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편운문학상 ]
실라캔스를 찾아서
이건청
실라캔스는 원시 척추동물의 먼 조상으로 추정되는 물고기.
3억6천만 년에서 6천5백만 년 사이의 퇴적암 속에서 화석으로
만 그 모습이 발견되었을 뿐, 오래 전에 멸종된 것으로 되어 있
었다. 그런데, 이 화석물고기가 1938년 12월 22일 남아연방 어
느 바닷가에서 어부의 그물에 잡혀 올라왔다. 진화의 대세를 부
정하면서 6천5백만 년을 견뎌온 실라캔스, 그 부정과 저항의 정
신에 이 시를 바친다.
화석 연구가들이
6천5백만 년 이전의 퇴적에서
원시 물고기 화석을 찾았다
짐승의 이빨과 다리 흔적까지 지닌
물고기 화석이었다.
고생물고고학은 이 화석물고기가
3억 6천만 년부터
6천 5백만 년 전까지 살았던
육지척추동물의 조상 물고기라고 적었다
해와 달과 바람
눈 시린 파도 가고 오던
지구별에 너무 일찍 와
하염없었던,
진화의 대세를 따라
모든 동물들이 떠나갔는데도
육지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물속을 찾아 간
육지척추동물의 조상
진화를 거부하고
지질 속에 화석만 남긴 채 사라진
숨어버린
진화를 거부한,
짐승의 이빨과 네 다리, 폐肺의 흔적까지 지닌 채
6천 5백만 년을 물속에서 숨어 견딘
살아서 그물 속에서 잡혀 올라온 물고기
숨어서 자신을 지킨
부정과 저항,
푸드기는 푸른 정신···
* 실라캔스: 육지 척추동물의 조상 물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