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임니다.
늦은밤 어머니방에서 누군가에게 대답을 구하듯 흐느끼는 소리에 깜짝 놀랐슴니다.
어머니 방문을 여니.. 어머니가 아버지 사진을보며 눈물과함께, 하소연하시고 계시더군요.
사연인즉..
손주들 대학 등록금도 보태주고 맏손주 취직했을땐 양복값도 보냈는데 고맙다는 전화조차 없으니,
자식들이 자신을 우습게 생각 한다는 것이였습니다.그리곤 이젠 옷사주는 자식도 없다며,
왜 빨리 데려가지 않느냐며 서럽게 우셨던거지요.집사람이 아기달래듯 달랬지요.
'엄니 내일 옷사러 나하고 가요.'
그말에 마음이 풀린듯
'그래 그럼 너도 고생많이 했으니까 네옷도 사자.'
그렇게 잠자리에 누우셨지요.
밤새 생각이 복잡했는지 집사람이 잠을 이루지 못하더군요.
'여보..그러고보니 어머니옷 사드린게 삼년도 넘었네.'
'글쎄,...'
그랬더군요.85세 연세도있는데,제생각엔 있는옷이나 제대로 입다 가시면돼지.그런 생각이었던거 같슴니다.
재래시장을 들렀습니다.
왜소한체구에 허리마저 굽은 어머니, 가벼운옷을 찾아다니다보니 색상이나 디자인이 집사람눈에
차는게 없었나봄니다.신발 가계에서 어머니 털신하고 3만원짜리 집사람이 신을 털부츠를 사더군요.
모임이 많은 집사람이 털부츠만은 좋은걸 신고싶었는지,며칠전에 백화점에 들렀다가 가격표만보곤
기함을하고,그냥 나왔슴니다.
저희부부는 재래시장에서 20년간 식품 도매업을했지요.
그때 집사람 발에 동상이걸려서 요즘도 밤에는 발이 간지럽다며 잠을 설치곤 함니다.
그래선지,입버릇처럼 하는말이 발만 따듯하면 겨울이 우습다고 하지요.
그런사람이 백화점에서 털부츠를 못사고 재래시장에서 3만원짜리 사는걸보고 후회했슴니다.
백화점에서,한참을 망설이던부츠.. 그때 내가 값을 지물할걸...
그런 집사람이 뭔가 결단을한듯 저에게 한군데 둘러보고 가자고 하더군요.
모피 전문점이었습니다.속으로 기겁을 했습니다.(저게..얼마짜린데..)
어머니 치수에 맞는게 누군가 예약을 했다고 하면서 망설이는 주인을 설득해서 마침내
구입한 모피값이 150만원이더군요.그런데 묘한게 말임니다.임자가 있다는데도 달라고 조르는
집사람을보며,옷을사기전에 틀림없이 제게 양해를 구했는데도, 제가 괜히 화가 나는검니다.어떻게,
저렇게 비싼걸,.살 생각을 했는지..이글을 쓰는 지금도 150만원..150만원..솔직히 아깝습니다.
옷을 입어보는 어머니 얼굴에 짜증스러움이 배어남니다.
' 무슨옷이 이렇게 무겁다냐.'
입혀주던 집사람이 빙그레 웃으며 말함니다.
'어머니 경노당에도 입고가시고 교회가실때도 입고 다니세요.
남들이보면 부잣집 할머니라고 부러워 할거예요."
다음날 어머니는 옷을보며 그러심니다.
'이옷은 웬거냐.?'
'...................'
'옷이 비싸보인다.'
'어머니 이틀전에 옷도 안사준다며 울더니 생각 안나요.?'
'내가.....? '
그렇습니다.
조금전에 했던말을 또하고 한달치 혈압약이 열흘만에 없어지고,
날짜나,스스로 한 행동과 말을 기억못하는 치매가 찾아온거지요.
어머니가 처음 변을 실례하던 3년전일이이 생각남니다.
늦게까지 기척이 없어서 방문을 열어보니 독한 냄새와 동공이 풀린 어머니.많이 놀랐습니다.
이어지는 생각은 내어머니 변인데 그속에서 내가, 나왔는데.. 당연히 내가 치워야지.
걸레와 휴지로 치우는데 역한 냄새를 참지못하고 나왔을때..
집사람이 말끔하게 정리하고 어머니를 씻기는 모습을보고 얼마나 고맙던지요.
집사람과 저는 관절이 심하게 아파서 장사를 그만두게 되었지요.
막내동생은 37살에 장가를 갔슴니다.배관공으로 일하던 동생은 결혼 자체를 포기했었지요.
그런 동생을 수소문해서 중매서고 전세얻어줘서 결혼시킨게 집사람임니다.
배관공을 그만두고 저의 매장에서 배달을했는데 네식구가 살기엔 항상 힘들었지요.
6년전 장사를 그만둘때 집사람이 제수씨에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동서 우리장사가 힘은들어도 금전걱정은 안하고 살수있어.맡아서 한번해봐.'
