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4절기중에 22번째 절기인 ‘동지’입니다.
새해의 기운이 시작되는 동짓날...
팥죽 드시고 모든 액운 물리치고 상서로운 대망의 무술년(2018년)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애동지날 팥죽을 쑤지 말라는 것은 잘못된 속설!
《조성제의 팥죽이야기》
● 애동지와 팥죽
옛날 공공씨라는 사람이 재주 없는 말썽꾸러기 아들을 하나 두었는데, 그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귀가 되었다.
그 후 동짓날만 되면 이 역귀가 나타나 사람들을 괴롭히므로, 아들이 생전에 두려워했던 팥죽을 쑤어 역귀를 물리치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형초세시기>에 기록되어 있다.
이것을 홍석모가 <동국세시기>에 인용됨으로써 민가에 널리 퍼졌다.
이 설화를 바탕으로 음력 11월 초순에 드는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면 안 된다고 하여 팥죽 대신 시루떡을 하였다.
동짓날 팥죽을 쑤는 이유는 역귀가 된 공공씨의 아들을 물리치기 위함인데, 애동지에 팥죽을 쑤면 역귀가 된 공공씨의 아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보호하는 삼신까지 물리쳐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설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형초세시기>에는 애동지에 대한 기록이 없다. 또 팥죽을 쑤었다고 역귀도 아닌 삼신을 물리쳐 아이들이 다칠 수 있다는 논리도 맞지가 않는다.
우리민족은 옛날부터 아기가 태어나서 10살까지 아이의 생명과 안전, 우환 등 모든 것을 삼신할머니가 관장한다고 믿어 왔다.
삼신은 우주를 창조하고 만물을 만드신 하나님으로 인간의 탄생을 관장하시는 우리 민족 최고의 신이다.
이러한 삼신이 팥죽의 붉은 기운을 무서워하는 하찮은 잡귀와 같이 취급하여 아이가 있는 집은 애동지 때 팥죽을 쑤면 아이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말은 민족의 정체성을 상실한 조선시대의 과오가 아닌가 한다.
<무천문화연구소>
동짓날과 팥죽
●동짓날은 태양이 부활하는 날
동짓날은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추분을 지나면서 밤의 길이가 길어져 음의 기운이 가장 센 날로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그래서 이날을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 한다.
중국 주나라시절에는 동짓날이 생명력과 광명이 부활한다고 생각하여 동지를 설로 삼았다.
당나라 역법서曆法書인 선명력宣明曆에도 동지를 역曆의 시작으로 보았다.
『역경易經』에도 복괘復卦에 해당하는 11월을 자월(子)이라 해서 동짓날을 일 년의 시작으로 삼았다.
우리나라는 신라에 이어 고려시대에도 당唐의 선명력을 그대로 썼으며, 충선왕 원년(1309)에 와서 원元의 수시력授時曆으로 바뀔 때까지 선명력을 사용하였다.
동지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 음陰이 가장 센 날이지만 동짓날이 지나면 밤의 길이가 짧아지고 낮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진다.
이 말은 음의 기운이 약해지고 양陽의 기운이 강해진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날을 아세亞歲라고 하여 관상감에서 달력을 만들어 임금님에게 진상을 하면 임금님은 달력에 황장력과 청장력으로 구분하여 신하에게 나누어 주었다.
지난 2012년 12월 21일 동짓날이 세상의 종말이라 떠든 것은 마야력대주기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었다.
동지를 기점으로 태양은 남반구 남십자성에 3일을 머물다가 25일 다시 북쪽으로 이동하므로 북반구에서는 태양의 부활로 보았다.
<삼국유사> 연오랑 세오녀 편을 보면 신라 8대 임금 아달라 왕이 태양과 달이 빛을 잃게 되어 도기야都祈野라는 곳에서 세오녀가 짜준 명주를 들고 해를 맞이하여 태양의 정기를 회복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 날이 25일 아닌가 한다.
태양이 남십자성에 3일을 머물다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기독교에서는 예수가 3일 만에 부활한 것으로 묘사되었으며, 실지로 북반구로 태양이 이동하는 25일이 예수탄생일인 크리스마스가 되었다.
로마에서는 이 날이 바로 <새턴네리아>라고 불리는 토속종교, 즉 미트라교에서 태양탄생을 축하는 날이다. 이 날은 의로운 태양이 다시 탄생하는 날로 여겨 일 년 농사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농경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풍년을 자축하는 대규모 축제를 벌였다.
동짓날은 팥죽을 쑤는데, 팥죽 속에 들어가는 새알심을 나이보다 하나 더 많이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였다.
이 새알은 바로 봉황인 염제신농의 알로 신농의 후손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새알은 우리가 무심코 말하는 ‘부랄’ 즉 불알이다.
염제신농은 불의 신으로 태양을 상징하므로, 즉 새알심은 태양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재 나이보다 새알심을 하나 더 먹어야 나이가 한 살 더 먹게 되는 것이다.
동지가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라 하고, 중순에 들면 ‘중동지’라고 한다.
20일이 지나서 동지가 들면 ‘노동지’라고 한다.
동짓날에 붉은 팥죽을 쑤어 고사를 지내고 문과 벽에 뿌리며 상서롭지 못한 기운을 물리치며 복을 기원하였다.
이것은 팥의 붉은 색이 바로 치우천왕의 기운을 나타내며, 치우천왕의 기운이 붉은 색으로 나타나 나쁜 기운과 역귀를 물리치는 벽사의 힘을 지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기독교 ‘출애굽기’에 보면 히브리인들이 어린 양을 잡아 문설주에 바름으로써 신의 노여움을 피해 갈 수 있었지만 이집트인들은 그 말을 따르지 않음으로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의 몸에서 처음 태어난 생명들은 모두 죽는 신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문설주에 어린 양의 피를 바르는 것이 바로 우리가 팥죽을 문설주나 벽, 기둥 등에 뿌리는 것으로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동지가 지나면 새해의 기운이 들어온다고 하니 무술년 새해에는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 모든 일을 이루시길 기원한다.
<무천문화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