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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6(토)
강/ 구상 (구상준:1919년 ~ 2004년 5월 11일)
강은
과거에 이어져 있으면서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강은
오늘에 살면서
미래를 산다
강은
헤아릴 수 없은 集合(집합)이면서
單一(단일)과 平等(평등)을 유지한다
강은
스스로를 거울같이 비워서
모든 것의 제모습을 비춘다.
강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한다
강은
그 어떤 폭력이나 굴욕에도
無抵抗(무저항)으로 임하지만
결코 자기를 잃지 않는다.
강은
뭇 생명에게 무조건 베풀고
아에 갚음을 바라지 않는다
강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다스려서
어떤 拘束(구속)에도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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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9(일)
양서면 두물머리
두물경으로 가는 길
북한강
강/ 오규원 (1941-2007)
강은 언제나
앞과 뒤
그리고
옆을 둘러보며
천천히
흘러간다.
천천히 가다가
산이 좋고
물이 좋은
곳을 만나면
집과 집이
서로 정답게 껴안은
마을을
옹기종기
매달아 놓고
들이 시원하고
바람이 시원한
곳을 만나면
곡식과 채소가
다투어 자라는
논밭을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만들어 놓고
심심한 아이들이
뒹굴고 놀
넓은 모래밭을
펼쳐 놓고
염소와 송아지가
풀을 뜯고 쉴
풀밭도
펼쳐 놓고
강은
어두운 밤이 되더라도
달이나 별이 찾아와
목욕할 수 있도록
언제나
다니는 그 길로
꼬박꼬박
그리고 천천히
흘러간다.
*********************
2017.04.01(토)
양평, 추모공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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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공원엔 비 내린 흔적이 남았고
봄꽃이 피기엔 아직 멀었다.
2주 후에 벚꽃을 이곳에서 볼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하며 용문역으로 가는 차량에 오른다.
용문역 하늘 위에 좁게 자리한 푸른 하늘은 20여 분
후, 양수역에서 내려 두물머리 방향으로 걸을 때까지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 한다. 꽃을 보고 산과 하늘을
담은 듯한 강가를 느릿하게 걷다가 연꽃으로 잘
알려진 새미원 앞쪽을 지나서 도로표지판에 적힌
소나기마을로 고개를 돌릴 때 하늘빛은 검게 변하며
소낙비가 곧 내릴 기세다.
두물머리로 가는 좁은 흙길을 들어서자 조금씩 비가
내리고 우산을 준비하지 않았던 사람들 몇몇은
벌써 뛰기 시작한다. 곧이어 우두둑 소리를 내며 작
은 우박이 땅 위에 떨어진다. 갑작스럽게 몇 분 쏟아진
우박은 첫선을 보이며 고개 내민 벚꽃을 두들기고
제대로 맞은 듯한 꽃잎들이 졸지에 낙화 한다.
두물머리로 향하는 흙길 강가엔 벚나무가 몇 그루에
불과하지만 그 사이엔 개나리꽃도 필 거고 꽤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도 볼 수 있다. 수풀이 적은 물가에서
퍼드득 하는 소리가 나길래 그쪽을 살피자 꾸중물이
잠시 파문을 일으켰고 고기 한 마리 등지느러미를
보이며 점점 멀어진다.
새미원에서 나오는 사람은 많고 입장하는 수는 적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양수대교 아래에선 수중에 우산
없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모여 있고 가져온 음식을
꺼내 먹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다시 갠 하늘 아래
두물머리를 대표하는 큰 느티나무가 잎 떨군 자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고 여름에 연꽃으로 가득할
연못엔 새싹들이 물 위로 조금씩 고개를 내민다.
느티나무 아래에 도착해선 손에 든 우산에 남은
물기를 툭툭 털며 남한강의 상류 쪽을 바라본다.
하류 쪽은 북한강의 물도 합류했기에 강폭이 넓고
물도 넉넉해 보인다. 이곳에 올 때면 살피듯이
들여다보는 물속엔 길게 생긴 물고기들의 동작에
여유가 있다. 상수원보호 구역이라 여기선 낚시가
금지 되어 있음을 마치 아는 듯이 사람들의 눈길과
소음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작년 4월말~5월초쯤 보았던 가마우지는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해녀처럼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모습을 그때 봤지만 입에 무엇을 물고 나오는 건
한 번도 본 적 없다.
