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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 AAPP 주장…"고문 등으로 사망…인간방패로 쓰기도"
총 든 채로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도로를 순찰하는 미얀마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2년 1개월 동안 체포·구금 상태에서 미얀마군에 의해 최소 1천70명이 살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태국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쿠데타가 발생한 2021년 2월부터 이달까지 2년여 동안 이같이 조사됐다며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이 기간에 체포·구금됐다가 사망한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35.6세였으며 이 중 8%가 여성이었다.
피해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미얀마군과 민주 세력의 전투가 가장 치열한 사가잉으로 594명이었고, 역시 전투가 치열한 마궤는 101명이었다. 미얀마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 지역에서도 119명이 체포·구금 상태에서 사망했다. AAPP는 사망자 116명은 사인이 고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미얀마군은 104명은 살해 후 시신을 불태워 훼손했으며, 81명은 산 채로 불태워 죽였다. 전투 중에 인간 방패로 삼아 끌고 다니다가 살해한 사례도 있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총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빼앗았다. AAPP에 따르면 군의 반대 세력 유혈 탄압으로 2년 1개월 동안 3천182명이 사망했고, 2만1천여 명이 체포·구금됐다.
"미얀마군, 쿠데타 이후 2년간 1천여명 구금중 살해"
[ 양곤[미얀마]=연합뉴스 | 이정호 통신원 2021340@yna.co.kr ] 2023. 3. 30. 16:58
전국 대학생들 제주4·3 추모·역사 왜곡 규탄
[ 제주=뉴시스 ] 이정민 기자 73jmlee@newsis.com 2023. 3. 30. 16:20
4월1일 관덕정서 제주시청까지 4·3평화대행진
39개 대학 추모 현수막·13개 대학 분향소 운영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74주년 제주4·3 추념일을 이틀 앞둔 1일 오후 제주시 삼도2동 관덕정 앞에서 제주지역 대학생과 전국 대학생들이 4·3 희생자를 추모하고, 4·3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2022년 전국 대학생 4·3평화대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2022.04.01. woo1223@newsis.com
전국의 대학생들이 제주4·3 제75주년을 맞아 추모 및 4·3 왜곡 규탄에 나선다. 30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오는 4월 1일 오후 2시 대학생4·3평화대행진이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시작된다. 평화대행진은 제주지역 대학 총학생회 등이 주관하고 4·3평화재단이 후원한다.
대학생들은 이날 제주시청까지 행진하며 4·3희생자를 추모하고 최근 극우단체의 4·3 왜곡행위에 대한 규탄도 할 계획이다. 4월 2일 오전에는 4·3평화공원 행방불명희생자 표석에 조화를 꽂는 봉사활동을 하고 다음 날 4·3추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도내 대학과 서울대 등 전국 39개 총학생회 및 역사동아리가 각 대학에 추모 현수막을 내걸고, 이 중 13개 대학에서는 추모분향소가 운영된다.
제주대 총학생회는 4월 3일부터 7일까지를 추모주간으로 정해 4·3홍보부스 운영하고 전국대학생 4·3공모전, 유적지 답사,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4·3평화재단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4·3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올바른 역사인식을 정립, 4·3의 전국화 및 세대 전승에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태원 참사 유족 "만개한 벚꽃, 꼭 조화처럼 보인다"
[ 오마이뉴스 | 윤성효 기자 ] 2023. 3. 30. 21:09
'윤석열정권 심판 1차 경남대회' 발언... 진실버스, 31일 창원 도착
▲ 30일 늦은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심판 1차 경남대회"에서 10.29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의 유족들이 참석해 발언했다. |
ⓒ 윤성효 |
"오는 길에 보니 벚꽃이 만개했던데, 꼭 조화처럼 보인다."
10·29 이태원 압사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가 한 말이다. 30일 늦은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심판 1차 경남대회"에서 유족들이 '특별법 제정 서명'을 호소하며 발언했다. '이태원 참사 진실버스'가 오는 31일 경남을 찾아 활동한다. 이들은 이날 아침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출근선전전을 하고, 창원지역 여러 사업장을 돌며 간담회를 연 뒤, 경남도교육청을 방문해 박종훈 교육감을 만나 기자간담회를 열며 퇴근선전전을 벌인다.
