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대학교 때는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고등학생 법우들과 함께 수련대회를 다닌 기억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있어, 수련대회의 재미는 발우 공양에 있습니다. 사뭇 낯선 광경에 당황하는 이들이 꽤나 많습니다.
수련대회를 끝내며 설문조사를 하면, 가장 하기 싫은 것에 발우 공양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학생들에게 왜 싫은가를 물어 보았습니다. 한마디로 ‘더럽다’는 것입니다. 음식 찌꺼기를, 김치를 휘휘 둘러 숭늉으로 씻고는, 다시 마시는 것에 대해 더럽다고 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몸 안으로 들어가면 다 똑같은 음식일 뿐입니다. 그러나 밥상을 차려 놓고 밥을 먹고 나서 김치를 먹고, 그리고 숭늉을 마시면 깨끗하고, 이것을 발우에 놓고 함께 먹으면 더럽다는 것입니다. 다만, 시간적으로 선후가 정해지면 깨끗하고, 함께 먹으면 더럽다는 것은 우리의 분별심이지, 실제로 더럽고 깨끗한 것은 아닌 것입니다.
학생들 중에도 물론 발우 공양에 대해 부담이 없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몇 번씩 해 본 이들입니다. 이 학생들은 몇 번 직접 해 보았고, 실제로 더럽다는 마음이 잘못된 것임을 알기에 맘 편히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마음을 바꾸면 더럽다는 그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이 무언가를 판단할 때 이것과 저것을 비교하는 상대적인 분별심이 있기에, 더럽고 깨끗하다는 분별도 있는 것입니다. 더럽다고 했을 때 그것은 상대적으로 다른 것에 비해서 더러운 것이고, 깨끗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 자체로 더럽거나 깨끗하다고 정해진 것은 어디에도 없는 것입니다. 다 마음이 만들어내는 환상일 뿐이지요.
글쓴이: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