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에 젖은 경계 표지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남북 군의 충돌을 막기 위해 국방부가 지난 23일 북한에 군사회담을 제안했다. 군사분계선의 정확한 위치를 서로 확인하고 군 통신선을 복원하자는 요청이다.
땅 위에서 군사분계선을 가리킬 표지는 1953년 정전협정 때 설치한 번호 표지 1,292개 중 지금 약 200개만 식별된다. 상당수는 유실된 상태다.
한국군은 2004년 미국 국가지리정보국이 정립한 군사지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유엔사는 2016년 자체 ‘MDL 프로젝트’로 만든 좌표를 이어 선을 잡는다.
북한군은 남은 표지판을 이은 선 등으로 자체 군사분계선을 쓰는 것으로 군은 추정한다. 미국의 한 북한 전문 매체 분석에 따르면 국방부는 비교 지점 상당 부분의 불일치도 인정했다.
지도 위 0.2mm 선이 땅에서는 10m가 된다
풀숲 사이 군사분계선 표지판 / 출처 : DVID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정전협정 당시 군사분계선은 5만분의 1 지도 아홉 장에 그려졌다. 남북은 약 250km에 걸쳐 표지를 세웠고, 군사정전위원회는 설치를 감독하며 정전협정 이행을 관리했다.
지도에 그은 선도 현장에서는 폭을 가진다. 이 미국 매체는 이 축척에서 0.20mm가 실제 땅 위 10m에, 전통적 작도 허용오차인 0.64mm가 32m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병사가 순찰하거나 공사할 위치를 정하려면 땅 위 기준점과 합의된 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이 분석의 설명이다. GPS로 병사 위치를 정밀하게 찍어도 어느 기준선을 따를지는 정해주지 못한다.
선을 관리하던 군사정전위원회는 1991년부터 흔들렸다. 유엔사가 한국군 황원탁 소장을 수석대표로 임명하자 북한은 한국이 정전협정 서명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본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와 군사분계선 표지 / 출처 : DVID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북한은 1994년 정전위 대표단과 요원을 모두 철수시켰고 유엔사 정전위도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올해 합참과 유엔사가 기준선을 비교해 맞추는 태스크포스를 꾸렸지만 북한은 빠져 있다.
북한은 2024년 4월부터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접경에 전술도로와 철책을 설치하고 지뢰를 묻어왔다. 미국의 한 통신사는 그해 이후 매설한 지뢰를 약 96만 개로 추정했다.
한국군 집계를 인용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은 2025년 한 해 17회였다. 한국군은 경고방송을 먼저 하고, 북한군이 선을 넘으면 경고사격으로 대응한다.
한국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경고를 받은 뒤 작업 위치를 바꾸거나 지도와 쌍안경을 들고 다시 나타난 사례를 설명했다. 북한은 자국군이 국경을 넘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장병 3명 다친 지뢰 폭발 뒤 공개 제안, 북한은 앞서도 응하지 않았다
국방부에서 입장 발표하는 김홍철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해 장병 3명이 다쳤고 2명은 중상을 입었다. 한국군과 유엔사는 군사분계선 남쪽에 고의로 묻은 지뢰라고 결론 냈지만 북한은 책임을 부인했다.
유엔사는 선 북쪽 허용 구역에서 정전협정 제한을 지키면 북한의 철책·도로 공사와 수목 제거, 방어용 지뢰 매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건은 공사 위치와 협정 준수 여부다.
국방부는 필요하면 유엔사를 포함한 3자회담도 가능하며 일정과 장소는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담 제의는 유엔사·북한군 채널 대신 언론 담화로 공개 전달했다.
북한은 2025년 11월 나온 첫 회담 제의에 응하지 않았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2일 군사분계선을 일치시키자는 대화 자체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