진실버스의 창원 활동에 앞서 유족들이 집회에 참석해 호소한 것이다. 김운중(유족)씨는 "추운 겨울이 지나 따뜻한 봄이 되었다. 그런데 유가족은 봄도, 화려한 꽃도 아무 의미가 없다"며 "참사 이후 경찰 조사와 국정조사를 지켜보았지만 그 결과는 무의미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때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 세월호 참사 때 매뉴얼이 없었고, 정부 부재였는데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였다"며 "책임자 처벌, 제대로 된 진상규명조차 없었다. 그래서 정부는 숨기고 감추고 덮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국민을 지켜야 하는 정부가 제대로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사과를 해야 한다"며 "정부가 막을 수 있는 참사였는데 왜 막지 못했는지, 당일 구조는 왜 지연되었는지, 왜 유족을 만나주지 않는지 등에 대한 물음에 정부는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정미진(유족)씨는 "우리는 가슴에 응어리가 졌다. 여러분들을 만나니 눈물이 찡할 정도다. 같은 심정이고 싶다"며 "윤석열은 퇴진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식을 잃고 나서 보니까, 정말 모든 부모들이 같은 마음이겠지만, 소중하지 않은 자식이 없다. 같은 부모 입장이라 생각하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우리는 너무 간절하고 절실하다.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무엇이라도 해볼 수 있다"며 "진실버스가 서울에서부터 오고 있는데, 내일 창원에 도착한다.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 오늘 가게 문을 닫고 왔다. 힘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신지현(유족)씨는 "오늘 오는 길에 보니 벚꽃잎이 떨어지고 있더라. 만개한 벚꽃을 보니 조화처럼 보였다"며 "지난해 이맘때 우리 아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벚꽃이 이쁘게 피는 시기에 꼭 시험기간이라고. 그 말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고 말했다.
참사와 관련해, 신씨는 "우리 아이는 신분증 2개가 발견되었다. 참사 때 언론사 기자가 찾은 문건에는 '참사가 이 정부에 미칠 영향', '시민단체 움직임 동향 파악'을 해서 대통령실에 보고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며 "그들은 그날 회의 때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참사가 정부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고를 했을까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아이를 보내고 나서 한 달 정도 뒤에 경찰에서 문건 하나를 집에 보내 왔다. 거기에는 아이의 죄명이 '변사'라고 되어 있었다. 죄명이 '변사'가 있느냐"며 "시신을 왜 부검하려고 하느냐. 신원이 확인되었고 범죄자도 아닌데 왜 부검을 하려고 하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씨는 "특별법을 제정해서 진상규명을 해야 하고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 그리고 꼬리 자르기를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앞으로 참사가 일어나면 내가 희생자, 유가족이 아닐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느냐. 세월호와 대구 지하철 참사 유족들을 만나 보니 그 분들이 그 때 바로 잡지 못해서 참사가 일어났다고 하더라.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서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30일 늦은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심판 1차 경남대회"에서 10.29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의 유족들이 참석해 발언했다. |
ⓒ 윤성효 |
10.29 진실버스 셋째 날의 기록... 전주·정읍, 연대와 위로의 힘
[10.29진실버스] 10월 29일 토요일. 이태원에 다녀온다며 집을 나선 자녀, 연인, 친구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애도할 새도 없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 지 150일. 하룻밤 새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이 다시는 이런 죽음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상규명의 과제를 알리기 위해 버스를 타고 전국순회에 나섰습니다. 그 현장을 기록합니다. <기자말>
지난 28일 청주 일정은 자녀들의 또래의 대학생들을 만나며 다시는 못 만나는 아들, 딸이 더욱 생각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제 충북대에서 삼삼오오 친구들과 밝게 웃으면서 다니는 유진이 또래의 대학생들을 보며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이 국민동의 입법 동의 청원을 외면해서 눈물이 났고, 입법청원을 해주면 고마워서 눈물이 났습니다." 희생자 고 최유진씨의 아버지 최정주씨의 말에 마음이 아립니다.
