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서 계속>
―메이저리그에선 코치나 감독이 슬럼프에 빠진 선수를 어떻게 하죠?
“어린 선수들 같은 경우는 감독 코치들이 많이 도와주죠. 비디오를 보면서 ‘지금 이런 데 전엔 이랬다’고요. 베테랑 선수들은 경험이 많기 때문에 기다려줘요. 본인이 알고 깨우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스타일. 크게 이야기는 안 해요. (애드리안) 벨트레나 (프린스) 필더나 이런 선수들한테는 정말 조그만 정신적인 부분 정도만. 기술적인 부분은 별로 얘기 안 해요, 정말. 오히려 더 장난치고 그러는 거 같고. 제 경우도 단장이 ‘부진하다고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모든 짐을 지고 가려고 하지 마라. 우리는 널 믿고 있다’고 말해주더군요”
―시즌 후반기엔 완전히 살아났는데요.
“올스타 브레이크 때 ‘굳이 엉켜 있는 실을 억지로 풀기보다 좀 내버려두고, 아닌 건 잘라내 버리자’고 생각을 바꿨어요. 안타를 치기보다는 그냥 내가 원하는 걸 따라가자고 생각했죠. 바깥쪽 공을 노리면 몸쪽은 절대 안친다, 스트라이크만 친다는 식으로요. 심판이 스트라이크 불러도 무시해버리는 거죠. 정말 힘들었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제가 노린 공을 치다 보니까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아지고 안타가 두 개 나오고 세 개 나왔어요. 자신감이 생기고 야구 경기를 하는 게 재밌고, 모든 게 조금씩 돌아왔던 거 같아요. 저는 (후반기에) 정말 이런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시즌 끝나고 보니 OPS(출루율+장타율) 수치(0.838)가 개인 통산(0.837)보다 높은 거에요. 8월 중순부터 한 달 반 정도에 모든 걸 다 한 거죠.”
―제프 배니스터 감독과 약간의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맞게 맞추기보다 안 맞으면 그냥 내버려 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제일 쉬운 방법은 제가 야구를 잘하는 거죠. 야구만 잘하면 (감독이) 계속 절 경기에 기용할 것이고, 저를 빼는 일도 없을 거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해버리니 정말 쉽더라고요.”
―메이저리그에선 코치나 감독이 슬럼프에 빠진 선수를 어떻게 하죠?
“어린 선수들 같은 경우는 감독 코치들이 많이 도와주죠. 비디오를 보면서 ‘지금 이런 데 전엔 이랬다’고요. 베테랑 선수들은 경험이 많기 때문에 기다려줘요. 본인이 알고 깨우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스타일. 크게 이야기는 안 해요. (애드리안) 벨트레나 (프린스) 필더나 이런 선수들한테는 정말 조그만 정신적인 부분 정도만. 기술적인 부분은 별로 얘기 안 해요, 정말. 오히려 더 장난치고 그러는 거 같고. 제 경우도 단장이 ‘부진하다고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모든 짐을 지고 가려고 하지 마라. 우리는 널 믿고 있다’고 말해주더군요”
―시즌 후반기엔 완전히 살아났는데요.
“올스타 브레이크 때 ‘굳이 엉켜 있는 실을 억지로 풀기보다 좀 내버려두고, 아닌 건 잘라내 버리자’고 생각을 바꿨어요. 안타를 치기보다는 그냥 내가 원하는 걸 따라가자고 생각했죠. 바깥쪽 공을 노리면 몸쪽은 절대 안친다, 스트라이크만 친다는 식으로요. 심판이 스트라이크 불러도 무시해버리는 거죠. 정말 힘들었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제가 노린 공을 치다 보니까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아지고 안타가 두 개 나오고 세 개 나왔어요. 자신감이 생기고 야구 경기를 하는 게 재밌고, 모든 게 조금씩 돌아왔던 거 같아요. 저는 (후반기에) 정말 이런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시즌 끝나고 보니 OPS(출루율+장타율) 수치(0.838)가 개인 통산(0.837)보다 높은 거에요. 8월 중순부터 한 달 반 정도에 모든 걸 다 한 거죠.”
―제프 배니스터 감독과 약간의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맞게 맞추기보다 안 맞으면 그냥 내버려 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제일 쉬운 방법은 제가 야구를 잘하는 거죠. 야구만 잘하면 (감독이) 계속 절 경기에 기용할 것이고, 저를 빼는 일도 없을 거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해버리니 정말 쉽더라고요.”
