를 하고있다.
어실각 옆 삼백년 된 향나무 화단에
영조대왕 만큼이나 지극한 염원을 담았을 돌탑이
둘레를 빼곡히 메웠다.
꽤 넓은 경내 제일 높은 곳에
석불이 모셔져 있다.
장독과 황토 위 기와를 인 담이
살짝 양반가 후원을 연상케한다.
기와불사 접수처에
보살님이 앉아 접수중이었는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고양이가 앉았다.
주변 불자들이 모여들어
고양이가 기와불사 접수를 받는다고 법석이다.
범종각이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 158호로 지정된 범종이 있다.
대웅보전에 있는 이 범종은
1634년 미지산 설봉자가 희령, 경립스님과 함께 제작하였다고 적혀있다.
전체 높이 98.5cm, 지름 63cm의 중형 범종이다.
실물은 대웅보전 안에 있고
본떠 만든 종을 범종각에 걸어놓았다.
대웅보전 안,
'숭정칠년명동종' 실물을 잠시 들여다본다.
빗물울이 듣더니
화강암 하얀 계단에 흔적을 남겼다.
준비해간 우산을 펼칠 정도는 아니다.
약수터가 있다.
세 바가지 양껏 받아마신다.
흘러내리는 구멍이 있으면
염치불구 땀을 씻어내고 싶었는데
아래 수구를 타고 흘러내린다.
수구에 담긴 물을 손으로 떠
세수 할 용기는 차마 내지 못한다.
사찰 안내도다.
각종 법회를 진행하는 설법전이다.
찻집 도솔천이 딸려있다.
석불로 올라가는 돌담 위,
소박하게 세워진 돌탑이 눈길을 끈다.
황토기와담이 대웅보전 뒤를 둘렀다.
석불이다.
석불 옆 석교를 지나면
아까 갈라지던 길을 만나게 된다.
석불 오른쪽으로 길 흔적이 보인다.
혹시나 싶어 다가갔더니 산길로 이어진다.
영가를 모신 봉안당, 영각전이다.
지하로 연결된 계단이 있다.
영가를 모신 영정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기왓장에 적어놓은 애닯은 사연이
숨쉬고 있는 지금, 인연있는 이들에게
조금 더 충실해야겠다는 결심을 불러일으킨다.
스님이 정진하는 장소로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장소다.
설명은 '소찾는 집'이라고 해놓았다.
일주문을 찾는데
작은 쪽문이 몇 곳 보인다.
만세루 뒷면이다.
경내 돌담에 돌탑은 당연한 풍경이 된다.
부도전이다.
원력이 있는 사찰임에도
한 기의 부도와 추모비만 세워져있다.
보광사 회주로 주석하다
2013년 입적하신 성파대종사를 모셔놓았다.
일주문을 못찾고 내려오는 길,
주차장과 음식점이 들어선 곳을 경계로
몸과 마음을 씻으라는 듯 일주문을 만난다.
'해탈문'이다.
버스를 타러 정류장에 당도한다.
사찰로 들어가는 주변에
크고 작은 음식점이 많다.
물론 고기굽는 냄새도 심심치않다.
자주 대하는 풍경이지만 얹짢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건너편 입구에서 좌회전 깜빡이를 켠 차량이
클락션을 누른다.
당연히 나와는 상관없으리라 여긴다.
잠깐 눈길을 주다 이내 돌린다.
한 번 더 클락션을 누르는데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불구하고 또 클락션을 울려댄다.
다시 눈길을 돌리니 손짓을 한다.
도로 건너 차로 다가가니
육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초로의 신사가 운전대를 잡고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방향이 같으니
태워주시겠단다.
목적지를 여쭤보니 '고양시장'에 가시는 길이란다.
내 목적지가 구파발역이니
지리를 잘 모르는 나는 정중히 거절하고
사의를 표한다.
차는 좌회전하여 출발하고
정류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그런데 왜 내 마음은 무거워지는가?
가끔씩 운전을 하며
한적한 시골 도로에서 행인을 위해
차를 세우고 태워드리겠노라 물어본 적이 있는가?
날선 반성이 가슴을 벤다.
등산지도 앱인 루가에서는
고령산 검색이 안된다.
다음과 네이버 지도에서는
등산로 표시가 없다.
산길샘앱에 기록된 루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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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산행 행선지도 많은 고민끝에 결정하시는군요
장문의 산행기라 추석 지나서 끔끔히 읽어봐야겠습니다
추석 명절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