"필요한 것은 독립적이고 강제권을 가진 독립된 조사기구"
진실버스는 29일 전주와 정읍을 달렸습니다. 어제보다 이른 시간에 버스에 오릅니다. 첫 일정은 전주종합경기장 사거리. 이날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호소가 닿길 바라며 힘차게 피켓을 들어 올립니다. "1029 그날의 진실을 찾기 위해, 그날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전주에 왔습니다." 고 송채림씨의 아버지 송진영씨가 마이크를 잡고 출근길 시민들에게 이야기합니다. "국민의 관심만이 세월호 참사, 대구지하철 참사, 이태원 참사, 이런 사회적 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미 몇 번의 참사를 겪고도 아직 강제권을 가진 독립적 조사기구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재발 방지의 시작이라며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 희생자 고 송채림 씨의 아버지 송진영 씨가 마이크를 잡고 출근길 시민들에게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전주종합경기장 사거리에서 시민들에게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고 있다. |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 "우리가 막을 것"
전북 지역 희생자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으로는 10명입니다.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이태원에 분향소가 차려지고 얼마 안 돼 전주에도 분향소가 마련됐고, 현재까지 운영 중입니다. 한 명, 두 명, 유가족들이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유가족들이 만나서 함께 울고, 함께 그리워하고, 함께 행동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며 버텨왔다고 합니다. 함께 있어야 밥 한술이라도 먹을 수 있고, 같은 마음인 이들과 손 꼭 잡고 울다 웃다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오늘은 10.29진실버스와 함께 서울에서, 광주에서 유가족들이 찾아와서 전주 합동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유가족들은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외칩니다. 어느 누가 겨울에 찬바람 속에 분향소에 있고 햇볕 뜨거울 때 거리에 있고 싶느냐고 소리칩니다. 그리고 그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조건으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주장합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전주지부장 고 문효균씨의 아버지 문상철씨의 말입니다.
"그 진실은 온전한 특별법을 통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그 결과를 통해 처벌이 이뤄질 때만이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유가족들은 먼저 간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들이 강할까요, 우리가 강할까요. 저는 우리 유가족들과 끝까지 갈 겁니다."
누군가는 다 잊고 이제 새 출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시간이 지나면 아픔이 다 사라질 거라 말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사회적 참사가 그렇게 반복돼 왔다며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전주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전주합동분향소 앞에서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시민들이 지키고 유지하는 정읍 합동분향소
전주에 분향소가 세워질 무렵 정읍에서도 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 정읍에는 희생자가 없지만 온전히 시민들의 힘으로 분향소를 차리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가족들이 진실버스를 타고 꼭 방문하고 싶다고 한 곳입니다. 정읍 분향소 벽면을 채운 우리를 기억해달라는 현수막 문구와 희생자 사진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정읍 시민단체 분들과 유가족들은 함께 분향소 인근 시장 곳곳을 다니며 특별법 제정을 호소했습니다. 빵집, 떡집, 생선가게 사장님들과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 길을 지나는 행인들까지 모두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서명에 함께해주셨습니다.
정읍의 한 식당에서 귀한 점심도 대접받았습니다. 식당 사장님은 이번 참사로 가장 친한 친구를 잃은 조카가 많이 힘들어한다면서 '가족들은 오죽하겠냐'고 함께 눈물을 흘리며 유가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애정이 가득 담긴 영양돌솥밥과 함께 서비스로 다양한 음식과 음료수도 챙겨주셨습니다. 사장님의 마음을 알기에 정말 오랜만에 반찬 하나 남기지 않고 밥 한 그릇을 다 먹을 수 있었습니다.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정읍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방명록을 살펴보고 있다. |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정읍 시민들에게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고 있다. |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이태원은 이곳 한옥마을처럼 누구든지 갈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현장이었습니다"
오후 시간, 전주의 유명 관광지인 한옥마을 내 경기전 부근에서도 특별법 제정 동참을 호소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평일 낮의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희생자 고 최민석씨의 어머니 김희정씨는 "지금 한복을 입고 이곳저곳에 다니는 분들이 부럽기까지 해서 너무 슬퍼집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이태원은 가서는 안 되는 곳이 아니라 이곳 한옥마을처럼 누구든지 갈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현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처구니없이 떠난 이 일은 누구든지 당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귀찮다고 생각 마시고 언젠가 내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잠깐의 시간 내셔서 서명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또다시 이런 아픈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거로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5분도 걸리지 않거든요. 잠시 멈추셔서 서명을 좀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김희정씨는 "이미 아파본, 고통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 고통을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내 일이라고 생각하시고 서명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떨리는 목소리로 호소했습니다.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시민들에게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고 있다. |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시민들에게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고 있다. |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특별법 제정 되면 흘린 눈물이 하나도 서럽지도, 아깝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전주 분향소 앞에서 시민 문화제가 진행됐습니다. 서울 경찰청 앞에서 '112 신고 조작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둘러 전주로 내려온 유가협 부대표 고 이주영씨 아버지 이정민씨는 "오늘 전주에 내려와서 모두 피케팅을 하고 열심히 캠페인을 하는 것을 보면서 또 저희와 연대해서 열심히 뛰어주고 피켓을 들어주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뭉클했습니다"라며 "이렇게, 이렇게 해주시면 정말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겠다고 하는 희망을 보았습니다"라고 함께해준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고 최유진씨 아버지 최정주씨도 "여기 전주 분향소에서는 유진이가 또 있어서 반갑고 고마워서 눈물이 났고요. 아침에 종합경기장에서 경기전에서 하루 종일 가족들과 함께 특별법 청원 입법을 위해 활동하면서 가슴 뛰는 성원에 지지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다시 눈물이 났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전주와 정읍 시민들을 만나서 많은 위로와 힘을 받았습니다.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힘내라 말씀해주시고, 안아주셔서 오늘만큼은 잠시지만 웃을 수 있었습니다.
