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여행에서 본 아름다운 병렬사 석굴
17기 5반 lyom
실크로드 답사 3일째 날이 밝았다. 어제 저녁식사는 서안에서 이름난 빵집에서 만두를 먹었다. 손님들이 넓은 홀 안에 가득하다. 16종류의 만두가 나온다. 만두 종류마다 한 개씩만 맛을 보란다. 한 사람이 두 개를 먹으면 못 먹는 사람이 생긴단다. 만두와 함께 밥도 나온다. 오리지날 중국 만두를 맛있게 먹었다.
저녁식사 후 실크로드 첫 방문지인 난주를 가기 위하여 서안 기차역으로 가고 있다. 기차역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버스를 세운다. 기차역까지 버스가 들어갈 수가 없단다. 가이드가 기차역을 향하여 걸으면서 앞 사람의 뒤를 놓치지 말란다. 중국 사람들이 사이에 끼어들거든 넣어 주지 말란다. 가이드 뒤를 따라 가보니 가이드가 한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 기차역까지 가는 길은 사람과 차들로 뒤엉겨 뚫고 나갈 수가 없다. 가이드가 높이 들고 가는 깃발만 쳐다보면서 따라갔다. 어렵게 기차역 안으로 들어갔다. 기차역 대합실도 손님으로 가득하다. 대합실은 찜통이다. 숨이 턱턱 막힌다. 그러나 우리들은 시원하고 쾌적한 특별 대기실로 안내되어 들어갔다.
밤 10시 30분에 기차는 실크로드의 첫 관광지인 난주를 향하여 달린다. 우리들은 특실 침대차에 오른다. 특괘 4인실이란다. 한 실에 4명이 배정되었다. 우리가 배정 받은 실은 우리 부부와 다른 한 쌍의 부부가 배정되었다. 실 안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 쪽 편으로 1층과 2층에 침대가 놓여 있다. 우리 부부는 실 왼쪽 편을 차지하였다. 집 사람은 1층 침대, 나는 2층 침대로 올라갔다. 상대편 부부도 우리와 같이 남편이 2층 침대로 올라갔다. 침대가 깨끗하고 편안하였다. 처음 타 보는 침대 기차가 신기하다. 남자들은 실 밖에 있는 의자에 나와 앉았다. 밤이어서 밖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들은 한참 동안 환담을 나누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기차소리와 기차가 빨리 달리 때 침대 천장이 흔들리는 소리 때문에 집 사람은 잠을 자지 못한다. 집 사람은 신경이 매우 예민하다. 그러나 신경이 둔한 나는 잠을 마음껏 잘 수가 있었다.
기차는 밤새도록 사막 길을 달렸다. 이튿날 아침 동이 틀 무렵 바깥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끝없는 모래사막이 펼쳐진다. 실크로드 첫 답사지인 난주가 가까워 오나 보다. 창밖에는 붉은 언덕과 나무들과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아침 6시 30분에 난주 역에 기차가 멈춰 선다. 비단길을 안내할 가이드가 기차역 출입구에서 환한 웃음으로 우리를 맞아준다. 가이드를 따라 가니 앞으로 실크로드 길을 태워 줄 멋진 2층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버스는 아침식사를 할 식당으로 데리고 간다. 아침식사는 현지식이란다. 기름에 볶고 튀긴 음식들이 많이 나온다. 싱싱한 우유와 따뜻한 홍차도 함께 나온다. 우유와 홍차를 많이 마셨다.
아침 식사 후 실크로드의 첫 답사지인 황하모자 조각상을 찾아간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는 오늘 일정을 알려준다. 황하 모자 조각상을 보고 감숙성 박물관을 간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병렬사 석굴을 보면 오늘 일정이 끝난단다. 가이드는 귀중품이 든 가방은 앞으로 메란다. 가방을 뒤로 메면 남의 것이란다. 옆으로 매면 절반만 자기 것이란다. 난주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난주는 감숙성의 성도란다. 중국 국토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단다. 황하를 따라 가늘고 긴 도시란다. 실크로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곳이란다. 43만 평에 200만 명이 살고 있는 공업 도시란다. 한족들이 가장 많이 살고, 그 다음이 회족들이란다. 난주는 소뼈를 우려 만든 난주 소고기 라면이 유명하단다.
황하 모자 조각상 가는 길에 창밖을 내다보았다. 가파른 언덕에 지금까지 보지 못한 집들이 보인다. 이스라엘 사원도 보인다. 길가에는 하얀 모자를 쓴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있다. 페르시아 회족들이란다. 가로수 아랫부분에 하얀 야광석회를 칠하여 놓았다. 밤에 차들이 가는 길을 밝혀주기 위함이란다. 가이드의 이야기를 듣는 사이에 황하 모자 조각상 앞에 도착하였다.
황하모자 조각상은 황하강 변에 엄마가 아기를 앉고 있는 커다란 조각상이다. 중국에는 여러 민족이 살고 있단다. 그래서 중국 사람이 아닌 서역 사람을 조각하여 놓았단다. 붉은 황하강물에는 오리들이 유유히 노닐고 있다. 주위의 공원에는 중국 사람들이 노래에 맞추어 에어로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 보인다. 중국 사람들도 아침 운동을 많이 하고 있나보다.
