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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전만해도 프로젝터는 비싼 가격대와 크고 무거워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작고 부담 없는 가격의 휴대용 빔프로젝터가 출시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휴대용 빔프로젝터의 장점은 홈시어터용 빔프로젝터보다 성능면에서는 떨어져도,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것에 있다.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놓고 쓰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대부분 내장형 배터리를 탑재해 캠핑장 등의 야외에서도 한결 사용하기 편하다.
휴대용 프로젝터(1kg 이하의 무게로 설계된 프로젝터)는 대부분 DLP 방식이고, 대부분 50만 원 정도의 예산이면 인기순위에 오른 제품을 별탈없이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예산까지 정해서 구매하려고 알아보면 스펙이 통일되지 않고, 기능이 많아서 제품을 결정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휴대용 프로젝터를 살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점을 요약해봤다.
빔프로젝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스펙은?
1) 루멘 (lumen), 안시 루멘 (ANSI lumen)
일부 업체에서는 혼동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루멘과 안시 루멘은 다른 용어이다. 따라서 제품 스펙을 볼 때, 해당 수치가 나타내는 것이 루멘인지 혹은 안시 루멘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루멘은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빛의 세기를 나타내는 조도의 측정 단위다. 프로젝터에 탑재한 광원이빛을 얼마나 많이 출력할 수 있는지 나타낸다. 광원이 방출하는 전체 빛을 측정한 수치라고 파악하면 된다. 루멘이 결과물의 밝기와 관계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빔프로젝터 제품마다 내부 구조가 다르고, 빛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단순 루멘 수치로는 제품간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그래서 주로 저가형 제품들이 정확한 밝기를 유추하기 어려운 '루멘'으로 밝기를 표기한다.
<이미지 출처 : outdoorcaveman.com>
반면, 안시 루멘(ANSI lumen)은 미국 국립 표준 협회(ANSI, 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e)가 고안한 측정 방법이다. 루멘과 다르게 실제로 스크린에 투사한 화면으로 측정하고, 측정 방법도 명확하게 규정돼 있으므로, 프로젝터의 밝기 표현 능력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1992년 안시 루멘이라는 단위가 고안된 이후 대부분의 프로젝터에서 자사 제품의 성능을 언급할 때 루멘이 아닌 안시 루멘을 중심으로 마케팅 하고 있다.
▲ 안시 루멘은 화면에 위치한 9개의 지점에서 밝기를 측정하고, 해당 측정 값을 평균화한 수치다.
그렇다면 안시 루멘은 어떻게 측정할까? 우선 프로젝터 화면을 40인치 크기로, 백색 이미지를 스크린에 투사한 뒤, 그 화면을 3X3으로 분할한다. 그러면 총 9개의 직사각형이 나온다. 이후 9개의 직사각형 중심에 조도 측정기를 위치한 뒤, 각 직사각형의 밝기를 모두 측정한다. 이후, 모든 측정값을 평균내어 최종 안시 루멘을 산출한다. 안시 루멘 수치는 빔프로젝터 제품간의 밝기 우열을 가릴때 그나마 객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치이다.
안시 루멘이 높은 프로젝터는 밝은 곳에서도 화면을 밝게 볼 수 있다. 보통 거실에서 조명까지 켜둔 상태에서 빔프로젝터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2,000~3,000 안시 루멘 이상의 제품을 쓰는데, 휴대용 빔프로젝터는 이런 제품이 없다. 암막커튼을 치거나 어두운 곳에서 감상한다면 1,000 안시 루멘 이하로도 가능하며 휴대용 빔프로젝터가 보통 여기에 해당한다. 밤시간에 조명을 다 끈 방에서 본다면 200~300 안시 루멘의 스펙으로도 영상 감상에는 큰 무리가 없다.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500안시 이상의 제품을 추천한다. 밝기나 색상 면에서 더 만족스러우며, 독서등 정도는 켜놔도 영상 감상에 무리가 없다.
2) 해상도
▲ 픽셀의 수가 많을수록(해상도가 높을수록) 한층 정교하게 화면을 표현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LG전자>
화면의 정밀도를 나타내는 지표, 해상도는 빔프로젝터의 가격대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다. 프로젝터는 대형 스크린에 화면을 크게 투사하는 만큼,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그 체감이 일반적인 모니터나 TV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다. 따라서 안시루멘과 더불어 꼭 살펴봐야 하는 제원이다.
