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태권도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태권도 첫 금메달을 땄다.
태국의 파니팍 웡파타나낏이 여자 49kg급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울루그베크 라시토프가 남자 68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 시간) 이 소식들을 전하면서 태권도가
메달 획득이 어려웠던 스포츠 약소국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는 12개국 이상 국가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 코트디부아르와 요르단은 국가 최초이자
유일한 금메달을 태권도에서 땄다.
▷태국의 태권도 첫 금메달은 한국 사범들이 1960년대 중후반
동남아시아 태권도 보급에 나선 지 50여 년 만에 일군 성과다.
웡파타나낏을 조련한 최영석 감독은 2002년부터 20년째
태국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태권도 강국으로 키우고 있다.
태국은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4회 연속 태권도에서 5개의 메달(은 2, 동 3)을 획득한 뒤 이번에
금메달까지 땄다.
▷올림픽 금메달의 효과는 크다.
공식 국가대항전인 올림픽에서 국기를 달고 최정상에 서는 순간
웡파타나낏은 물론 태국 국민은 엄청난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리우에서 동메달에 그쳤던 웡파타나낏은 명실상부한 태국 최고 스타가 됐다.
최 감독까지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다.
태국 현지 언론들은 역사적인 금메달을 획득하게 해준 최 감독이
계속 태국을 지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의 튀니지 코트디부아르 니제르,
아시아의 태국 우즈베키스탄 요르단 네팔 등 스포츠 약소국들은
한국 사범들을 영입해 태권도를 국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성과도 계속 나온다. 이번 대회에서 튀니지의 무함마드 칼릴 젠두비가
남자 58kg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역대 두 번째 태권도 메달이다.
▷현재 210개국이 세계태권도연맹(WT)에 가입했다.
태권도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포츠다.
실력도 평준화되고 있다.
매 대회 돌풍을 일으키는 국가가 나오고 있고 이번에도
태국 우즈베키스탄 크로아티아 등이 새롭게 부상했다.
역으로 한국의 금메달 수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일부에선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이 흔들린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걱정해야 할 건 이뿐만이 아니다.
전자호구를 도입한 뒤 파워 넘치는 플레이보다는 센서를 터치하는
잔기술로 점수 따기에만 몰두하는 경기 방식이 태권도의 인기를
위협하고 있다.
박진감이 떨어져 팬들이 점점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선수들을 많이 키워 경기력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태권도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종주국의 중요한 임무다.
양종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