30일은 광주입니다. 5.18민주광장과 오월어머니집에서 5.18 유가족을 만나고 광주 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에게 특별법 제정 서명 동참을 요청합니다. 지나시다가 보라색 팻말을 보거든 반겨주시기 바랍니다. 진상규명과 독립적 조사기구를 위한 특별법 청원이 완료되고 특별법이 제정되면 지금까지 흘린 눈물이 하나도 서럽지도 아깝지도 않을 것 같다는 유가족들의 말처럼 어서 현실이 되도록 국민동의 청원에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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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국민동의청원 참여방법 안내 포스터 |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덧붙이는 글 | 10.29 진실버스는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함께합니다. 27일 서울, 인천, 28일 충북 청주, 29일 전북 전주, 정읍, 30일 광주, 31일 경남 창원, 4월 1일 부산, 4월 2일 경남 진주 및 제주, 4월 3일 대구, 4월 4일 대전, 5일 경기 수원, 서울광장 분향소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태원참사 유가족 전주서 "특별법 제정" 호소 [촬영 나보배]
"사고가 왜 났는지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 유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10·29 진실버스'를 타고 전국 13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29일 전북 전주를 찾아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인 국민동의 청원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국민동의 청원은 30일 안에 5만명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위원회 및 관련 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받는다.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선미씨는 "진실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는 동안 검찰이 서울경찰청 압수수색을 했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결국 지금까지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이태원 참사 당일 신고를 받고 조치한 상황 전부가 사실인지, 경찰이 제출한 문건에 거짓이 없는지 등을 살필 전면 재조사가 필요하다"며 "독립적 진상조사기구가 설립돼 이러한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고 문효균씨의 아버지 문성철씨도 "이태원 참사 이후 150여일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참담한 슬픔 속에서 살고 있다"며 "먼저 간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주 한옥마을 등에서 선전전과 추모제를 이어간 뒤 30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정읍에도 아주 '특별한' 분향소가 있습니다 [이태원참사_기록]
[ 오마이뉴스 | 10.29진실버스 ] 2023. 3. 30. 08:06
이태원 유족, '진실버스' 타고 전주 찾아 특별법 제정 호소
[ 전주=연합뉴스 ] 나보배 기자 warm@yna.co.kr 2023. 3. 29. 12:18
광주 찾은 이태원 참사 유족 "독립적 조사기구 신설하라"
[ 광주=뉴시스 ] 이영주 기자 2023. 3. 30. 12:41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시민대책회의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위와 광주 시민 단체들이 30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를 향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한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3.03.30. leeyj2578@newsis.com
10·29 진실버스를 타고 전국을 다니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광주를 찾아 정부를 향해 참사 진상 규명과 관련한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등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등은 30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참사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는 "경찰 특수본 수사는 꼬리자르기로 끝났고 국회 국정조사도 출석 기관들의 위증과 자료 제출 거부로 반쪽으로 마무리됐다"며 "더욱이 정부는 참사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다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는 커녕 면담 요청에 묵묵부답이다"고 했다. 또 "오히려 검찰과 경찰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참사 관련 신고 기록 11건을 사후 수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기 위해서는 참사 전반에 걸친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를 '독립적 조사기구'의 발족을 통해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뿐만아니라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과 추모사업, 회복을 위한 간병과 심리 지원 등 피해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조사기구 발족을 포함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광주·전남 지역민들도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대책위 등은 지난 27일부터 진실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고있다. 현재까지 청주와 전주·정읍, 광주를 방문했다. 창원과 부산 등을 전국 10여곳을 더 방문한 뒤 다음달 5일 서울로 돌아갈 방침이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위와 광주 시민 단체들이 30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를 향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한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3.03.30. leeyj2578@newsis.com