황하 모자 조각상을 보고 다음 답사지인 감숙성 박물관을 향하여 달린다. 감숙성 박물관에 도착하니 너무 일찍 왔단다. 박물관 문을 열지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중국 젊은 새댁이 카세트를 틀어 놓고 춤 삼매경에 빠져있다. 춤 구경을 하는 사이 박물관 문이 열린다. 박물관에 들어가니 8만 여점의 소장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신석기 시대 토기에 색채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 당시에 물감이 얼마나 좋았으면 지금까지 색깔이 남아 있을까? 전한묘에서 출토된 청동으로 만든 달리는 말이 전시되어 있다. 한 쪽 다리에 제비를 밟고 달리고 있는 말이다. 이것은 중국 국보로써 중국 관광의 메이커란다.
박물관을 관람한 후 병렬사 석굴을 찾아 깊은 산속을 오랫동안 달린다. 1차선 도로로 험난하다. 옛날에 낙타를 타고 상인들이 다니던 길이란다. 길 양 쪽에는 나무 하나 없는 깎아지른 듯한 민둥 돌산이 계속 이어진다. 돌산 곳곳에 계단을 만들어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다. 집들은 띄엄띄엄 한두 집이 보인다. 지붕이 한쪽 면만 있는 반쪽 집이다. 물이 귀하여 비가 올 때 빗물을 받기 위하여 그렇게 집을 지었단다. 가다가 큰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 앞으로는 만년설이 녹은 물이 흐르고 있다. 그 물을 끌어와서 마을을 만들었단다. 회장님이 찬 시계에는 해발 2,000m로 나타나고 있단다. 산에는 양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길가에는 양떼들이 내려오지 못하게 철조망을 쳐 놓았다.
다시 한참을 가니 길이 끝나는 곳에 한없이 넓은 유가협 댐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 막는다. 여기서부터는 쾌속정을 타고 병렬사 석굴을 찾아 들어가야 한단다. 구명조끼를 입고 쾌속정에 오른다. 쾌속정이 맑고 푸른 유가협 댐 물위를 빠른 속력으로 달린다. 상류로 올라 갈수록 물은 황토색이다. 그 이유를 물었다. 수심이 얕아서 그렇단다. 상류로 올라 갈수록 기이한 산봉우리들이 우리의 눈을 유혹한다. 쾌속정이 달리는 물가에는 파란 풀들이 자라고 있다. 그 풀밭에는 염소와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한 시간 이상을 달려가니 병렬사 석굴이 나타난다. 병렬사 석굴 주위의 산들은 절경을 넘어 비경이다. 보는 사람들마다 입을 다물지 못한다. 옛날 인도로 불경 공부를 가던 스님들과 실크로드 상인들이 물이 풍부하고 아름다운 경치가 좋은 이곳에 머물면서 절벽에 석굴을 파고 부처님을 만들어 모셔 놓고, 부처님께 불공을 드렸단다. 물 위에 떠 있는 배 안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유가협 댐에서 잡은 잉어찜이 이 식당의 별미란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기이하고 아름다운 산들을 구경하면서 병렬사 석굴을 찾아 간다.
‘병렬’이란 티베트 어로 천불, 십만 불을 의미한단다. 황하 북쪽 강변에 깎아지른 듯 서 있는 절벽에 183개의 석굴과 216개의 불상과 조각들이 있다. 굴속의 벽화와 불상과 조각들을 관람하면서 나도 부처님께 소원을 빌어보았다. 169 굴에는 병렬사의 기원과 역사를 알 수 있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석굴 주위에 있는 아름다운 산들과 석굴이 조화를 이룬다.
병렬사 석굴 답사를 마치고 다시 쾌속정에 오른다. 유가협 댐 선착장에 되돌아왔다. 선착장에 있는 화장실을 찾았다. 대변보는 곳에 칸막이만 있고 문이 없다. 소변보는 사람들이 대변보는 사람들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대변도 옳게 보지 못 할 것 같다. 화장실 냄새도 많이 난다. 휴지도 없다.
우리의 버스는 다시 아침에 출발했던 난주를 향하여 되돌아간다. 저녁을 먹기 위하여 난주 현지 식당에 들어갔다. 많이들 시장하였나보다. 식당에서 나오는 반찬과 음식들이 나오기 전에 밥을 모두 먹어 버린다. 가이드가 중국 식사는 천천히 해야 한단다. 식사가 끝난 후에도 음식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차에 오르는데 식당 주인이 젓가락 두 쌍이 없어졌단다. 변상을 하란다. 총무가 12위안을 주었단다. 중국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나보다.
저녁식사 후 난주 호텔에 들어갔다. 호텔방 안이 좋지 않다. 변기가 시커멓다. 사워기 물도 뭉터기 물이 떨어진다. 새벽에 일어나 1층 로비에 운동을 나갔다. 볼 일을 보기 위하여 화장실에 들어갔다. 휴지가 없다. 다시 19층에 있는 나의 호텔방으로 돌아와서 볼일을 보았다. 집 사람은 이제야 속이 편하단다. 이틀 동안 잠도 자지 못하고, 기차에서 하룻밤 시달려서 오바이트를 하였단다. 아침 호텔 뷔페에서도 집 사람은 집에서 가지고 온 깻잎과 멸치 볶음과 고추장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중국 음식들이 입에 맞지 않나보다.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저도 같은코스를 다녀왔지만 벌써 지명은 거의 잊었는데.....
그러나 이글을 보는순간 눈앞에 뚜렸이 나타나는것 같습니다.
아마 눈도장은 제대로 찍었나 봅니다.
다시한번 그때를 상상할수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십시요.
달빛님도 갔다 오셨다니 동질감이 생겨 더욱 기쁘네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