나룻터가 있었던 이곳에서 뱃사공이 떠났을 때 주인
잃은 나룻배는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없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건 아마도 강과 산 그리고 그만큼
오래된 느티나무 외에 그 무엇이 남았으랴~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짓던 풍류객이 사라진 이곳엔
먹과 붓 대신 사진 찍기에 바쁜 상춘객이 머문다.
두물경으로 가면서 바라보는 운길산 위의 구름은
약간 어두워 보인다. 두물경 이라고 쓴 돌을 배경 삼아
사진 찍던 사람들이 다시 내리는 비를 피해 서둘러
왔던 방향으로 대부분 흩어져 돌아갈 때 난, 바닥에
새겨진 지도와 글을 대충 읽는다. 언제 내렸냐는 듯
그친 비는 혼자 걸을 기회를 가져다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물경이 있는 곳까지만 왔다가 되돌아간다.
양수대교 아래쯤 왔을 때 보슬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
하고 다리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며 먼 듯 가까운
운길산에 자리잡은 수종사를 바라본다.
날씨도 맑지 않은데 높은 봉우리의 칠 내지 팔부능선
에 수종사가 있음을 여기서도 알 수 있는 건 아마도
작년 한여름에 땀 뻘뻘 흘리며 그곳까지 갔다 온 적
있기 때문이리라. 잠깐 내리던 비 그치며 푸른 하늘이
조금 더 넓게 펼쳐진다.
남양주시 조안리와 양평군 양수리를 잇는 양수교가
점점 크게 다가온다. 강가의 버드나무엔 잎이 돋아나
나뭇가지가 아래쪽으로 축축 늘어져 있다. 달빛 희미
한 밤에 보면 두려움을 느끼게 하기에 부족함 없는
바로 그 모습이다. 헝클어진 머리를 연상하게 만들어
귀신처럼 보일 수도 있단 걸 경험한 사람 꽤 있으리라.
비바람 몰아치는 어느날 밤길에 과거시험 치르러 한양
으로 향하던 선비에게도 공포감을 느끼게 했을 듯한
버드나무는 그때도 이 강가를 지키고 있었으리라
갈대숲에 머물던 물오리 한 마리가 발소리를 들은
건지 내 모습을 뒤늦게 알아챈 건지 푸드득 큰 소리를
내며 날아오른다. 내가 너 때문에 더 놀란 새가슴 된다
양수교 다리 아래 벤치에 앉아 팩음료를 마시며 철교
위를 지나가는 열차를 보니 장난감 같은 느낌이 든다.
철교 쪽으로 발길을 옮긴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비가
내린다. 오늘 우산을 폈다가 접었다를 짧은 시간 동안
여러번 하게 된다. 변덕스런 봄날씨의 표본을 오늘
채집한 듯한 기분을 안고 옛 철교로 올라서니 자전거
타던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단선 철로가 깔렸던 곳을 자전거와 사람이 같이 이용
하기엔 폭이 좁다 란 생각을 하며 다리 위를 걸으며
좌우로 펼쳐진 비 온 날의 풍경화를 조심스럽게 감상
하는 건, 자전거를 능숙한 폼으로 타는 사람과 왠지
초보 수준에서 겨우 벗어난 듯한 사람이 교차하는
순간이 위험해 보이는 걸 목격 했기 때문이다.
여기선 절대감속을 강요하는 바닥글씨라도 써 놨음
한다. 노파심 이려나~
운길산 쪽으로 달리는 열차가 옆을 스치며 지나가고
나는 더딘 걸음으로 남양주로 건너가고 있다. 흐린
하늘을 보며 철교를 건너자 자전거길은 좌우로 나누어
지는데, 좌측으로 가면 팔당 쪽이고 우측으로 내려
서면 북한강 상류 쪽으로 갈 수 있다. 운길산역과
물의 정원 은 여기서 비교적 가까이에 있다
물의 정원은 한 번 들른 적 있지만 그곳으로 발길을
향한다. 지난 겨울 풍경과 다르게 물 오른 나뭇가지가
푸른 색을 띠고 있고 쑥을 캐는 사람들도 곳곳에 포진
하고 있다. 물가로 최대한 붙어서서 걸으며 사람들의
움직임도 슬며시 바라본다.