휴대용 빔프로젝트에 많이 적용되는 해상도는 VGA(640x480), WVGA(800x480), SVGA(800x600), XGA(1024×768), WXGA(1280x800). FHD(1920x1080) 등을 꼽을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이왕이면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영상 감상 위주로만 사용할 계획이라면 WVGA(800x480) 급으로 타협을 보는 것도 가성비 면에서 괜찮은 선택지다. 인터넷이나 프레젠테이션, 게임 등을 연결해 작은 글자를 보거나 디테일한 표현까지 신경써야하는 상황이면 최소 HD(1280x720) 이상의 해상도를 추천한다.
▲ 동일한 해상도(1280x720) 지원 모델들도 실제 결과물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리뷰나 후기를 꼼꼼히 확인하자
<출처: 40만 원대, 고안시 스펙, 720p 해상도 중상급 미니빔 3종 비교 리뷰>
만약 당신이 FHD 해상도 이상의 제품을 찾는다면 휴대용 프로젝터가 아닌 일반 프로젝터 라인업을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1kg 극초반대에 FHD 해상도를 구현한 프로젝터가 있긴 하지만 극소수라 선택지가 많지 않고 가성비도 썩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3) 명암비
▲ 명암비는 화면의 가장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을 어느정도까지 구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미지 출처 : 벤큐>
명암비는 화면의 가장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밝기 차이를 나타낸다. 명암비가 높을수록 전체 이미지가 또렷하고 생생하게 보인다.
공포영화를 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주인공은 대게 그렇듯 늦은 밤 한적한 길을 걷거나, 지하실을 들어가는 등 어두운 곳을 거닐 것이다. 그런데 명암비가 낮은 빔프로젝터는 어두운 장면을 보여줄 때, 밝기 차이가 뚜렷하지 않아 어두운 배경의 디테일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따라서 명암비가 낮은 제품의 경우 동일한 해상도를 지원하더라도 상대적으로 화질이 떨어진다고 느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비슷한 조건이라면 명암비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 살펴봐야 하는 스펙은?
1) 화면 크기와 투사거리
▲ 투사거리가 짧은 제품은 스크린과의 거리가 짧아도 큰 화면을 영사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LG전자>
빔프로젝터의 장점은 TV나 모니터보다 훨씬 더 큰 화면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구매 전 제품이 어느정도까지 화면 크기를 지원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한 변이 3미터 이하인 작은 방에서 사용할 경우 투사거리 대비 화면크기가 작은 제품은 최대한 거리를 멀리 배치해도 원하는 인치만큼 화면 크기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최대 화면 크기와 투사거리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투사거리를 기준으로 빔프로젝터는 초단초점, 단초첨, 일반적인 제품으로 나눌 수 있다. 단초점 방식은 내부에 단렌즈가 탑재돼 짧은 거리에도 대형 화면을 영사하며, 극단초점의 경우 프로젝터를 거의 스크린과 맞붙여놨다고 할 정도로 가깝게 배치해도 큰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단초점 제품을 선택한다면, 캠핑장처럼 움직임이 많은 야외 및 여유 공간이 넓지 않은 방에 두고 쓰기에 좋다.
▲ 일부 제조사에서는 투사거리 대 화면크기를 손쉽게 파악하도록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2) 램프 수명
빔프로젝터는 LCD 모니터와 달리 먼 거리에서 스크린까지 강한 빛을 쏴야 하므로, 밝은 빛을 쏴주는 램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램프의 수명이 영구적이지 않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체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요즘 휴대용 프로젝터들은 거의 대부분 DLP 방식인데, DLP 방식의 프로젝터는 LED 램프를 탑재하기에 램프 수명과 관련한 부분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 수명이 20,000~30,000시간을 웃돈다. 30,000시간이면 영화 한편을 2시간 기준으로 잡았을 때, 총 15,000편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시간이다.
이러한 LED 램프의 경우 밝기 수준이 높지 못하다는 단점이 지적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기술발전으로 인해 예전보다는 높은 밝기를 표현해낼 수 있는 제품들이 많이 등장한 상태다.
3) 소음
빔프로젝터는 열이 무조건 발생하는 방식이라서 내부의 팬을 회전시키며 열을 식혀야 한다. 그래서 작동 도중 소음이 발생하게 된다. 때문에 잔잔한 영화를 시청할 경우, 팬 소음이 생각보다 더 거슬려 몰입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프로젝터 구매 전에 제조사가 공식 발표한 소음 수치와 구매 후기를 잘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휴대용 프로젝터가 동작할 때의 소음은 45~55dB를 오가는 수준이며, 일부 제품은 벽시계 수준인 23~30dB 이하의 소음을 내는데 이런 제품을 저소음 모델로 부른다. 저소음 설계를 거친 제품은 동급 스펙의 다른 제품보다 가격대가 비싼 편이다.
