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동창 이 성호와 정 진우가 일시 귀국하여 월요일 저녁에 모임을 갖기로 하여.
정각 7시에 양재동 엘타워 지하에 있는 "산들해"에 들어가니 회장 한 인교가 나와 있고
안에는 한 테이블을 먼저 온 동기들이 자리잡고 있다.
내가 인터넷에 서비스가 좋지 않다고 오른 댓글을 우리 동기 카페에 올린 것을
회장이 보고는 걱정스러운 표정.
임 재훈은 등산 중 무릅을 다쳐 수술 회복 중이고, 윤 덕기, 고 석환은 안경을 두개나 가지고 다니더라.
이 소룡 쿵푸스타일 복장을 한 김 영준, 근엄한 표정의 권 무일,
항상 유쾌한 박 주철, 그리고 머리가 하얀 강 종명.
얼른 맥주를 시키고 1만 4천원짜리 정식.
한상을 차례 바퀴달린 상을 밀고와서는 편리하게도 상위에 밀어 넣으니 그만.
나야 실속파로 돼지고기에 먼저 손이 가는데 너무 익혔다.
생선구이가 세 종류로 꽁치, 갈치와 작은 굴비, 이건 따끈해서 좋았고
누군가 일본지진으로 생선값도 오른다고 걱정.
이제 세계는 글로벌화 되어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 아닌 세상이다.
다른 사람들은 게장에 손이 가고 얼른 그릇이 비어지나
나는 바깥에서 담근 게장으로 혼이 난 적이 여러번 있어 산게로 집에서 담지 않으면 먹질 않는다.
위의 강된장 맛이 그런대로 괜찮았고.
오 수정동기가 멀리 대전에서 올라왔다.
딸 결혼식에도 대전에 갔기 때문 안부를 물었더니
애도 하나있고 남편이 삼성의료원 신경과에 전임의로 5월부터 근무한다고.
오른 쪽의 커다란 고추된장무침은 맵지 않아 좋았다.
고추장떡은 재료가 부실하여 밀가루장떡, 가운데 콩비지는 별로, 그옆의 시래기 국은 식어서 또 별로
음식의 전반적인 평은 싸더라도 몇가지만 먹으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
그릇을 들고 마시느라 얼굴이 보이질 않는 임 종윤, 무얼 먹을까 탐색하는 최 낙규.
그러고보니 내가 주례한 아들 안부를 묻지 않았네.
젓가락을 든 체로 사진을 찍은 한 인교회장.
고 석환이 자리를 바꾸어 앉았다.
자리를 옮기니까 최 정학, 오랜만에 얼굴을 비친 장 성호, 그리고 박 재형장로.
내가 최근 목사 x의 일본 재난에 대한 독설들을 비난하니 답변이 궁한 모습.
가운데 머리가 벗겨진 미국에서 온 정 진우.
미제로 밤에 좋은 보약(?)을 일인당 몇알씩이나 나누어 주며 요긴하게 써라고 한다.
작년에 나왔을 때는 내가 나의 단골집에서 2차를 샀지.
그래도 밥맛은 좋다고 하였더니 이천쌀이구나.
이렇게 동기들이 많이 모인 것은 근래에 없었다.
경기출신들이 몽땅 빠진 걸보니까 이 성호와 따로 만난 모양이지.
화기애애하게 떠들고 놀다가.
오 수정이 호기롭게 이차를 산다고 하여 길건너의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기고.
임 재훈, 박 재형과 권무일 등은 먼저 가고.
머리가 온전한 사람은 나이 어린 박주철하나 밖에 없네.
슬슬 눈이 풀리면서 강 종명은 자리를 일어서고.
마른 안주에 과일을 시키고 2,000씨씨짜리 맥주 피쳐가 연이어 들어와
흥겹게 들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건배를.
내가 재시험 빈발 번호를 4, 7, 11번등으로 밝히니까 자기들 출석 번호도 모른다고?
의예과 합격점수, 무려 70점이나 낮은 치예과 합격점수 등,
치예과로 들어왔다 의과대학으로 전학온 빠른 친구들.
사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왜 옛날 기억은 이렇게 생생항까?
정 진우가 신이 나서 하는 이야기를 모두들 경청한다.
모처럼 동기들이 많이 모였고,
옛날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떠들다가 헤어졌다.
나는 이런 자리가 항상 좋다.
첫댓글 난, 참석 못했지만, 그 자리의 분위기를 잘 파악할수 있었습니다. 꼭 동창회 하듯이 많이들 참석했네요....
고석환은 경기 출신이니까, 경기 모임이 따로 있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