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8월 초 1년간 듀크대 비지팅으로 NC(채플힐)로 들어왔습니다. 그동안 해외 연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곳 NC-Korean 까페에서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은 터라 코로나시기에 들어온 저의 정착기도 추후 이곳으로 비지팅 오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에게 혹시 참고가 될까해서 올려드립니다.
1. 입국 과정
- 원래 지난 7월 중순 NC에 도착하는 항공권을 미리 예매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서 아이들 1학기 학사 일정이 줄줄이 늦어지는 바람에 큰 아이 기말고사가 끝나는 8월 초에 출국하는 항공권으로 변경했습니다. 저희는 Delta항공을 이용해 애틀란타를 경유, 랄리더럼공항에 자정 무렵에 도착했습니다.
- 저희는 채플힐에 있는 타운하우스 한 곳을 미리 렌트 계약했는데, 한국인 집 주인 내외분께서 차 2대로 공항에 픽업을 오셔서 늦은 시간이지만 편하게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가족이 5명이나 되고 이민백과 캐리어 등 짐이 많았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 입국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고, 애틀란타 공항에서 환승대기 시 미리 한국에서 구매한 선불휴대폰(H2O) 유심칩을 갈아 끼웠더니, 휴대폰이 바로 개통이 됐습니다. H2O는 일종의 알뜰폰이지만, 지금까지 구글맵 네비, 통화, 문자, 각종 앱 사용 등에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2. 유틸리티 셋업
- 저희는 렌트 계약한 집이 이미 수도, 전기, 가스, 인터넷 등 각종 유틸리티가 셋팅이 돼 있어서 별도로 유틸리티를 신청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 없었습니다. 고지서 나오는 대로 저희가 납부하기만 되서 수월했습니다.
3. Duke대 등록
- 코로나로 인해 듀크대 비자센터 업무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이메일로 서류 접수를 받는다고 안내를 받아, 필요 서류를 스캔해 이메일로 보냈더니 다음 날 등록됐다는 컨펌 이메일을 받았습니다(마침 렌트한 집에 전에 살던 분들이 놓고 간 복합기가 있어서 바로 스캔, 인쇄, 복사가 가능했습니다)
4. 은행계좌 개설
- 드라이브 스루로 집 근처 웰스파고은행 지점 방문해 계좌 개설 희망한다고 했더니, 지점 방문 일자 예약을 먼저 하라고 해서 날짜 예약하고 그 다음 주에 방문했습니다. 서울 같으면 10분 정도면 처리할 업무 같은데 계좌 개설하고 데빗카드 만드는데 무려 2시간이 소요됐습니다. 그런데도 제 뒤에 기다리는 고객은 전혀 불편해 하는 기색도 없이 휴대폰 보면서 느긋하게 기다리더군요. 이곳은 기다리는 것이 일상인 듯합니다. 은행 직원이 친절하게 모바일 뱅킹이 가능하도록 앱 설치도 도와주고 여러 가지 안내도 해 주었습니다.
5. 자녀들 학교 등록
- 원래대로라면 교육청 링컨센터 방문해 한 번에 끝나는 일인데, 이 또한 코로나로 인해 전부 온라인으로 진행됐습니다. 아이들 3명의 학교 등록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일일이 스캔해서 교육청에서 안내한 이메일로 첨부해 보냈더니, 며칠 후에 교육청에서 아이들 배정 학교 정보, 학년(grade) 등의 정보가 포함된 서류를 보내줬습니다. 첫째 아이는 11학년(고등), 둘째는 8학년(중등), 막내는 4학년(초등)에 각각 배정됐습니다.
- 둘째 아이 중학교의 counselor teacher가 먼저 이메일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교육청에서 부여한 학생 고유번호를 비롯해,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크롬북 수령일시, 수업일정 및 선택과목 리스트 등 자세하게 안내를 해 주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와 이메일을 수 차례 교환했는데도, 그 때 마다 즉각적으로 회신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줬습니다. 나중에 제가 너무 고마워서 이 학교 교장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쌤에 대해 폭풍칭찬을 해드렸습니다.
