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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세훈, 정은민, 박승현. 이 셋 고등학생이 펼쳐나가는
풋풋한 고등학생 사랑이야기. 미로를 찾는 순간 - 사랑은 또 다시
시작됩니다.
새싹소설② : S C R E E N
- 최은서, 하성준, 사이토 히데키. 일본 도쿄 우즈사키 유메 영화제
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들의 영화같은 사랑.
단편소설방 :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But … .
- 이 글 역시 사람에 관련된 단편이였지만 즉석이 아니였기에 (걸리는 점)
다른 글로 신청하는 바입니다.
(ZERO는 동시연재 이고요. 모두 10편 이하에 연재 글들입니다. 비록 짧지만,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 힘쓰고 공들인 글들이거든요. 예외에 희망 한가닥을
걸어보는 바입니다 ^ㅇ^)
#. S T A R
(Subtitle :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 _ )
'널 믿었넌 내가 잘못이냐?'
'됬어. 이런 년이랑 상대해 줄 가치도 없어. 다 이런 식이지.'
'비록 우리가 문제아였어도,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침뱉어도..
우린 함께일줄 알았다, 박유경. 그럴줄 알았다. '
'너도 결국 날라리라고 손가락질 하는게 그렇게 싫었냐? 지금 와서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해?'
그 여자의 입에서 뱉어낸 침이 그녀의 발 끝 아래 떨어짐과 동시에 그 여자의
눈물 한 방울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투명한 눈물 속 뒤섞여 있던 모든 추억
이 이젠 더이상 그녀에겐 남아있지 않았다. 그 눈물을 마지막으로 이젠 더이상
미련 한 줌 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듯이 그 여자는 그녀라는 하나의
존재를 잊으려고 했고, 잊어버린 듯 했다.
그녀가 있었단걸 마치 몰랐다는 듯이 행동하는 그 여자. 그 여자의 어깨가
그녀의 맞은 편 어깨를 세게 치고 지나갔다. 그녀의 어깨의 고통보다는,
마음의 아픔이 더욱 더 깊숙히 전해져만 나갔다. 미안하다는 그 짧은 한 마디
조차 그녀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번져만 가는 눈물 한 방울이 그들의
슬픔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싸늘한 그 여자의 눈이 그녀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그 여자의 동공 안에 비춰진 그녀의 모습은 그 동공 속
차가움에 얼어버렸다. 그 마음이 얼어버렸다. 그 마음은 얼어 산산조각 나
또 다른 상처로 제각기 떨어지고, 그 조각들은 다시 마음에 꽂혀 투명한
액체 한 줄기를 조용히 뿜어내고 있었다.
'쟤 뭐냐?'
'그러니까. 남자가 그렇게 좋냐?'
'이젠 이런 생활 안해? 그냥 남자가 좋다고 말하지.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원.'
달력이 9월으로 넘어간지도 언 보름하고도 하루. 초가을이라고 믿기 힘든
더운 날씨가 그들의 교실을 엄습해왔다. 세 대의 선풍기는 먼지를 일으키며
퉁 - 퉁 - 그 덜컹거림이 교실의 소음을 더해주고 있었다.
서른 여덟명의 다 자라버린 고등학생들이 모인 교실
이였기에 더욱 북적였고, 학생들은 제각기 펴놓아야 할 교과서를
한 손에 쥐어들고 바람을 일으키는 작은 부채질로 조금이라도 더위를
이기려고 했지만 이마 위에 맺혀있는 땀들은 쉽게 없어지지는 않았다.
따스한 햇살이 스며드는 마지막 창문 옆 놓여진 나무 책상. 그 책상 위에는
보는 이의 입이 벌어져 경악케 할 만큼의 검정색 매직으로 써져 있는
차마 읽기 힘든 욕설들. 그리고 커터칼로 여러 차례 긁어 놓은
자국들이 가득 남아있었다. 그 자리가 바로 그녀가 앉아있는 곳이였다.