"민주화운동 전례처럼 모든게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길"
진상규명 협조에 "당시 경험자 아냐, 현실적으로 어려워"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고(故)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도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3.30. hyein0342@newsis.com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을 학살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광주 북구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에 박힌 전두환 기념비를 밟지 않겠다고 했다. 전씨는 30일 오후 광주 서구 자신이 묵고 있는 한 숙박업소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평화로운 방식으로 모든게 진행될 수 있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씨는 "사죄를 하러 온 제가 그런 것도 못하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제가 무릎을 꿇는 등 (광주시민들이) 저를 어떻게 하는 것은 자유"라며 "(다만)저는 미움이 증폭되는 것보다 서로를 사랑하는 것을 우선하는 종교인이다. 다른 방식으로 사죄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에는 1982년 3월 전두환 씨 부부가 전남 담양군 고서면 한 마을에서 숙박한 것을 기념하고자 주민들에 세웠던 기념비가 박혀있다. 기념비에는 '전두환 각하 내외분 민박마을'이라고 쓰여 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전두환 씨가 정권에서 물러나자 광주 시민 단체들이 이를 찾아내 일부를 가져와 땅에 묻었다. 그간 참배를 하러 오는 인사들이 이 기념비를 밟아온 행위는 그의 5·18 학살 만행 등에 대한 심판과 진상규명 의지로 해석돼왔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사망한 23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 입구에 '전두환 담양 한 마을 방문 기념 비석'이 박혀있다. '전두환 기념비'는 1982년 전두환씨의 전남 담양군 방문을 기념해 세워졌으며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비석의 일부를 떼어내 가져와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설치했다. 2021.11.23. hgryu77@newsis.com
전씨는 미흡한 5·18 진상규명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졌다고도 분석했다. 그는 "5·18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저를 포함한 가족 등 범죄자들이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5·18과 관련된 유력한 진실이 밝혀지려면 가족 모두가 앞에 나와 사과해야 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먼저 사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가) 5·18 당시 경험자가 아닌데다 증거 또한 가지고 있지 않아 (저를 통한) 진상규명은 어렵지 않겠나"라며 "제 사죄를 통해 한 사람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게 되길 바라고 나아가 진상규명으로 이어질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전두환씨가 과거 가족들의 5·18 관련 질문에 대해 사실을 왜곡 했다고도 떠올렸다. 전씨는 "할아버지가 가족의 5·18 질문을 피하거나 이로운 방향으로 설명했다"고 말하며 사실상 전두환씨가 5·18을 편집·왜곡해 가르쳤다는 점을 인정했다.
전두환씨가 5·18 학살 만행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5·18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많은 분들께서 제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 들여주시고 좋게 봐주셔 감사하다"며 "(이번 5·18 관련 광주 방문과 사죄를) 죽을 때 까지 이어질 여정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씨는 오는 31일 오전 10시부터 5·18 공법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본격적인 사죄 행보에 나선다. 그는 서구 5·18기념재단에서 5·18 당시 고등학생 시민군이었던 아들 문재학 열사를 잃은 김길자 여사, 총상 부상자 김태수씨, 부상자 김관씨 등을 만나 광주 방문 소감 등을 밝힌다. 이후 오전 11시 30분부터는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희생된 5월 영령들에 헌화하고 참배한다.
5월 단체 "전두환 집안의 첫 원죄 의식…의심 여지 없어"
일부 시민 단체 "뜻은 좋으나 후속 행보 지켜본 뒤 판단"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30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호텔 로비에서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눈을 감고 있다. 2023.03.30. leeyj2578@newsis.com
고(故) 전두환씨의 5·18민주화운동 잔혹 진압 등 과오를 사죄하고자 광주로 찾아온 전우원(27)씨의 진정성을 두고 지역 사회 의견이 분분하다. 사죄 없이 숨을 거둔 전두환씨를 대신한 후손의 속죄라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전씨 일가가 해야 할 마땅한 도리를 하고 있을 뿐 평가는 무르익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31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구 5·18기념재단에서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립5·18민주묘지지를 찾아 참배하는 등 지역 사회를 향한 사죄 행보에 나선다. 그는 광주행을 결정한 배경으로 자신의 할아버지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저지른 과오를 사죄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이어 자신을 '죄인'이라 지칭하며 귀국해 광주로 올 수 있었던 점에 '기회'라고도 자평했다.