쑥과 냉이는 생명력이 왕성한 식물임이 분명한 건
많은 사람들이 밟고 다닌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봄이 오면 땅 위로 잎을 내밀며 여전히 살아있음을
알린다. 땅 곳곳이 작게 파헤쳐져 있고 뒤늦게 온
사람들도 보이는 대로 쑥을 캐고 쑥쑥 뽑고 있다.
질갱이란 식물도 이름처럼 아주 질긴 생명력을 지녔
음을 익히 알고 있지만 유심히 살피지 않아서인지
이곳에선 볼 수 없다. 좀더 따뜻할 때 싹 틔우는 건가.
내가 시골 살 때 논밭길에서 자주 밟혔는데 그건
사람들이 안 먹는 걸로 알고 있음이요 ㅎㅎ
온갖 새싹들이 들에서부터 선을 보이고 있으니 산으로
확산 되는 건 시간의 문제 이겠지만 어떤 게 먹을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니깐 혹시라도 산 가까이로
간다면 진달래 꽃잎이나 몇 개 따먹어야 겠다. 10년
후쯤엔 산속 생활 좀 하고픈데 어느 정도의 경험과
지혜가 있어야 만 가능하리라
식용 버섯과 독버섯은 구분할 수 있어야 병원응급실
로 실려가는 난처한 상황은 겪지 않으리라 ㅎ
산속 생활이 재미 없을 때, 대나무 낚싯대 하나 들고
만만해 보이는 냇가로 가서 피라미와 꺽지를 낚았음
하는데 아마도 어렵진 않으리란 생각을 굳힌다.
산에서 산삼 캘만한 복은 누리지 못해도 더덕 몇 뿌리
캐서 구워서 먹고 그중에 모양 좋고 튼실한 건 술 담아
두었다가 날 찾는 이 있으면 함께 마실 정도의 낭만은
있어야 겠지. 운 좋게 머루와 다래나무가 주변에 좀
있다면 금상첨화 겠지만 이 역시 과욕이리라
자연에 묻혀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의식주에
대한 욕심부터 줄이는 게 급선무이리라. 그
렇지 않다면 분명 견디기 힘들 것이다. 의식주를
어떻게 최소화 시킬 수 있는가~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봐야 겠다.
물론 실천궁행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겠지만...
운길산에 오전 내내 머물던 잿빛구름도 조금씩
물러나고 조금씩 푸른 하늘이 드러나자 물의 공원
곳곳이 본색을 좀더 환하게 보여준다.
오전엔 비가 내리다 그쳤다 를 반복한 이유도 있지만
두물머리란 곳은 몇 번 왔던 곳이며 또한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나 혼자 바쁘게 움직이는 것도 어울리지
않을 거란 생각에 산책하듯이 걸었던 관계로 북한강
철교를 넘어 물의 정원, 이곳까지 왔을 때 시간은
두 시에 가깝다.
하늘의 구름을 수시로 올려다보며 산세도 살피며
최대한 시선을 먼 곳에 두다가 강 건너편 차량 움직
임을 무심히 바라보기도 한다. 어디로들 가는가~
물가로 다가가 물속에 움직이는 게 있는가를 살피지만
하루살이들이 훼방이라도 놓을 기세로 눈앞에서
설친다. 수면에 닿을 듯 드러누운 나뭇가지에도 푸른
잎이 돋아나니 어느새 봄은 온 거다. 나뭇잎 무성하여
자칫 큰 가지라도 찢어지면 그대로 수장될 처지라지만
지금껏 건디어 왔듯이 강물을 베개로 삼아 아마도
오래도록 잘 성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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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더위라 할만큼 강한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양수역 앞은 자전거를 세워 두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과 오가는 사람들이 꽤 많다. 동일한 상의를
입은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자, 방향을 알려주는
안내원이 배치된 걸로 봤을 때, 이 주변에서 걷기
행사가 있는 것 같다. 난, 양수역 주차장 옆쪽의 길로
접어들어 두물머리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연잎들은 이미 갈색으로 물들고 나무 울타리에
기댄 채 핀 장미가 유난히 붉다.
