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낯설음’이란 단어는 무언가가 동시에 익숙하면서 낯설다는 서로 상반된 개념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품, 영화, 사진 등 다양한 예술과 문학 작품에서 새로운 시각과 해석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예를 들면 사진에서 주변의 흔한 사물이나 풍경을 특별하고 낯선 방식으로 촬영하여 새로운 시각적 경험인 익숙한 낯설음을 제공하는데 이는 평범한 도시의 건물을 이상하고 비현실적인 각도에서 촬영하거나, 사물을 극도로 확대하여 보통 보지 못하는 세부적인 특징을 부각시키기는 기법이 이에 해당한다.
나는 익숙한 낯설음을 우리의 삶 안에 있는 일상적인 것들에 적용해보면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익숙하고 낯설다라는 상황이 혼재하는 상황은 대인관계에서 오는 긴장과 기쁨, 불안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 나는 중학교 친구를 만났다. 만나기 전에 오랜 시간 동안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이 생기고 과거처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나에게 긴장감을 주었다. 오랜만에 본 친구이기 때문에 과거 학교 때 좋은 추억을 함께 기억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최근 소식을 듣는 것은 기뻤지만 얘기를 하면서 과거에 친구와의 관계에서 미해결된 갈등이 있었고 대화를 통해 그 갈등이 다시 떠오르면서 서로에게 불안감을 주었다.
이처럼 익숙한 낯설음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친숙한 것들을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게 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다양한 사물이나 사람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한다.
첫댓글 작품, 영화, 사진 등은 우리가 세세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까지 다 기록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모든 정보를 다 기록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작품, 영화, 사진은 그것을 만드는 작가, 감독 등에 의해서 선택적인 것들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문에서 지적한 대로, 사진을 어떤 각도에서 찍는가에 따라서, 어떤 구도로 찍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평소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되고, 따라서 낯설게 느낍니다. 이것은 우리의 불완전한 기억을 보완해주는, 그러면서 그것을 넓혀가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 사진을 많이 감상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고의 지평이 더 넓을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