사무직으로 일했던 제수씨로선 심한 육체노동을 요구하는 새벽장사가 어렵게 생각됐지요.
'형님..저도 알지만..돈도 없고...'
'돈걱정은 하지말고.. 나중에 벌어서 주면되지.'
저의 매장은 욕심내는 사람이 많이 있었는데 그렇게 돈 한푼 못받고 동생에게 넘겨줬슴니다.
장사를 접은후 간혹 집사람의 푸념소리가 생각남니다.
"휴~비상금 2천만원은 챙겨놨어야 되는데.."
2천만원이 필요했던 이유는 집사람의 나이 이제58임니다.그나이엔 모피옷 한벌하고 다이야반지
정도는 있어야된다는 설명임니다.어머니 모피옷을 사는걸보고 불현듯 집사람의 비상금 타령이
생각난 이유가,왜소해진 어머니,평생 노점장사를 하신 어머니에게도 역시 모피옷은 로망이었는지 모르겠슴니다.
자신의 로망이 어머니 역시겠지.하는 그런생각에 모피옷을 구입한게 아닌가 싶더군요.
50년전 제가아는 어머니는 연좌제로인해 취직을 못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노점장사 40년으로
오남매를 키운 억척 어머니였슴니다.저희가 장사할땐 딸아이와 살림을 챙겨주셨슴니다.
그렇게 고생만하신 어머니의 사소한 치매증세에 짜증을 내는 제가 참 어이없다는 생각이 듬니다.
이 지면을 통해 다시한번 어머니에게 죄송스럽고 집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림니다.
제가 150만원에 꽤 집착한다고 생각하시겠지요.
저는 장사 그만두고 팬티를 지금까지 못샀슴니다.장사할때 1000원짜리를 샀는데 떨어지지 않았는데
또 산다는건 낭비라고 생각함니다.겨울 털바지 몇개를 사야될텐데 동대문 시장에서 본 가격표가
생각나서 이곳에선 구입을 못하고 언젠가..서울가면 이런생각으로 미루고 있담니다.
'오원보고 십리간다.는 장사꾼으로 살다보니 돈을 쓰지못하는게 습관이 된탓이겠지요.
어제는 콩 세말을 메주를 쑤고 틀에넣었슴니다.
캔맥주 두병을 마신후 집사람이 저에게 그러네요.
'여봇. 당신 프러포즈 다시해.'
'왜..?'
손가락을 내밀며..
'이게뭐야, 이나이에,반지하나 제대로 끼고 나갈게 없으니 말이 되는거야.'
금붙이에 대한 저의 견해는 (급할때 팔아서 밑지지않는 재산)으로. 생각했는데
다이야반지나 모피옷이 여자들의 로망이라면 제생각을 한번 숙고해봐야 겠슴니다.
모피옷을입고 작업장 아주머니들에게 자랑하는 어머니.
참..어머니들..고생많이 하셨고 사랑 스럽슴니다.
메주를 딸아이방에 널어놨는데 늦은탓에 방에서 메주를 말려야될듯함니다.
메주가 구수하게 익어갈때쯤 집사람에게 다시한번 프로포즈할 생각임니다.
읽어 주시느라고 고생하셨슴니다.고맙슴니다.
올해 연말은 모두에게 행복한 연말이 되시기를 바람니다.
오해의 소지가 약간있을듯해서 아룀니다.
저의집 경제권은 집사람이 철저하게 고수하고 있슴니다.ㅎㅎ


첫댓글 애잔하고 참으로 열심히 사셧음에
를 보내드립니다 


거이 사세요 ..
특히 마나님 너무나 훌륭하시네요...
열심히 사셨으니 노년에는 복 마니 받으실거에요 ..
두분 건강하시고, 이제는 편히
글고 메주 익어갈때쯤 꼭 다시 프로포즈 하세요 ^&^
님,,
인간요, 어짜피 빈손으로왔다가
빈손으로 간다고 해들쌌치요,,
저야, 두분 보내드린지 꽤 여러해됐습니다만,
어머니,, 계실때 잘해드리세요, 나중에 응어리 생기지않도록요.
마나님도, 동반자 아입니꺼,, 잘챙겨드리시구요,,
삶의 구수함에, 흠씬 빠져본 아침입니다,, 건강하시구요,,,^^
우선 모피와 다이아가 여자들의 로망이 라는건 조금 고개를 갸우뚱? ㅎ
사실은 아니거든요? 저만 그런가? ㅎㅎ 다이아는 켜녕 변변한 반지 하나 없지만
생전가야 그런것 사고픈 맘은 별로 없었으니까요.
갖고 싶었다면 벌써 샀겠지요. 결혼때 받은 두 돈 짜리 금반지...
그 반지도 나중 어머니 팔순때에 녹여서 3돈 반지를 해드렸으니까요.