은행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들
곁에서 나 역시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신양평대교 아래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건너편 새미원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니 오늘 무슨 행사가 열리고 있는 듯하다.
남한강이 본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 초봄 상류를 향해 부는 강풍에 강물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역류하는 듯한 진풍경을 선사
했지만 지금은 가을볕 아래 그저 평화롭다
지난주 노량진 횟집에서 만났던 친구가 했던 말을
떠올리게 된다. 태어나 자란 곳이 남양주 였고
아버지는 어부 였는데 팔당댐이 생기면서 동네는
수몰 되고 팔당 상류의 여주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물고기 잡는 일을 했었단다. 팔당댐 하류 협곡이
있는 곳에 지금은 아주 귀한 생선인 민물장어와
쏘가리가 많이 잡혔다고 한다..
오래전 강은 강가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터전 이었고
주요 길목마다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나룻배와
근처엔 주막도 있었으리라~ 먼 길 걸어온 나그네는
고단한 몸을 누일 수 있는 여숙을 찾았을 것이다
막걸리 한 주전자 내어오라 하면 뭇 사내들 침 흘리게
할만한 미모는 아니지만 아마도 향단이 닮은 듯한
주모는 눈웃음 흘리며 반겼을 것이다.
저 강물을 200년 전쯤로 되돌린 곳의 풍경과 사람들
살던 모습이 문득 궁금하여라~ 누구는 저 강을
풍요롭게 여겼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꽃 핀
사랑을 삼켜버린 애증의 강이라고 말하리라~
두물머리를 상징하는 느티나무가 강가의 풍경을
가득 채우고 그 주변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 모습이
멀리서도 보인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연령층이
다양하다. 친구나 연인 혹은 부부 또는 가족이거나
친목단체로 보여진다. 이런 곳을 혼자 다니기가
불편한 느낌을 받는 건 나 아닌, 저 사람도 마찬가지의
심정인가. 휴대폰으로 몇 차례 사진을 찍고서 바삐
걸음을 옮기는 여자의 모습이 약간 긴장된 표정이다
낚시바늘에 걸린 적 없는 듯한 길다란 물고기들이
사람들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물 가장자리로 와서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이곳은 팔당호 낚시 금지구역
에 속하기에 사람들로부터 안전한 곳이란 걸 알고
있는 듯하다. 등이 시커먼 물고기들이 여유롭다.
추색으로 물든 느티나무는 여러 사람들의 카메라가
집중된다. 배경이 맘을 유혹하기 때문이리라~
많은 사람들이 느티나무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의
카페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듯싶다. 나도 냉커피
한잔을 마시며 오가는 사람들을 무심결에 바라본다
14시쯤 분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수 되는 두물머리
끝자락으로 향할 때 왠지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사람들로부터 멀어질수록 자연에 가까이 다가설
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건 사람과 소음에서 벗어나
가을의 정취를 좀더 느긋한 맘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리라~ 두물경이라 쓴 바윗돌 앞뒤에 몇 사람이
머물고 있다. 뒤쪽으로 걸음을 옮겨 볼까 하는 맘도
있지만 그들에겐 내가 불편한 존재로 느껴지리라~
소나무 그늘 있는 곳으로 가서 쉬며 바라보는 강 너머
산등성이가 마치 하나로 연결된 듯하다.
두물머리의 서북쪽으로 북한강이 흐르고 울긋불긋
물들고 있는 운길산 산봉우리 아래쪽으로 수종사
절터가 흐릿하게 눈에 들어온다. 작년 7월 하순
바람 한 점 없는 골짜기를 따라 힘들게 오르던 곳을
생각하게 된다. 오늘 같이 날씨 좋은 날 저곳에서
내려다보는 이곳 풍경은 분명 아름다울 테지..
환경생태공원의 길을 걷노라면 하늘색 둥근 아치가
조금은 멋스러운 양수대교를 저절로 보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북한강철교 위를 통과하는 기차가
눈에 들어온다.
양수대교와 북한강철교가 있는 중간쯤에 도착하여
번갈아 대교와 철교를 바라본다. 언젠가 언급했듯이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건 다리다
강을 가로질러 놓인 다리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며 느끼게 되는 생각이란 때론 현실적이지
않은 낭만적 감성으로 채워진다.
