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에서 오후 여섯시 정도면 하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TV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어설프게 잠에서 깬 나는
가늘게 눈을 뜨고 지켜본다..
그 프로그램의 제목은 리얼코리아 이다.
오늘의 얘기 중 하나는 홍역 예방 주사에 관한 얘기였다.
어느 보건소의 주사전쟁^^
그것을 보면서 서서히 내 어릴적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지독히도 주사를 무서워 한다...
화면에 나오는 초등학생들을 비롯 많은 아가들의 표정을 보니
왠지 웃음이 난다...
주사를 안맞겠다며 우는 아이. 맞으면서 소리지르는 아이.
엄마손에 대롱대롱 매달려 떼쓰는 아이.
달래는 간호사...
아빠,엄마가 선생님인 덕에 나는 항상 아빠,엄마의 학교에서
예방접종을 하곤 했다...
7살때인가.. 내가 울보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세상에 떨친때가..
불주사를 맞으러 아빠의 학교에 질질 끌려가게 된 나...
아빠네 학교 양호실은 무서웠다..(물론 병원도 끔찍하다.)
여러 아이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서웠다..
특이한건.. 주사를 맞고 나오는 아이들의 손에 한결같이
초코파이와 요구르트, 주사기가 들려있었다는 것이다.
미리부터 겁을 잔뜩 집어먹구 엄마뒤에 숨어 엉엉 울고있는 나를
아빠는 살살 달래기 시작한다..
"안아파~ 아프면 아빠가 혼내줄께. 봐라! 봐라!
애들이 뭐 받아가지고 나오네~~ 착하지~ 자~! 우리도 받자~"
난 더 크게 울어버린다.
"아빠 미워~~! 아빠만 나빠!! 아이스크림 사준다며!!"
....
결국 난 주사를 맞았고, 남들과는 더 다르게 초코파이 세개와
요쿠르트 한줄. 주사기도 두개를 얻었으며..
그리고 아빠 학교에는 이선생네 딸내미의 전설이 생겨버렸다..
소.화.전....
난 아직도 유명하다... 이선생네 울보공주...
국민학교를 들어가서도 나의 새로운 신화는 탄생한다.
절대 주사를 맞아서는 안된다는 일념하에 나는 항상 탈출을
기도한다. 자료실로.. 과학실로... 심지어는 우리언니 반으로..
우리언니 반은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었다.ㅠㅠ
하지만 3학년때부터는 용케 도망다닌다.
주사기를 든 무서운 작자들이 갈때까지..
결국엔 담임선생님이 집으로 전화해 병원가서 주사를 맞지만^^;
내가 아직까지 주사를 보면 탈출을 시도하는 건...
어린건가??
TV에 나오는 눈이 발개진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씨익~ 웃고 있는다...
"팔뚝(주:울병원 간호사).. 고생 좀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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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며 음흉하게...^^ (병원 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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