- 둘째 아이와는 달리 첫째와 막내 아이 학교에서는 별다른 연락이 없어서 제가 수차례 전화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찾아가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터라 학교에 사람이 없었고, 전화 통화도 자동응답으로 연결되고 잘 되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막내 학교부터 연락이 돼 크롬북도 받고, 학사일정 안내도 받았습니다. 이 후에 교육청 International Welcome Center에서 전화연락을 받았습니다. 아이들 영어 테스트를 원격으로 받아야 한다고 해서(ELS 과정 이수 여부 확인에 필요) 세 아이 모두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첫째, 둘째는 수업 듣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라 ELS는 받지 않기로 했고, 막내는 기존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어려워 ELS 특화반이 있는 다른 초등학교로 배정해 주었습니다. 막내의 경우 처음 배정받은 초등학교에서 거의 선생님 말씀을 못 알아들어서 제가 며칠간은 옆에 붙어서 봐 주었고 선생님들의 수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선생님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막내 아이는 새로 옮긴 학교 온라인 수업을 잘 듣고 있고 만족해 하는 것 같습니다.
- 사실 큰 아이가 대학 입시를 코 앞에 둔 애매한 나이여서 비지팅으로 오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지만, 인생을 길게 보고 가족 모두가 1년을 즐겁게 보내는 것에 의미를 두고 데리고 왔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적응을 잘 하고 본인도 만족해 하고 있어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6. 운전면허 및 차량등록
- 차량은 미국에 오기 전 NC-Korean 까페에서 개인간 거래로 혼다 오딧세이를 계약했습니다. 차량 매도자 분이 제가 미국 입국 전에 한국으로 귀국을 해야 해서 전 차주를 만나지 못하고 계약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차주분께 제가 계약한 집 주인분의 연락처를 알려드리고, 차량등록증에 공증을 받아 출국 직전에 제가 계약한 집 주인 분에게 자동차와 함께 인계해 주도록 부탁했습니다. 저는 이 차량에 온라인으로 자동차 보험(프로그레시브)을 계약해 두어서 미국 입국 즉시 운전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국제운전면허증으로 운전 가능) 그리고 차주분께는 제가 운전면허 취득 후 차량등록을 완료할 때까지 기존 보험을 유지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그렇게 해 주셨습니다.
- 운전면허시험을 위해 한국에서 출국 전에 DMV 웹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방문예약을 미리 했고, 예약일시에 맞춰 DMV(캐보로 소재)를 방문했습니다. DMV에서는 현재 코로나로 인해 운전면허시험이 잠정 중단된 상태라면서, Identification Card를 발급해 주었습니다(임시로 종이로 된 카드를 만들어 주었고 열흘 후에 플라스틱으로 된 정식 카드를 우편으로 받았습니다) ID Card가 발급 후 2달간 유효하다고 하는데,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고 면허시험이 재개되면 면허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설명만 들었습니다. 아마 2달 후에도 면허시험을 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되면 현재 ID Card 만료일을 연장해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모든 상황이 유동적이고 초유의 상황이어서 담당자들도 향후 절차에 대해 명확한 답을 줄 수 없는 듯 합니다.
- ID card를 가지고 바로 옆에 있는 DMV Plate Agency를 방문해 차량등록을 마치고 기존 번호판을 반납했습니다(세금 포함해 500달러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새 번호판은 집에 와서 직접 달았습니다. 차량등록 후 까페에 소개글을 올린 보험 에이전시(CNS) 통해 동일 보험회사(프로그레시브)로 자동차보험(6개월)을 새로 가입했습니다(200불 정도를 세이브한 듯 하네요. 저는 책임보험만 들고 자차는 들지 않았습니다)
7. SSN 신청
- 까페에서 우편으로 서류를 접수시키면 된다는 글을 본 것 같아, 관련 서류를 스캔해서 우편으로 더럼에 있는 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으로 보냈습니다. 근데 한 열흘 후에 보낸 서류가 반송이 됐습니다. 반송된 서류에 ‘서류는 원본으로 접수해야 하니 유선전화로 방문 약속을 잡고 내방해서 접수하라’는 메모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럼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 방문해서 서류(SSN 신청양식, 여권, DS-2019, I-94, 듀크대 초청장)를 제출했더니 우편으로 7일 내지 10일 정도 후에 보내준다고 하며 확인증을 써 줬습니다.
8. 기타
- 식료품과 생필품 구입을 위해 근처 마트(해리스티터, Lion, Target)에서 해결하고 있고, 기타 물품은 아마존으로 주문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져온 옷이 부족해 미베인에 있는 Tanger 아울렛에 가서 쇼핑을 하기도 했네요(마트 등 방문 시에는 한국에서 가져온 KF94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드라이기와 청소기는 까페 벼룩시장에 올라온 물건을 구매하기도 했네요.
- 자연을 좋아하는 저희 부부에겐 이곳 채플힐은 최적의 장소인 듯 합니다. 코로나 시국이긴 하지만 근처 공원 투어를 하면서 이곳의 숲과 푸른 하늘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상 간략한 정착기입니다.