몇 해 전 걸었던 남쪽 바다의 창선.삼천포대교를
떠올리며 언제 또 걸을 수 있을까를 막연히 생각한다
눈앞에 바짝 다가온 녹슨 철교 위로 자전거가 지나
간다. 난, 나무계단을 올라 철교 위에 선다.
철교의 왼편 보도를 걸으며 팔당역 방면으로 갈지,
물의정원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 미리
생각해 본다. 한층 가까워진 운길산 산등성이를
남서쪽으로 기운 해가 비추고 있다.
철교가 끝나는 지점에서 이정표를 보며 귀가 하기에
편한 길을 걷기로 한다. 여기서 팔당댐까지의 거리는
10km다. 더위를 핑계로 이제껏 느릿하게 걸었으니
이젠 좀더 빠르게 걷게 되리라
현재 시간은 14:20분이고 시속 5km 속보로16:20
분까지 팔당역까지 도착하고자 한다
풍경만 눈속에 넣으며 걸으려 해도 보행로가
좁아서 자전거로 오가는 사람들과 얼굴도 가끔
마주치게 된다.
능내역 앞을 작년부터 오늘까지 3번 지나가게 되는데
늘 사람들로 붐빈다. 근처까지 승용차 진입이 용이
하고 자전거 대여소까지 있으며 무엇보다 술과 차를
마실 수 있는 음식점이 많아서 선호하는 곳이리라~
음식점 바깥에도 술 마시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여기서 팔당역까지 5.8km 남았으니 가까운 곳에
있는 가게 자판기에서 음료라도 뽑아 마셔야 겠다.
포카리스웨트를 뽑아 들고 나무의자에 걸터앉는다
언젠가 경북 봉화 출신의 사내와 활달한 성격의
58년 개띠 여자와 내가 이 자리에 함께 있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어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 두 사람은 자전거로 움직
이는 사람들이라 다시 만날 수 있는 확율은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다시 만나게 된다면 또다른 즐거움
아닌가. 어느 운치 좋은 곳을 혼자 걸으며 옆에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에 빠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 내가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새 팔당댐이 눈에 들어오고 봉안터널을 지나서
팔당댐 뒤쪽을 바라본다. 조금씩 방류된 물이 깊은
골짜기 사이를 흐르고 있다. 강물 건너편은 검단산
이고 이쪽은 예봉산 자락이다~
6번 도로가 지나가는 교각 아래에 자리잡은 간이
음식점 앞에 4시쯤 도착한다. 여기서 팔당역까지는
1km 남짓이다. 도토리묵을 안주로 막걸리를
마신 후 팔당역을 향해 걷는다
어느새 서쪽으로 기운 해가 산을 넘으며 강물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2017년 10월의 마지막 주말이 붉게 물든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오늘을 또 언젠가 회상하게 되리라
잊혀진 계절/이용 (KBS 82'가요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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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물머리 또 다녀왔구만..
양수리의 추억이 있는 나라서..
나도 따라쟁이 해야 겠다..
굿모닝
사진 글..고마와.....