제일 눈에 띄기 힘든 자리에 앉아있는 그녀였지만,
오늘따라 - 교실의 이목은 모두 그녀를 향해 집중되어 있었다.
넌 뭐야 - 그렇다고
눈빛들이 그녀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그녀에게는 날카로운 유리가 되어
마음을 하나 둘. 이젠 흐르는 피 조차 남을 수 없이 난도질하고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 자신의 짝, 제일 친하던 친구 조차도 이제는
그녀에게 뒷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등이 말해주는 쓸쓸함과
슬픔을 알았기에,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이 교실 안에서 오늘만큼은,
아니 이제부터 그녀는 혼자라는걸 말해주고 있었다.
이제 아무도 그녀 곁에 서려고 하지 않았으니까.
드르륵 -
작은 진동이 그녀의 몸으로 전해져왔다. 교복 마이 호주머니 사이에
꽂혀있던 핸드폰으로 그녀의 눈길이 옮겨갔다. 꺼내든 흰 색 핸드폰
위에 YuKyung이라는 은색 글씨가 작게 박혀있었다. 느껴지는 촉감에
핸드폰의 뒤를 돌려보면, 스티커 사진 한 장이 그녀의 눈길을 잡아채었다.
사진 속 그녀와 그 옆 여자는 환하게 웃고있었다. 지나가던 사람의
시선을 붙잡고, 질투를 느끼게 할만큼 그들의 웃음은 지금 투명한 창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닮아있었다. 그녀의 입에서 허탈한 미소가
서서히 번져올랐다. 그 사진이 메워진 그녀의 눈은 소리없는 눈물을
흘려내고 있었다.
[유경아, 교문 앞에서 기달려 ♡ ]
도착한 문자가 핸드폰 액정을 채우고 있었다. 진원이라는 두 글자의 이름이
발신자 칸에 자그맣게 적혀있었다. 울고있는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했는 듯 그 남자의 문자는 도착했다. 그녀의 입가에 한 쪽 살짝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외 보조개가 움푹 파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을까.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 하나가
있었다는걸. 그녀의 교실 뒷문에 비스듬히 기대어 그녀를 사랑과
슬픔, 그리고 걱정. 모든 것이 묻어나는 눈빛으로 잔잔히 응시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는걸.
'유경아, 배 안고파?'
'알면서 왜 물어봐. 아까 애들이 불러서 나갔더니 점심을 하나도
못 먹었거든. 맛있는거 사줄꺼지?'
'......'
'정말 그 것 때문에 아냐! 그게 아니라 - '
'빨리 떡볶이 먹으러 가자!'
그녀의 팔목을 붙잡은 그의 손이 작은 떨림을 일으키고 있었다. 애써 모르는
척 하려던 그였지만, 그럴 수록 더욱 그의 머리 속에서 각인되어만 가는 사실이였다.
점심 시간에는 어떤 아이들이 그녀를 괴롭혔을까. 어떤 말로 그녀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기고 갔을까.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에 그는 죄책감을
떨어뜨릴 수 없었다. 그가 강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녀에겐 무엇보다 힘든 일이였고,
원하지 않았던 일일지도 모르지만 - 자신 하나의 사소한 욕심이 그녀를 이렇게 불러
왔다고 생각하는 그. 아직도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학교 학생들
보다, '일진회'에서 탈퇴했다는 등의 이유로 유경을 무자비로 밟고 사람취급조차
하지 않는 그녀의 친구였다는 사람들보다 자신이 더 원망스러운 그였기에
남 몰래 울고 있을 그녀의 눈물 한 줄기가 그의 마음에 떨어져 그 역시 울리고 있었다.
몇 주 전. 잘나간다는 강남 8학군 도서실 근처에서. 정확히 말하자면 도서실
근처 뒷골목이 그들의 인연이였다. 소히 말하는 '삥'을 뜯고있던 그녀였다.