첫댓글 들어오시기 힘든 시기에 일을 잘 처리하신듯 합니다. 저도 듀크대로 비지팅 온지 정확히 7개월 되었네요~~
즐거운 미국 생활 되시기를 바랍니다.
우와 ~ 정말 훌륭하시네요, 준비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궁금하네요?
저희 가족도 듀크대 비지팅으로 12월초 미국생활 준비하고 있습니다.
며칠전 랜딩서비스 신청해서 견적을 받아보니 2000불 넘게 견적이 나왔습니다.
푸른하늘님은 영어를 잘 하시나 보네요, 부럽습니다.
한국에서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할 지 깜깜하네요.. 휴휴
저희도 채플힐 쪽 집을 구할까 생각합니다.
인연이 되면 볼수 있겠죠? 건강조심하시고요~~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 나인경우 상대방은 어떻게해서든 나의 영어를 알아들으려고 한답니다. 그들도 돈벌어야하니까요. 너무걱정하지마세요. 와서 해보면 전화한통과 사이트가입으로 간단히 해결되는경우도 많고요. 부딪히면서 해도 안늦는거 많더라구요. 두려움이 앞서고 2주정도는 좀 정신이 없었던거 같고요. 저도 서비스 받았습니다. 집ㆍ차는 제가 찾았고요. 서비스받으니 편한고 안정되고요. 그거에 대한 서비스비용 내는거고요^^ 정착이 힘든거 아닌데 두려움이 더 많은거 같아요. 적절히 조절하심 될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컨커러님 말씀대로 와서 부디치다 보면 다 잘 되실겁니다 혹시 준비하시다가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아래 메일로 연락주시면 아는 범위에서 말씀드릴께요~
david.hwang777@gmail.com
저도 8월에 들어온 nc 새내기(?)입니다. 비숫한 시기에 오신 분을 뵈니 괜시레 기분이 좋네요. 근데 혹시 운전면허 관련해서 vision/knowledge test 보시고 permit을 받지 않으셨는지요?? 현재는 road test를 보지 않는 상황이고 (현 상황 지속 시) 몇몇 waiver 조건에 따라 운전면허를 발급해 준다고 합니다. 만료된 지 8년 이내의 타주 면허증이 있으시고 최근 5년 운전 경력을 증명하실 수 있고 별다른 위반사항이 없으신 경우가 웨이버 조건 중 하나인데요. 타주 운전 경력은 온라인으로 발급이 안되고 한국 경력도 인정 안해준다고 해서 전 패스. 일반적인 조건은, 퍼밋 가지고 90일 동안 위반 없이 60시간(야간 10시간 포함) 운전한 기록을 가지고 오면 (운전면허 있으신 분의 확인이 필요함) 면허증을 발급해 주는 것입니다. 그 전에 로드 테스트가 재개되면 시험 봐야한다고 하네요. 참고로 퍼밋은 18개월 유효하다고 하고요, 연장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쓰신 내용에 이 부분이 없는 것 같아 정보 공유 차원에서 글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올 12월 말에 들어가요 지금부터 급작스레 준비하게 되어서 걱정이 많지만 그래도 님 글과 여러분들의 답글을 읽고 용기를 얻게 되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푸른하늘 님 정말 순조롭게 정착 잘 하셨네요.부럽습니다.자녀중 중학생은 어느 학교에 다니나요?
저도 내년 1월중순에 채플힐로 가는데 같은 중2 아들이 있어요.
그리고 그 중학교는 els 과정을 운영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아이(둘쨰)는 집 근처 Smith Middle School이 캡이 돼 McDougle Middle School로 배정받았습니다 집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는 ELS 과정을 운영하는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가 배정받은 McDougle 도 ELS 과정이 있습니다 교육청 International Welcome Center에서 전화연락이 올거에요 그럼 아이 영어테스트 일정잡고 ELS과정을 들어야할지 그냥 정규수업만 들어도 될지 안내해 줍니다 저희 아이는 ELS과정이 필요없다고해서 정규수업만 듣고 있어요 물론 온라인으로요 더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이메일 주세요 아는 범위에서 말씀드릴께요(david.hwang777@gmail.com)
푸른하늘님 정말 미리 꼼꼼하게 준비 하시고 순조롭게 정착을 하신 것 같아요! 지나가다 여쭙고 싶은게 있는데요~ 듀크나 unc비지팅으로 가려면 교수 또는박사 학위 소지자여야 자격이 되나요...? 그리고 혹시 2년 비지팅은 불가능한가요...?^^
좋은 정보 공유,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공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