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락 없는 촌놈이다
첩첩산중에서 태어난 것이 사실이다
앞산 뒷산 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동네 한 모퉁이로 흐르는 커다란 개울물이
유일 하게 다른 동네와 연결 되는 통로이다
앵자봉 이라는 산을 눈 뜨면 바라봤고
친구들과는 진달래가 만발 하는 뒷동산 에서
꽃 따 먹으면서 산에다 집짓고 놀았다
봄이면 뻐구기 울고 밤에는 소쩍새 울고
한나절 이면 장끼가 꿩 꿩 이런 소리를 내면서 날았다
모심는 논뚝에 걸어 가면 이집 저집에서 밥 먹고 가라고 불렀다
여름이면 개울가에 형이랑 족대로 피래미 잡고
다슬기 잡아서 저녁 반찬을 했다
여름 방학에는 아침나절 개울에 가면 하루종일 목욕하며
놀다가 점심을 먹으로 갔다가 저녁 까지
개울에서 수영 하며 놀았다
가을 이면
논두렁을 다니면서 메뚜기 잡아서 기름 넣고 볶으면
아주 고소 하고 맜있는 군것질이 되었다
가을이면 아침 일찍 알밤을 주으면 한 바가지 되었고
학교 갔다 와서는 으스름 저녁 까지
탁탁 튀어 도망간 콩알을 주었다
겨울 이면
아침에 눈 뜨자 마자 눈을 쓸어야 했고
토끼 옭무를 놓아서 형이 산토끼를 잡아 오면
우리집 회식날이 되곤 했었다
고구마가 유일한 간식으로 껍질을 벗겨 먹고
구어 먹고 쪄 먹었다
그런 촌놈이다 보니
풍요로운 살림살이는 못 되어서
절약 하고 아끼며 살림 하시는 엄마를 보면서
그렇게 해야 하는구나를 몸에 익혔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도 인심좋게 펑펑 기분을 내는건 부족함을 느낀다
아끼고 절약 하고
알뜰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활 관념이
후천적 나의 유전자로 형성 되었지 않나 싶다
그래도
이제는 기분좀 내고
거드럼도 피우면서 살아도 되지 않나 싶다만
몸으로 부터 오는 거부 반응은 어쩔수 없는것 같다
휴지도 적당량을 쓰게 되는걸 보면 그렇다
인심좋고 허세도 떨면서 살아낼 그런 팔자는 아닌것 같다
유전자에 대한 공부를 좀 해 본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이 그렇다
후천적 유전자의 형성은 생각이나 사용 빈도에
따라 단백질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그렇게 사용된 단백질의 양에 따라
기억력의 아니 습관의 우선 순위가 바뀌고
그로 인해 후천적 유전자의 형성이 새로 만들어 지고
그 형질은 새로운 나(自我)를 형성해 낸다고 한다
그런 과정을 겪어
나 라는 자아를 형성하게 되는데 부모로 부터 받은 형질에
새로운 나를 만들어 낸다고 하니
어릴적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 하게 한다
오늘은 모 신문에 박노준 총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가 선린 상고 시절에
대단한 야구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슬라이딩 하다 발목이 부러졌었다
그로 인해 일약 대 스타가 되었고
승승 장구 하던 그는 꾸준히 영어와 한문 공부를 열심히
틈틈히 해온 덕분에 미국으로 코치 스쿨에도 갈수 있었고
원래
학자 집안의 전통을 이어 받아 늦깍이 공부를 시작 하여
박사학위를 취득 하고 교수가 되었고
지금은 총장이 되었다 한다
원래의 공부를 잘 하던 유전자에
본인이 운동을 즐겼고 틈틈히 기초 학문을 공부 해온 결과
대학의 총장이 될수 있었던 것 이라 생각 된다
여기에도
타고난 자질(유전자)에 후천적으로는
낙천적인 성격에 틈틈히 공부 해온 노력이
유전자의 형성된 기본 자질 중에
우선 순위를 바꾸워 놓은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촌놈으로 태어난 나
도시 한복판에서 경쟁과 도전의 자본주의의 특성을
학문으로 익히고 실제에서 경험으로 배워온 나
그로인해 나의 유전자 형질의 사용빈도에 따라
원래의 유전 형질에서 바뀐면이 많이 생겼나 보다
그래도 버리지 못하는
습관적 이거나 행동으로 무의식 중에 나타나는
생각과 행동은 촌놈의 형질을 다분히 갖고 있고
논바닥 다니며 뒷동산 에서 뛰어 놀던
유전자의 형질을 고이 간직 하고 있는건 틀림 없는것 같다
이웃과 한 가족 처럼
이웃의 어려움을 같이 이겨 내려 하는 그런 짓
그런 모습이 보일때 유전자란 나의 본체 이구나 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아름다운 생활 이란?
호의 호식 하는것에 있는것이 아니고
사랑은 나누고 마음을 전하며 투박한 모습으로
세련되지는 못해도 그리 사는게 좋다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태어 나길 촌놈으로 태어 나서
지가 도회지 에서 오래 살았다 해도
그 흔적은 버릴수 없는 촌놈이 분명 하다
나는
그런 촌놈이 좋다
나는 그렇다는것이다
뺀질뺀질 뻔드르름하게 세련미 넘치는
그런 사람 보다는 어수룩 해 보이지만
꽉차 있는 그런 사람으로 남은 날을 살아 가기를
바라는 촌놈이고 싶다
첫댓글 촌놈이란 말이 정감이 가네요
자칭 촌놈이라 하니 그렇지
남들이 그렇게 부르면 기분이 좀
상할 듯도 한데~~ㅋㅋㅋ
어수룩해 보이지만 속이 꽉찬 촌놈
그런게 멋진 사람이지요~~
옛날 어린시절에 뛰어 놀때는 조부님 앞에서 자라 내가 최고인줄 알았었는데 중학교를가니 남시면 촌놈ㆍ 콩나물ㆍ묵장사 아들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한반친구들로부터도 없씬여김을 당하는 학창시절을 보내며 공직자 부모님을 둔 친구들이 마냥 부러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