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사상최대…업계 “할인상품 영향” / 손해율 낮출 것이라던 당초 주장과 배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이 손해율 상승 이유를 마일리지 보험 등 할인상품으로 꼽아 빈축을 사고 있다. 할인상품을 판매하면서 사고율을 줄여 손해율을 낮출 것이라던 당초의 주장과도 배치될 뿐 아니라 마일리지, 서민우대 특약 등 할인상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해오면서도 블랙박스 우대 할인을 추가적으로 내놓는 등 과당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여, 오히려 자승자박이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의 지난달 차보험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거나 거의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의 지난 12월 손해율(가마감, K-IFRS기준)은 전달에 비해 26.1%가 증가한 107.0%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 역시 각각 102.5%와 104.0%로 100%를 넘어섰다. 현대해상과 LIG손보도 각각 99.5%와 98.5%로 100%에 육박하는 손해율을 기록했다. 일부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120%에 달하는 등 지난해 12월 평균 손해율이 110%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되면서 2012회계연도 전체적으로 3000~400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이처럼 손해율이 높았던 이유는 한파와 폭설로 인한 빙판 사고가 급증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손보사들은 기상악화 뿐 아니라 각종 할인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자동차보험료 2.5%인하와 마일리지, 블랙박스 등의 각종할인특약으로 전체 보험료 규모가 줄고 있어 손해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사고율이 증가하고 할인적용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손해율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 역시 “할인형 특약이 도입되면서 할인할증의 수준을 벗어나는 보험료 감소 현상이 일어나, 손해율이 높아지는 구조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해율이 거둬들인 보험료 중 지급되는 보험금의 비율로 계산되기 때문에 분모에 해당하는 전체 보험료가 할인으로 줄어들어 결국 손해율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당초 손보사들이 할인상품들을 판매하면서 사고율이 줄어 손해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던 분석과 전면 배치돼, 손해율을 빌미로 할인비율 축소나 보험료를 높이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4.3%~16%까지 할인받는 마일리지보험 가입자들의 손해율은 평균 50%후반에서 60%초반으로, 일반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손해율인 70%후반에서 80%중반에 비해 20%p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금까지 할인상품을 판매하면서 이미 매달 보험료가 과거기준보다 할인돼 들어온 상태인데 12월 손해율이 급증한데에만 상관관계를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향후 손해율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역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마일리지보험 가입자 대부분이 후할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에 따른 보험료 환급과 향후 할인상품 가입자들의 갱신시기 도래로 추가 할인이 계속될 경우 실제 손해율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할인상품 판매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손해율 등락에 따른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원본 : 한국금융신문 (http://www.fntimes.com/paper/view.aspx?num=12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