4) 배터리 지속 시간
▲ 배터리를 탈착할 수 있는 제품들도 있다
대부분의 휴대용 빔프로젝터는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다. 배터리 내장형이 아닌 빔프로젝터는 자연휴양림 같은 전기공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곳에서는 쓸 수 없어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만큼 야외에서 주로 사용한다면 내장형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단, 배터리 용량이 너무 크면 무게 또한 덩달아 높아지니 평소 사용 환경에 맞는 용량인지 살펴보자. 또한, 보조배터리로 활용 가능하거나, 배터리가 탈착돼 편의성을 높인 제품도 있다.
5) HDR
▲ 배터리를 탈착할 수 있는 제품들도 있다
<이미지 출처 : 벤큐>
HDR(High Dynamic Range)은 색 재현의 범위를 넓힌 이미징 프로세서 기술이다. 우리가 실제 눈으로 보는 것에 가깝도록 명암을 세밀하게 조절한다고 보면 된다. 결과적으로 화면에 대한 세부적인 표현력이 높아지며, 보는 이들은 더 실감나는 화면을 볼 수 있게 된다.
야경을 카메라로 찍으니 현실보다 볼품없게 느껴진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눈으로 보는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의 차이가 사진 속에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HDR을 지원한 경우, 가장 밝은 부분부터 어두운 부분까지 분포된 명암의 단계가 많아진다. 즉, 보다 세세하게 밝기가 표현돼, 눈부심을 느낄 정도로 번쩍이는 칼의 광택, 칠흑처럼 어두운 밤하늘도 볼 수 있게 된다. 다만 휴대용 프로젝터의 경우 HDR을 지원하는 제품이 그다지 많지 않으니 휴대용 빔프로젝터에서 HDR에 큰 기대는 하지 말자.
4) 스피커 성능
프로젝터 자체에 스피커를 탑재한 경우, 별도의 스피커 연결없이 간편하게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휴대용 프로젝터의 특성상 거실이나 야외에서 두고 쓸 수 있을정도로 출력이 높은 경우는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5W 이상의 출력 정도되면 30평 아파트의 거실 정도를 커버할 수 있다고 보는데 휴대용 프로젝터는 보통 2~3W 수준이 많다.
일부 제품들은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해, 프로젝터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블루투스 스피커로도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기도 한다.
이 기능이 있을수록 편의성이 UP
1) 다양한 입력단자, 미러링 기능
USB, HDMI 등의 입력단자는 많을수록 여러 장치와 연결할 수 있다. 일부 빔프로젝터는 몸집을 줄이기 위해 USB, HML/슬림포트 등 일부 연결 방식만 지원하곤 한다. 노트북, PC,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를 연결해 화면을 영사할 계획이라면 HDMI 포트가 있는지 살펴보자.
또한, 미라캐스트, WiDi, 에어플레이 등의 무선연결을 지원하는 경우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기기와 무선으로 연결된다. 이 경우 케이블을 일부러 챙기거나 땅바닥에 케이블을 노출하며 거추장스럽게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기반의 콘텐츠도 쉽게 영사할 수 있다.
2) 키스톤 보정 기능
키스톤 보정 기능 또한 그 유뮤를 확인해야 한다. 키스톤 보정 기능이란 스크린과 프로젝터의 투사 각도에 따라 사다리꼴로 왜곡된 화면을 바로잡는 기능을 말한다. 대부분은 수동으로 10~20도 정도의 보정이 가능한데, 키스톤 보정이 자동으로 이뤄져 편의성을 강화한 제품도 있다.
3) OS 탑재
OS가 탑재된 프로젝터는 단순한 UI만 탑재한 프로젝터보다 장점이 많다. OS가 없는 프로젝터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PC와 같은 기기를 연결해야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데, 안드로이드 OS 등이 탑재된 제품은 별도로 다른 기기와 연결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인터넷 검색이나 스트리밍 영상 감상을 할 수 있다.
OS의 경우 안드로이드 혹은 개발사의 자체 OS 등으로 나눠져 있으며,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이 기본 설치돼 별도의 설치 과정 없이 바로 사용가능한 경우도 많다.
기획, 편집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조은지 news@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