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를 지나 남원의 혼불 마을에서 하룻밤을 잤다. 송광사를 낮에 둘렀고 지리산 한화 리조트에서 여장을 푼다.
카드가 없어서 숙박을 못할 지 모르니 모텔에 가서 잠을 자야겠다는 누구 엄마에게 나는 남자답게 카리스마를 보인다. 두드려요. 열릴터이니. 카드가 없어도 주민등록 번호 대고 말하면 되는 숙박. 그래서 회원이 좋구나. 내가 회원이 아니니 회원인 마나님을 모시고 다니니 하룻밤 숙박을 할 수 있다. 위에서 말하는 노정은 보통 때이나 우리 같이 4월 초파일 뒤 연휴에 오는 사람이나 지금 한창 때 휴가 시기에 오는 사람들은 이 시간표는 무용지물이리라. 평소의 참고일 따름. 차로 들어서면 왼쪽은 콘도...작은 수퍼가 있고 수퍼 앞에 뜨거운 물통이 있어 컵라면을 먹기 편하고 전자레인지가 있어 좋다. 노래방이나 오락실 수퍼가 있는 콘도는 만원이란다. 그래도 회원에는 같은 값으로 호텔 방을 주겠다기에... 바로 앞 지리산 프라자 호텔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육순잔치가 흥겹다. 여기오니 서울서 잊고 살았던 환갑잔치를 본다. 노래하고 춤추고 젊은 육순도 기운이 빠지겠다. 호텔방은 마치 여관방 같다. 여인 천하에서 내 자리는 어딘가. 나는 창문가에 나의 거처를 잡는다. 늙어가는 세월에는 다들 친구같다. 그리고 이 나이에 남자를 끼워주는 여자들 모임이 어디있는가. 아내는 자기 덕이라한다. 때로는 아내가 나를 두고서 아내들 끼리 훌쩍 바람을 쏘였으면 하나.. 이승에서 될 법한 일이 아니다.
방에서 내려다 본 지리산 자락이다.
나는 나 혼자서 이 근처를 돌아볼 음모를 꾸민다. 화엄사를, 시인의 공원을,.... 5월 22일 비오는 날에.. |
출처: 일파만파 원문보기 글쓴이: 일파 황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