양평, 추모공원 다녀올 때 가끔 들르는 곳이
두물머리라네. 물론 연꽃 필 때엔 바로 옆에
있는 새미원도 구경키도 하지용 ㅎ그리미
님의 양수리 추억은 뭐당가? ㅎ추측컨대
아마도 토요걷기를 통해 정든 님 아닐까
싶소. 그렇다고 백마 탄 왕자라는 싱그운 말
들으려 하는 건 아니니깐 굳이 답하지 않아도 된다넹~ㅋ 게시판지기로 맹활약타
보니 혹여 피곤이 누적된 경우라면 부담감
가질 필요없이 지금처럼 적절히 즐기시며
새로이 펼쳐질 앞날을 도모하셔라~ 하기
싫을 땐 억지로 하려 하지 마셔라 그리하면
쉽게 지칠 테니깐. ㅎ그리미 님. 경자년을 안식년 삼아 심신 재충전의 시기로 삼으시기
바람당^ 편한 밤 보내셔라 오키^ ㅋㅋ
두물머리와 세미원의 모습을
여름풍경과 겨울풍경을 함께
올려주니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글도 시도 너무나 멋지다
글을 읽으면서 직접 현장에
다녀온듯 생생하게 그려진다
회자정리 친구님
두루두루 고맙고
수고 많았다
회자정리 친구는 사근사근
설명도 자세하고
차분하게 잘 한다
멋져 멋져~~^^
일부 수정된 내용이라 외려 문맥이 자연스럽지 않은 경우가 눈에 자주 띌텐데 ㅎㅎ
이를 두고 꿈보다 해몽이 좋다! ㅣ내가 나름대로 사람들의 심리분석을 즐기는 편인데 봄비
대장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알 듯 모를 듯.ㅋ
내가 마치 궁예라도 되는 양 관심법을 동원
하는 순간 나의 단견이 속수무책으로 노출
될 듯하여 자중함이어라 ㅎㅎ어쨌건 어리바리한 회자에게 일관성 있게 관심과 호의를 보여주었음에 봄비사랑 님께 매우 감사하다란
말씀을 전하오 ㅎ 겨울답지 않게 이제껏 포근했던 날씨도 알게 모르게 추워질 태세이니
피로 쌓이지 않도록 건강 관리 잘 하시기 바랍
니다^÷^
건 글코 누가 조회수 잔뜩 올려논겨?
댓글로 자수혀^ㅋ ㅣ 벗님들 낼도 좋은 날
되시기 바람당^^
두물머리...모처럼 보니 정겹습니다...
먼 어떤 낯선 곳을 여행할 때면, 언제부턴가
이곳을 또 언제 올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되어 시간적 여유가 될 때면 보다 더 자세히
더 멀리 보고자 하는 사소한 욕심을 갖는다넹
ㅎㅎ폰으로 사진을 수시로 찍는 이유 중엔
먼 훗날 사진만 봐도 그때의 기억을 좀더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편리함이어라~ㅣ나의
부주의로 오래전 사진들을 거의 잃었기에
지금와서 되레 아쉬움도 느끼게 된다는 거지.
나와 달리 기현이 친구는 사진 잘 보관해 온
거 같소.ㅋ개인적 유물이요 유산이니 소중히
잘 관리하셔라~ 사람들은 때론 과거를 추억
하고 싶어 한단 거지용^ㅣ난, 아마도 주검
직전에 모든 내 추억과 사진들을 불사르게
되리라ㅡ과연 될깡~ ㅎ
회자정리 친구,
사진과 글.
대단~~^^
하늘구름 벗이여
정모 때 볼 수 있길 희망^*^
조회수대박이다 정말
나처럼 끈기부족으로
읽다가보다가 까먹은겨 댓글을 ㅋ
대단하다 사진 글 나두2주전찐한친구셋이서인생샷찍으러갔었는데 그래서
대충봤다고솔직 크크
정모에보면 쇠주한잔 짠하자
회자정리친구야~~
드뎌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목단이 꽃님
오셨습니당~ ㅋㅋ 십벌지목 자세론 턱도
엄꼬~ 백벌지목의 인내와 끈기로 회자가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낭 ㅎㅎㅣ찐한
친구가 누구야용^고향 친구인가 보죠.
인생샷? ㅎㅎ 즐거운 시간 갖으셨다면
된 거지용 ㅣ그래요~ 정모 뒤에 목단꽃 님
노래 한곡 듣길 희망합니다요/ 모처럼 불금
되셔라^ㅋ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람당^÷^
어~ 저 사진은 두물머리 느티나무. 언제
갔다 오셨지용..
두물머리 양평쪽엔
딸이 결혼하기 전에
딸이 좋아하는
웨이크보드와 수상스키 타러 갈적에
함께 구경 가던 곳이었는데~
이렇게 보니 그때가 새삼 떠오르네요ㅎ
서림 님. 그땐 따님과 함께하셨고~~
올해부턴 벗들과 함께하셔라 ㅎ
회자도 낑가주면 좋겠는데, 여태껏 한번도
오라고 하질 않더라 ㅋㅋ 이번 정모 때 옆집
친구랑 왔으면 좋으련만 ㅣ목단꽃 님 정모
참석 댓글 내용으로 짐작컨대 참석 못할
불가피함이 있으신가 봅니당~ㅣ늦지 않은
어느날 한번 볼 수 있길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