빨간색 그녀의 자그마한 입술을 닮은 머리카락 위에 푹 눌려 씌워진 검정색
NIKE 마크가 그려진 모자와 가로등이 있는 옆 담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는 BLACK의
잘나가는 오토바이. 그 위에 걸려 한 줄기 가로등 불빛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는
약간은 찌그러진 헬멧이 그녀가 누구인지를 말 없이 대신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바닥 한 구석에 뒹굴고 있는 담배꽁초의 아직 꺼지지 않은 작은 불씨가
빛을 작게 바라고 있었다.
거센 치맛바람으로 인해 경찰들의 감시가 특히 빈번한 곳이였지만 그렇게 무
모한 도전을 할 만큼 얻는 수확은 다른 지역에 비해 확실히 남달랐다.
지갑부터 노는 물이 달랐던 학생들. 그 안에 들어있는 여러 흰 색 수표들,
꽂혀 있는 여러 사의 무수한 신용카드들. 한 번 낚아도 큰 걸 낚자라는 것.
그녀의 신조가 딱 맞아 떨어지는 장소였다.
검정색 뿔테 안경과 70년대를 연상시키는 더벅 머리,
펑퍼짐한 교복과 척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가방이 그녀의 타겟이 선생
들이 좋아한다는 '모범생'스타일이라는걸 강조시켜주고 있었다. 그 남자가
표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신발, 가방, 재킷 - 심지어는 목걸이까지
요즘 잘 나간다는 '명품'코드였기에. 사는 것 보다 보는 걸 더 좋아했던
그녀가 자주 하는 아이쇼핑 만으로도 이런건 그녀에게는 쉽기만 한 사실이였다.
하지만 왜 그녀는 잘 보지 못했을까. 그 뿔테안경 속 느껴지는 그의 눈빛을.
그가 그녀가 생각한 그런 사람은 아니였음을 말해주고 있던 그 눈빛을.
삥을 뜯으려고 하던 그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음은 물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목검을 쥐어왔다는 검도 유단자 그였기에 그녀는 급소 (명치) 를 맞고
차디 찬 콘크리트 바닥 위에 힘없이 쓰러졌다.
그 남학생과 그녀가 마주본 순간, 그는 느낄 수 있었다. 드라마에만
나오던 그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을 이제서야 믿을 수 있었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겪어봐야 안다고, 한 번 봐서는 알 수 없다고 믿고 있었던 그였
지만 그녀의 눈 속에서 그 생각은 물거품이 되어 묻혀나가고 있었다.
그녀의 반항끼가 묻은 당당한 눈이 그를 자극시켰고, 그 반항끼
속 사람을 잡아당기는 옅지만 강렬한 카리스마가 그를 중독시켰다.
그가 찾을 수 있었던 가장 큰 건. 그녀의 밤하늘의 한 전경을
훔쳐와 빼다 박은 듯한 칠흙같은 눈에 난 커다란 상처였다. 그 어두운
슬픔에, 그는 별이 되고 싶었다. 그 눈에서 찾을 수 없던 빛을
다시 켜주고 싶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읽은 그녀였는듯 그녀 역시 그 마지막 별을
놓치지 않았다. 그 별은 그녀에게 마지막 선물이였다. 마지막 기회.
그녀가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그 별 한 가닥을 잡아 그녀는
새롭게 태어났다.
하지만, 그 별을 잡기 위해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버려야만 했다.
비록 다른 사람들의 색안경 속에서 그들은 인간쓰레기, 문제아, 양아치.
이렇게 비춰지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였다고 해도, 그들이 누구든 결국
그녀에게는 손을 내밀어준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들이였다.
학교에서, 사회에서, 가족에게도 버림받은 그들이였기에 서로에게
전부가 되어왔던 그들이었다.
온몸이 피범벅이 되고도 또 다시 맞는 고통쯤은, 사람들의 따가운
분노의 눈초리는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자책과 고통의 늪으로
몰고 갔었던건 친구들의 눈 속에 파인 깊은 상처였다.