5·18 관련 단체 인사들은 전씨의 이같은 행보를 반가워하며 그의 사죄 결심에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숨진 전두환씨 대신 후손이 나서 과오를 바로잡는다는 현재 상황은 전씨 일가에서 그간 나오지 않았던 첫 원죄 의식 사례인 만큼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학살을 합리화하고 5·18을 왜곡했던 가정 교육 내용을 적나라하게 고백했다는 점도 전씨의 사죄 행보가 긍정적 평가를 받는 또다른 배경이다. 5월 단체들은 전씨를 통해 잔존 신군부 세력에게 진상규명 협조와 같은 의미가 전달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품고 있다.
정수만 초대 5·18유족회장은 "전두환 가계 일원이 치부를 바깥으로 드러내며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일컫은 경우는 결코 없었다. 단순히 사죄를 하고 싶다는 의사 표현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5·18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고도 했다"며 "뻔뻔함으로 일관하는 다른 가족들 대비 진심으로 속죄하고자 하는 태도가 느껴진다. 첫 원죄 의식 고백 사례인 만큼 진정성을 의심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차종수 5·18기념재단 기록진실부장도 "전두환으로부터 5·18 왜곡 교육을 받아왔다고 스스로 깨우친 점, 전씨 일가 내부에서 인지하는 5·18의 수준 등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점에 따라 진정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어보인다"며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중심의 역사 왜곡 시도와 사실이 간접적으로 재입증된 경우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30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호텔 로비에서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3.03.30. leeyj2578@newsis.com
반면 전씨의 사죄 행보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광주를 찾아 5·18 피해자들을 만난다는 뜻은 좋으나 이는 전두환 일가의 일원으로서 당연한 도리이며 후속 행보가 이어질 때 진정성이 평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전씨의 아버지인 전재용과 그의 형제 전재국, 전재만 등이 침묵하고 있는데 손자가 나서 독단적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의미가 다소 경감된다. 전씨의 행동을 격려하지만 진정성을 판단할만큼 무르익은 수준은 아니"라며 "이번 행보가 자칫 전두환 일가에 대한 면죄부로 비춰질 수 있을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피해자 입장에서 용서라는 단어가 쉽게 나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기훈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전씨의 사죄 행보 자체는 긍정적이나 그의 진정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기"라며 "전씨 가문 일원으로서 마땅한 일을 한 뒤 합당한 후속 행보를 보일 경우 그 진정성을 판단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우원 "망월동 전두환 비석 밟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사죄"
[ 광주=뉴시스 | 이영주 김혜인 기자 leeyj2578@newsis.com, hyein0342@newsis.com ] 2023. 3. 30. 18:47
전두환 손자 '사죄 행보' 진정성 두고 지역 사회 의견 분분
[ 광주=뉴시스 | 이영주 기자 ] 2023. 3. 31. 07:00
사죄없이 떠난 노태우·전두환…대신 무릎 꿇은 아들·손자
[ 서울신문 | 김유민 기자 ] 2023. 3. 30. 15:05
전두환 손자 우원씨 광주 찾아
“천사처럼 환영해주셔서 감사”
노재헌씨도 가족 중 처음 사과
“5·18 유가족 여러분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이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본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싶습니다.”
전우원씨가 광주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한 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와 인사하고 있다. 2023.3.29 연합뉴스 5·18민주묘지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 씨가 5·18 희생자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2020.5.29 노재헌 씨 측 제공
전두환(오른쪽) 전 대통령이 1996년 12·12 및 5·18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노태우 전 대통령과 출석한 모습.1996.9.2.서울신문 DB
고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27)씨가 29일 광주를 찾았다. 전날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힌 그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 38시간 조사를 마치고 약속대로 광주로 향했다. 전우원씨는 입국 당시 “마음 다치신 분들에게 사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혜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고, 5·18 단체는 “격하게 환영한다. 당당하게 용기를 잃지 말고 5·18 영령들과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달라”며 그의 손을 잡았다. 전씨는 고개를 숙이고 “감사하다”고 답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자 전두환심판국민행동의 상임고문 전태삼씨는 “지나간 잘못을 참회하고, 뉘우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를 고대했다. 응원하고 함께할 것이니 역사를 바로 세우고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전우원씨는 이날 ‘5월 광주 학살’을 사죄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5·18기념공원 내에 위치한 추모승화공간으을 방문한 뒤, 낮 12시쯤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오월영령들에 참배할 예정이다.
