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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이의 문학생각]백석: 굴곡진 현대를 표류하다 - 광주드림
백석(白石)은 1912년 7월 1일 평안북도 정주군 갈산면 익성동에서 수원 백씨 17대손인 아버지 백시박(白時璞)과 단양 이씨인 모친 이봉우 사이에서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백기행(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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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집」승냥이가새끼를치는 전에는쇠메든도적이났다는 가즈랑고개가즈랑집은 고개밑의山넘어마을서 도야지를 잃는밤 즘생을쫓는 깽제미소리가 무서웁게 들려오는집닭개즘생을 못놓는멧도야지와 이웃사춘을지나는집예순이넘은 아들없는가즈랑집할머니는 중같이 정해서 할머니가 마을을 가면 긴담배대에 독하다는막써레기를 멫대라도 붗이라고하며간밤엔 셤돌아레 숭냥이가왔었다는이야기어느메山곬에선간 곰이 아이를본다는이야기나는 돌나물김치에 백설기를먹으며녯말의구신집에있는듯이가즈랑집할머니내가날때 죽은누이도날때무명필에 이름을써서 백지달어서 구신간시렁의 당즈깨에넣어 대감님께 수영을들였다는 가즈랑집할머니언제나병을앓을때면신장님달련이라고하는 가즈랑집할머니구신의딸이라고생각하면 슳버젔다토끼도살이올은다는때 아르대즘퍼리에서 제비꼬리 마타리 쇠조지 가지취 고비 고사리 두릅순 회순 山나물을하는 가즈랑집할머니를딸으며나는벌서 달디단물구지우림 둥글네우림을 생각하고아직멀은 도토리묵 도토리범벅까지도 그리워한다뒤우란 살구나무아레서 광살구를찾다가살구벼락을맞고 울다가웃는나를보고미꾸멍에 털이멫자나났나보자고한것은 가즈랑집할머니다찰복숭아를먹다가 씨를삼키고는 죽는것만같어 하로종일 놀지도못하고 밥도안먹은것도가즈랑집에 마을을가서당세먹은강아지같이 좋아라고집오래를 설레다가였다 (『사슴』, 1936)출처 : 광주드림(http://www.gjdream.com)
첫댓글 <가즈랑집>이 오랜만에 떠올라 읽고 싶은 마음에 검색하다 발견한 기사. 백석의 삶과 시에 관해 잘 정리된 참 좋은 글이다. "그는 세 아들을 뒀는데 장남(백석)이 기행(夔行)이고, 그 아래 협행과 상행이 있다. 장남의 이름에 왜 굳이 어려운 한자 ‘기’(夔:조심하다)를 썼는지 알 수 없다." 백석과 관련하여 내내 풀리지 않던 내 궁금증을 글쓴이도 언급하고 있어, 괜시리 반가운 마음.
夔 자에는, '조심하다'라는 뜻도 있지만, '외발짐승'이라는 뜻도 있다. 따라서, 夔行이라 함은, '조심히 걷다'라는 뜻도 있겠으나, '외발짐승이 걷듯 걷다'라는 뜻도 유추가능하다. 외발짐승이 걷듯 걷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걸음일까. 나는 늘 이 부분이 궁금하였다. 만약, 시인의 운명이랄 것이 있었다면, 백석의 운명은 夔行이라는 이름에서 이미 점지된 것이 아닐지 하는 상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첫댓글 <가즈랑집>이 오랜만에 떠올라 읽고 싶은 마음에 검색하다 발견한 기사. 백석의 삶과 시에 관해 잘 정리된 참 좋은 글이다.
"그는 세 아들을 뒀는데 장남(백석)이 기행(夔行)이고, 그 아래 협행과 상행이 있다. 장남의 이름에 왜 굳이 어려운 한자 ‘기’(夔:조심하다)를 썼는지 알 수 없다."
백석과 관련하여 내내 풀리지 않던 내 궁금증을 글쓴이도 언급하고 있어, 괜시리 반가운 마음.
夔 자에는, '조심하다'라는 뜻도 있지만, '외발짐승'이라는 뜻도 있다. 따라서, 夔行이라 함은, '조심히 걷다'라는 뜻도 있겠으나, '외발짐승이 걷듯 걷다'라는 뜻도 유추가능하다. 외발짐승이 걷듯 걷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걸음일까. 나는 늘 이 부분이 궁금하였다. 만약, 시인의 운명이랄 것이 있었다면, 백석의 운명은 夔行이라는 이름에서 이미 점지된 것이 아닐지 하는 상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