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잠에서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느라 불을 켜고 시계를 보니 3시 몇 분 같았다. 그래서,
잠을 제법 잤네! 하고 소변을 본 뒤 나와서 보니, 한 시 15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내가 시침 분침을 거꾸로 본 모양이었다.
설 연휴동안 쉬다가 까페에 글을 올리려다 보니 조금 헷갈렸다.
그나마 어제 몇 자 스케치해 둔 일기문서가 있어서 복사해 붙여넣기까지 했지만,
까페글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내가 뭘 하려고 이러지? 하긴 했지만,
허긴, 그래봤자 다 내 생각이고 거짓말한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까페에 글을 올린 뒤, 이젠 PC로 자리를 옮겨 ‘가와 사’ 5 장 ‘이사’ 부분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 쪽은 문장을 거의 다듬지 않았기 때문에, 교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상당히 잡아먹혔다. 그렇다고 진척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일을 하다 몸이 나른해서 시계를 보니 5시 반이 넘어가고 있기에, 그냥 바로 멈췄다.
아침잠을 자두기로 했던 것이다.
일어나 보니 7시 반이 돼가고 있었는데, 오늘은 잠을 많이 잔 편이다. .
고구마 하나를 꺼내 아침을 먹고,
일단 ‘자화상 드로잉’부터 하려고 거울 앞에 앉았는데,
도통 그림이 돼주질 않았다.
뭔가 새로운 걸 하겠답시고 별의 별 생각과 상을 다 떠올려봤지만 아무 것도 잡히는 게 없어서,
이럴 바엔 차라리 아침 일찍 자전거 산책을 나갔다 오는 게 현명하겠다! 하는 판단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일기 예보론 오후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기에, 그러기 전에 나갔다 오는 방법을 택한 것이기도 했다.
내가 요즘 나가기 싫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억지로라도 나가려는 건,
지난 ‘동영상 작업’을 하느라 두 달 정도 몸을 혹사시킨 후유증으로 허리에 문제가 생겨서, 지내는데 여간 불편하지 않아서다.
아무래도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은데, 그래봤자 뭐 있겠는가.
또 한바탕 여행을 떠날밖에......
그러니까 이게 다른 식으로 호전되기는 복잡하고 더 힘들 것이라, 몸을 다른 식으로 혹사시켜 허리의 근력을 보강시켜야만 해결될 문제라서다. (나는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 여행을 가는 것 역시 돈이 드는 거라 쉬 실행에 못 옮기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너무 일찍 나가선지 기온도(바람 끝도) 차거웠지만, 땅도 군데군데 살얼음이 얼어 있어서 이내 후회가 되었다.
이러다 빙판에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하는 두려움에 보통 신경이 쓰이지가 않았던 것이다.
뭐든 쉬운 건 없어! 하는 생각이 오늘도 절로 들었다.
'신내동' 방향으로 갔다가, 자전거 도로가 끝나는 곳에 잠깐 멈춰 그 위 과수원 쪽으로 올라갔다.
이제 설도 지났기 때문에 머잖아 피게 될 '매화'를 보기 위해서였는데,
몽올몽올 꽃망울이 자리를 잡는 모습이었다.(위)
그 바로 옆 개천엔 오리가 한 마리 있었는데,
사진을 찍으면 날아갈 거라서 아닌 척 오리의 눈치를 보며 디카를 조절하다가 한 컷을 찍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런 대로 찍혀서 다행이었다.
그런 뒤 다시 '중랑천' 둔치로 향했다가 오늘은 북쪽 코스를 타고 올라 한 바퀴를 돌았고, 거기 반환점에서 사진도 한 장 찍었다.
'내 자리'에 돌아오니 10 시 반 경이었는데, 다시 그림에 손이 가지지는 않았다.
물끄러미 빈 스케치북을 바라보다가 노트북 앞에 앉아 인터넷 검색을 조금 했다.
그러다 갑자기 PC로 옮겨 ‘가와 사’를 다시 만지기 시작했는데,
금방 점심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어제 찬밥이 있어서 쉽게 점심을 때웠다.
낮잠을 자는 것도 내 일상인지라 오늘도 자동적으로 낮잠을 청했고, 한 시간 여만에 일어났는데 밖이 환했다.
날이 좋다는 뜻이었다.
다시 ‘가와 사’를 만지게 되었는데, 오늘은 생뚱 맞게 뒷부분의 ‘자료 수집’에 나서게 되었다.
원래 그럴 계획이었던 건 아닌데,
아무래도 지금 하고 있는 부분이 답보상태라, 그걸 잡고 씨름하는 대신 어차피 나중에 또 한 고비가 될 뒷부분(늘 그게 걸린 상태였다.)의 자료라도 미리 준비해 놓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잠잠히 오후가 지나갔다.
기온이 내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밖이 내내 환했던 걸로 보면 날씨는 하루 종일 좋았던가 보았다.
어느새 5시 반이 넘어가기에,
오늘은 스파게티를 해 먹을까? 하면서 양파와 물에 불린 버섯을 이용해 소스를 만들다가,
이걸로는 떡볶이도 맛있겠다! 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메뉴가 바뀌었다.
그렇게 만든 떡볶이는 퍽 맛있었다.
이렇게 뭔가를 만들면(요리를 하면) 맛있게 하는데...... 하고 자화자찬을 하면서, 오늘도 저녁을 먹으면서는 음악을 들었다. (글 작업할 때는 음악마저 꺼놓고 한다. 그림작업은 주로 음악과 함께 하는데 글 작업은 그게 잘 안 되는 차이점이 있다.)
저녁을 먹은 뒤 군산의 한 친구와 꽤나 오랜 통화를 했고,
그러고 났더니(원래는 전화 통화 뒤 그림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림 그릴 맛이 싹 가셔,
대신 오후에 하던 글 작업을 이어서 하게 되었다.
이렇듯 내가 하는 글 작업과 그림 작업에도 차이점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 절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또 하나 느낀 거지만,
지금 씨름하고 있는 '가와 사'의 시간적 배경이 2010 년인데, 그 후미엔 '그 뒤의 상황'이 들어가는데,
내 지난 자료인 '2011 년 초 일기 편지 등(홈페이지 문서)'이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의 나에겐 그 자료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내가 이렇게(까페 등) 일기처럼 적어나가는 글도, 아니 허다못해 어떤 때는 시간에 쫓겨 문맥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도 않은 채 몇 자 끼적이다 마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문서라 해도,
상황에 따라선 얼마나 소중한 자료가 돼주는지 모른다.
그러니 나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이 '일기 나부랭이'거나 몇 자 끼적이는 행위를 멈출 수가 없다는 것이고,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하루하루도 퍽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날마다 이런 생각에 젖어 사는 건 아니지만.
첫댓글 스쿼트가 허리에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스쿼트자세 잘 배우셔서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좋은 권고인 것 같고 고맙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그런 행위 자체도, '허리 근력'을 키우는 게 목적 아니겠어요?
허리 근력만 있으면(강하면) 허리가 아플리는 없을 테니까요.
저도 화가님 따라서 2019년에는 매일매일 일기 쓰기 도전해봐야겠어요. 좋은 팁 주셔서 감사합니당. ^^ 그리고 실내에서 가능한 운동, 위의 조이님처럼 유튜브 검색하셔서 하루에 20분이라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108배는 아니고 20배 정도를 역시 올해부터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일기 쓰기'는 여러가지를 시사하고 내포하는 행위지요.
제 일생은 '일기쓰기'로부터 시작해서 그걸로 끝날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