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장석민
언제부턴지 사람들이 말을 줄여서 쓰고 있다.
그다지 듣기 좋은 것은 아니지만 세태가 그러하니 줄임말을 어느 정도는 알고는 있다.
‘졌잘싸’ 는 ‘졌지만 잘 싸웠다’ 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이 말은 모순인 듯하기도 하다.
졌는데 뭘 잘 싸웠다는 것이지 하고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어쨌든 이겨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축구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다.
축구에 대하여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축구경기 중계방송은 거의 안 보는데 뭔가 찾으려고 인터넷 검색하다가 월드컵 기사가 나오면 보기는 한다.
대한민국 축구팀이 32강에 진출하지 못해서 여러 가지 논란이 되고 있는 모양인데 국제 대회든 국내 대회든 경기에서 지고 나면 꼭 누구누구 때문에 졌다는 얘기가 나오게 되어 있다.
자세한 내막을 모르니 뭐라고 할 얘기는 없다.
월드컵 축구 중계방송을 안 보다가 오늘 낮에 TV를 보려고 채널을 여기저기 옮기다가 우연히 월드컵 경기 중계방송을 보게 되었다.
아르헨티나와 카보베르데(Cabo Verde)의 경기였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역대 세 번의 우승 경험이 있고 대회 때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또한 세계 최고의 골잡이 ‘리오렐 메시’가 있는 팀이기도 하다.
그래서 메시가 뛰는 모습도 궁금하여 중계방송을 보았다.
그런데 상대팀인 카보베르데는 처음 들어보는 나라여서 매우 궁금하였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아프리카 대륙에 속한 나라이며 대서양의 작은 섬나라라고 되어 있다.
국토 면적이 약4천㎢이고 인구는 약53만명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국토 면적이 약10만㎢이므로 카보베르데 국토 면적은 대한민국의 25분의 1정도 되는 셈이다.
카보베르데의 국토 면적은 충청남도의 절반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작은 나라에서 월드컵 대회 처음 출전했고 조별 리그 성적도 좋았다.
조별 리그는 H조 였는데 스페인과 영대영 무승부, 우르과이와 2대2 무승부,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영대영 무승부로 무패의 전적으로 32강에 진출한 것이다.
그리고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TV를 켰을 때 후반전이 진행되고 있었고 스코어는 1대영으로 아르헨티나가 앞서고 있었다.
나는 아르헨티나가 손쉽게 이길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중계방송을 보았다.
그런데 큰 오산이었다.
후반전 15분쯤에 카보베르데가 동점골을 넣었다.
중계방송하던 캐스터와 해설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동점을 만든 후 오히려 아르헨티나가 조급해서 경기를 잘 풀지 못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리오넬 메시에게 찬스가 몇 번 왔는데도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전후반 시간이 모두 지나가고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전에서도 아르헨티나가 먼저 골을 넣었다.
그러나 잠시 후 바로 카보베르데에서 동점골을 넣었다.
중계진에서 승부차기 가는 거 아니냐 하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아르헨티나 손을 들어 주었다.
연장전 후반에 아르헨티나 선수가 골을 넣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카보베르데 선수들이 운동장에 털썩 주저앉아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강팀을 상대로 정말 잘 싸웠는데 운이 안 따라준 것일까
그래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작은 나라에서 처음 출전한 월드컵 경기인데 스페인, 우루과이와 무승부 경기를 했고, 아르헨티나에게 아깝게 진 것이다.
축구 전문가들이 항상 하는 얘기가 ‘공은 둥글다’ 고 하는데 월드컵 대회에 나온 팀들은 실력이 대단한 나라들이다.
많은 경기를 하였으므로 명장면도 많았겠지만 오늘 아르헨티나와 카보베르데 경기는 두고두고 명경기로 회자될 듯하다.
카보베르데(Cabo Verde)
오늘은 비록 졌지만 다음 대회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 라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경기였다.
첫댓글 늘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는 거죠.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내는거겠죠.
맞습니다.
선수들의 열정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운동경기에서는 일등하고 우승하고 금메달 따는 것이 목표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나라의 축구팀이 강팀과 대등한 경기를 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운동경기 보면서 감동한 것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잘 알지 못했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월드컵 무대에서 국위선양을 한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군요!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같습니다. 장 작가님 글을 읽다 보니 마치 중계방송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듯 몰입해서 읽었네요. 감동적인 글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인터넷 기사 댓글에 보면 '졌잘싸' 라는 말을 많이 해서 그게 맞는 말일까 했는데
오늘 카보베르데 축구팀 보면서 실감 했습니다.
그 작은 나라의 선수들 정말 대단했습니다.
운동 경기 보면서 감동을 받은 적이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오늘 카보베르데 선수들 보면서 감동을 받은 듯합니다.
정말 열심히 뛰더라고요
그렇게 열심히 해서 국위선양을 한 것이 이번 대회의 큰 수확이겠지요.
공감이 됩니다
@박희래 감사합니다.
축구만이 아니죠. 모든 스포츠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죠.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던데 나는 편승하고 싶지 않아요.
맞는 말씀입니다
스포츠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죠
대한민국 축구팀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은 것은 없고요
이 작품에서는 아주 작은 섬나라 축구팀의 열정적인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를 전세계 지구인에게 각인시킨 홍보 효과를 낸 듯한 경기였습니다.
이번 축구를 보시고 솔직한 느낌을 글로 쓰셨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일요일 되세요.
그런 이름의 나라도 있었군요
졌잘사에 정말 꼬 옥 맞는 경기였네요. 카보베르데에도 장작가님에게도 찬사를 보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에는 '졌잘싸' 라는 말을 들으면 별로 공감을 못 했었는데요
카보베르데 축구팀 경기 하는 모습 보면서 '졌잘싸' 를 느낀 듯합니다
대단한 카보베르데 선수들이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