밍크같은 것도, 전혀 생각이 없었는데, 제 환갑때에 딸에게서 거의 강제로 받았는데
거추장스러워 잘 입지도 않습니다. 어째든 사모님께서는 생각이 그러하신데도
인내하며 살아온 점이 더 대단합니다.
연말에는 반드시 예쁜 반지와 함께 프로프즈 새로 하시기 바랍니다. ^*^
저는 동물의 털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머니는 좋아하실 것 같아 해 드리고 싶었는데
당신 또한 무겁다며 모피를 좋아하지 않아 못해 드렸습니다.보온을 위해 목둘레와 소매끝에
약간 덧대는것 정도는 허용이 되지만,,,십수년전 가 본 모스크바에선 모피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나더군요
댓글을 쓰고 있는데 백수남편이 불러 나갑니다.ㅎㅎ
이 아침에 숙연해 집니다 효자시요 부인을 사랑하는 맘과 그리고 뭣 보다도 근검 절약이 몸에 베인듯
이 아침에 좋은글 읽고 갑니다 부인도 훌륭하십니다 ^&^
부인 살아오신 경로에 고개를 숙이게 합니다.
존경스럽네요.
결혼 30년차 기념으로 가족에게 거금들인 모피 선물 받고 지금까지 입을 때 마다 감사하는 마음들게 합니다.
가족 마음도 따스하게 다가오고 겨울 동안 따뜻하게 몸을 감싸줍니다.
모피나 다이아가 필요하기보다는 가족이 나 를 알아준다는것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꼭 부인께 사랑의 선물 하시고 꼬옥 안아주시면 더 포근한 가족 사랑이 넘칠것 같습니다.
글 정말 귀감 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쪽 남쪽엔 별 모피도 필요하지 않지만 저역시 장만해서 거추장스럽게 걸치고 다니고 싶진 않는 물건입니다
굳세게 살아오신 두분의 날들에 깊은 찬사를 보내며 특히 사모님의 그 갸륵한 맘이 존경스러워지네요
올 연말엔 따뜻한 목도리 하나라도 장만하시어 걸어주시며 따뜻한 프로포즈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이런글이 삶의 이야기네요 우리시대는 다들 이랬지요,,.참 부인네들 고생들 많았어요
그리고 헌신적이 였으니까요,..김명깊게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치매가 약간 있는 상태에서 떠나신지 일년입니다.
대소변을 제가 다 치웠지요.
그런데 지금도 어머니 얘기 나오면 그리움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글 감사~~~
메주를 많이 만드신걸 보니 큰일도 많으셨을겁니다. 살아온 날이 두분의 역사이듯
앞으로 살날도 추억이 되게 두분 아기자기한 하루 되시길바랍니다^*^
마음이 너무 아립니다.한편으로는 뭉클합니다.
너무나 힘들었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 지금은 생활에는 아무 걱정없이 살다보니 제가 요즘 오히려 천박해졌지 않았나 되돌아봅니다...
힘드시겠지만 서로들 따뜻한 가족애로 살갑게 감싸주면서 건강하세 사십시오.
가내 좋은 일만 있길 기월드립니다.
아주 진하게 교감하며 읽었슴니다
ㅎㅎ 그래도 쌀뜰히 생각해주는 님같은
남편이 있었서 부인께선 행복하시겠슴니다
처음 부터 끝까지 진솔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무엇보다도 부인의 마음씀씀이에 감동받았습니다...
나이들수록 부부뿐입니다...서로 보듬어주며 사세요
참으로 고운 마음을 지니신 부인입니다
귀감이 되시는분입니다
콩을 세말이나 메주를 만드시는걸보니 살림 또한
큰살림이시군요
건강 챙기셔서 오래오래 다복하십시요
감동의 글 잘 읽었습니다 . 살아 오시면서 복을 많이 지었으니
노후에는 행복이 가득할거라 생각합니다 오래오래 행복하십시요
이것이 진정한 삶의 이야기 아닐런지요. 가감없이 삶의 흔적들을 나누는 것...이런분들이 넘쳐나서 삶방의 온도로 데워진 공기에 의해
횐분들의 나날이 따스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인색하고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는 후한 사람들의 표정은 무언가 다르더라구요 나이 들어서는.
아마도 옆지기님도 그렇게 아름다운 표정을 가진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놀부님...돈 쓰는 것도 습관이라 하더이다.
어느 정도의 여유가 있으시다면 너무 놀부처럼 살지 않으시기를.
목구멍에 거미줄만 치지 않을 정도의 여유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를 주장하고 사는 촌아지매의 조언입니다.
둥굴게 빚어놓으신 메주가 왜 이리 탐이 나져?^^
놀부님, 언제나 어머님의 글 감동 받습니다.
다이야 몬드나 밍크 코드 여자들의 로망 아닙니다.
놀부님 같은 아들이나 놀부님 아내같은 며느리가 로망이네요.
댓글 고맙게 잘 보았슴니다.마누라 자랑하는 팔불출같아 일일이 댓글달지못해 죄송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