- 텍사스 레이저스의 추신수 사이클링 히트. /조선일보 DB
“야구가 어떻게 안됐을 때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터득했습니다. 야구를 인생에 많이 비유하잖아요. 축소판이라고. 항상 잘되거나, 항상 나빠지라는 법도 없고. 올해 같은 경우 팬들한테 ‘추신수는 슬럼프에 빠져도 언젠가는 다시 올라올 선수’라는 믿음을 줬다는 게 굉장한 수확인 것 같아요.”
―3할 타율에 20홈런ㆍ20도루를 달성했던 5,6년 전과 지금의 기량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선구안은 지금이 훨씬 좋은 거 같고요. 저의 스트라이크존을 아는 건 지금이 훨씬 좋은 거 같고. 경험 면에서도 훨씬 나은 거 같고. 기동력에서는 그때보다, 나이가 젊었을 때보다 떨어진 거는 사실인 거 같아요. 발목 수술을 했기 때문에 두려움보다는 조심스럽게 하는 부분이 사실 있어요. 도루를 하면 슬라이딩을 하죠. 올해 같은 경우도 본의 아니게 2루에 슬라이딩할 때 몇번 또 같은 부위가 좀 안 좋았던 적도 있었는데 큰 이상은 없었다는 게 다행입니다. 도루는 아예 안 한다는 건 아니고, 상황에 봐서 하는 그런 때가 온 것 같아요.”
―야구는 투수가 유리한 싸움이라고들 하죠?
“저는 투수나 타자나 똑같다고 생각해요. 투수는 선발 타자 아홉명 외에 벤치 선수들도 알아야 하듯, 타자들도 선발 투수나 불펜투수들을 다 알고 있거든요. 경기 전에 미팅 한 시간씩 해서 투수 비디오 분석도 하긴 하는데, 실제로 경기에 들어가 보면 스카우팅 리포트가 완벽하진 않아요. 투수의 공 움직임이 어떻다는 거나, 스피드는 얼마이고, 주 무기는 뭐라는 정도죠. 투수도 그렇고 타자도 그렇고 그날그날 컨디션이 틀리고. 심판이 스트라이크 부르고 안 부르고 그런 거도 있고. 저는 볼이라고 생각했는데 스트라이크 나오면 그 투수는 그 흐름으로 더 잘될 수도 있어요.”
추신수가 속한 레인저스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벌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선 2연승 후 3연패 하며 리그 챔피언십 진출에 실패했다.
―포스트 시즌에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안타깝죠. 많이 안타깝고. 어떻게 보면 그 정도 했던 것도 선수들에게 박수 쳐 주고 싶고. 누구 하나 텍사스가 플레이오프 나갈 거라고 예상 안 했죠. (투수) 다르빗슈도 없었고, 불펜도 불안했고. 그런 생각들을 뒤집어 버린 거니까 너무 기분 좋았고. 저희가 처음부터 1등을 해서 (포스트시즌) 간 게 아니고 꼴등부터 차근차근 갔기 때문에 우승이 보람 있었어요. 자부심도 느끼죠. (디비전시리즈에서)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 토론토가 저희보다 조금 나은 부분이 있었나 봐요.”
―이젠 추 선수가 동료 선수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할 위치가 됐습니다.
“선수들에게 말로 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쉬워요. 제가 우리 애들한테도 ‘자고 일어나면 이불 정리 너희가 해라’고 말은 하지만 제가 잠자리를 정리하는 걸 보여주는 게 애들이 빨리 배우게 하는 방법이죠. 선수들도 제가 하면 따라 해요. 그리고 나서 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게 제일 가슴에 꽂히는 거지. 저는 안 하면서 그런 이야기 하면 안 되죠. 제가 운동 열심히 안 하고 선수들한테 ‘너는 지금 안 되고 있는데 왜 가서 운동 더 안 하느냐’ 말만 하면 안 됩니다.”
―추 선수도 다른 선수를 보고 배웠던 시절이 있었겠죠.
“제가 클리블랜드에서 처음 풀타임을 뛰었는데, (그래디) 사이즈모어랑 친했습니다. 사이즈모어가 제 롤모델이었어요. 이 선수는 야구도 잘하면서 인성도 좋고, 잘하든 못하든 클럽하우스에서 행동하는 건 항상 똑같고, 상대를 존중하고 그런 걸 보고 나도 ‘저런 선수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젠 다른 선수들이 저를 보고 배우는 거죠.”
한때 한국에선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고 미국행을 선택하는 선수가 많았다. 요즘엔 국내 프로 무대에서 7년 이상 경험을 쌓고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대세이다. <③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