자신이 너무나도 힘들어했던 그 상처의 슬픔들이 친구들에게도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힘들었다. 그 슬픔의 상처가 그녀
라는 것만으로도.
하지만 그녀는 후회하지 않았다. 그 친구들을 사랑했던 만큼,
그 생활에서 떠나가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온 몸이 꽉 겨
보는 이를 민망하게 할 만큼 몸의 곡선이 확연히 드러나던 줄여진
교복과 귀에 걸려 있는 수많은 귀걸이. 어쩔 수 없이 밤에는 도서실
보다 어두운 밤을 낮처럼 환하게 하고 있던 요란한 네온사인의
나이트, 술집, 호프. 이런 곳에 발걸음을 먼저 옮겨야만 했던
그녀였다. 그녀의 손에서 번지던 매욱한 담배 연기만큼이나
그녀의 눈 역시 흐려지고 있었다.
단지 그라는 빛이 나를 깨워줬을 뿐이였다.
슬픈 만큼 지금은 웃을 수 있기에.
학교 성적때문에 걱정하고, 지각할까 발을 동동 굴리는, 친한 친구들과
가끔 노래방에 한 번씩 가는 그런 평범한 고등학생이 그녀의 꿈이였다면
믿을 수 있을까. 다른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쉽게 주어줬던 그 일상이
그녀에게는 꿈이였다면. 그 맘 속 깊은 곳에서 감추고만 있던, 숨어만
있던 꿈을 찾아준 그였다.
그라는 남자 옆에서 어울리는 한 여자가 되고싶었다. 그가 그의 친구들에게
웃으며 '내가 사랑하는 여자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그가 찾아준
그녀의 첫번째이자 마지막 꿈이였다.
'떡볶이 맛있어?'
'응!'
그의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왼쪽 입가의 묻은 떡볶이를 만져 지나갔다.
서로 말없이 고요한 정적 속에 그들의 눈을 응시했다. 서로의 동공 속
비춰지는 자신들의 모습을 말없이 응시하고만 있었다. 그렇게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르자, 그들의 입에서는 동시에 밤하늘 속 조용히 빛나고
있는 별빛을 닮은 웃음이 터져흘렀다.
그들은 웃을 수 있었다. 아무리 아파도, 힘들어도 - 그 둘만 함께
손을 맞잡고 있을 수 있다면, 그 것만으로도 그들은 세상 누구보다
아름답게, 밤하늘을 가득 수놓이고 있는 별들보다 더욱 눈부시게
웃을 수 있었기에 행복했다.
'난 박유경이라는 여자의 별이 되고싶은, 손진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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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손진원이라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박유경입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아직 당신을 찾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답니다.
가끔 힘들 때, 아주 많이 아플 때.
주위를 둘러보세요.
자그마한 별빛 하나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을테니까.
그 별빛 한 줄기를 잡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난 행복합니다.
그 별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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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내고 싶었던건, 인간은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만나고
부딪히므로써 그 모습이 바뀌어간다는,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유경이가 새롭게
태어난 사람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였죠 ^ㅇ^
어제 올렸는데, 다시 올리네요.
많이 주제나 그런 것들이 바뀌었기에 새롭게 올립니다.
사실, 기대는 하지 않아요 (웃음).
읽어보니 너무 잘 쓰시는 작가분들이 많아서 (긁적)_
그저 어떤 분이 지대작가가 되시던, 발전하는 인소닷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도 되면 좋은건 어쩔수 없나 보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첫댓글 와-멋져요. 사람에의해 바뀌는 사람이라. 주제에도 맞고_ 정말 멋있어요^ㅇ^ 표현력이 지대신데요. 아- 정말 잘쓰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이번에 정말 떨어질거라고 장담해요. 지대방에서 만날수 있음 좋을텐데; 저는 불가능할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지대 꼭 뽑히시길 바라구요. 건필하세요
동경님, 감사드립니다 [!] 과찬이세요 (긁적). 동경님 역시 건필하시구요, 지대 방에서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