5·18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 전두환(가운데)씨가 지난해 8월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25분 만에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퇴청하는 모습. 연합뉴스
할아버지 전두환의 수많은 과오
전두환씨는 고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사건 재판의 피의자로서 반성은 물론 진실 고백도 거부했다. 또한 1979년 12·12 군사쿠데타, 1980년 5월 광주 학살에 대한 참회나 사죄도 하지 않았다. 언론 탄압을 비롯해 삼청교육대, 부산형제복지원 사건 등 민주주의 말살, 인권유린, 노동운동 탄압, 간첩단 조작 사건, 천문학적 비자금 조성 등 수많은 과오에 대해 유감의 표시조차 없었다.
그는 1996년 군사반란 수괴죄, 반란 모의 참여죄, 내란 목적 살인죄 등으로 사형이 선고돼 헌정 질서 파괴와 무고한 시민 학살에 대한 법적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대법원 판결을 통해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정치적 고려에 의한 대통령 사면으로 다시 세상에 나왔다. 사면이 죄에 대한 판결을 없애는 것이 아님에도 광주의 피해자들과 국민들 앞에 한마디 반성도 참회도 없었다. 숨을 거둘 때까지 자기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했고, ‘전 재산 29만원’을 운운하며 전체 2205억원의 추징금 중 956억원의 미납금을 남기고 갔다. 세금 체납액도 9억 7000만원에 이른다.
국가정보원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1242쪽 분량의 기록물 22건과 사진 204장을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추가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차륜형 장갑차 사진은 “5·18 최초 발포가 차륜형 장갑차에서 이뤄졌다는 진술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로서 의미가 크다”는 게 진상규명위의 설명이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 현장에 차륜형 장갑차가 투입된 모습. 국가정보원 제공
노태우 아들 “1000번이라도 사죄”
노태우 전 대통령 또한 신군부 실세로서 1980년 5월의 학살과 관련해 광주 시민과 국민에게 한번도 직접 사죄하지 않았다. 2011년 펴낸 ‘노태우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광주 시민들이 유언비어에 현혹된 것이 사태의 원인이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노 전 대통령이 떠나고 아들 재헌씨가 2019년 이후 여러 차례 광주를 찾아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사죄를 했다. 그는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희생자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에게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희생자 묘역에 하얀 국화를 헌화하고 묘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노재헌씨는 “(아버지는) 항상 5·18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 마음 아파하셨다”며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이제 됐다’고 말씀하실 때까지 무릎을 꿇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대해 5·18 단체는 “몇 차례 참배가 5·18 학살의 책임을 용서받은 것처럼 평가받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사죄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5·18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만이 그의 죄업을 씻는 최소한의 길”이라는 성명을 냈다.
29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 씨가 고(故) 이한열 열사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2020.5.29 노재헌 씨 측 제공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5·18 관련 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 회원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3.3.29 연합뉴스
5·18 재단 “안쓰럽고 가슴 먹먹”
5·18 재단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를 하기 위해 광주를 찾은 일에 대해 “가슴이 먹먹하고 안쓰럽다”고 평가했다. 조진태 5·18재단 상임이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죄를 사죄하는 손자의 모습이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며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조 이사는 “전두환은 사죄 한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지만 전두환의 죄과는 결코 사라지거나 덮어지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역사적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믿어 왔다”며 “역사적 죗값을 치르지 않은 범죄자 후손들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서 지금 전우원 씨가 바로 적나라하게 입증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그 후손이 또 그런 무거운 죗값을 치를 수밖에 없게 된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진태 이사는 “(전우원씨는) 본인이 처벌을 무릅쓰고 귀국까지 했다”며 “전두환 후손이라는 굴레, 그런 부분들을 한 청년이 감당하는 데 굉장히 힘들었겠다는 생각에 한편으론 안쓰럽다”라며 “매우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해 유족과 피해 당사자 단체 대표들이 함께 만나 대화를 나누고 묘지 참배에 동행해서 전우원씨의 사과, 사죄, 참배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