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 - 방경각외전(放璚閣外傳)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6. 8. 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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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 - 방경각외전(放璚閣外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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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6. 22:08조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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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방경각외전(放璚閣外傳)
요약 연암 박지원은 쓴 아홉 작품의 전이 실려 있는 작품집이다. 그중 두 작품은 유실되고 현재 일곱 작품이 전해오고 있으며 『연암집』 8권 별집에 수록되어 있다. 지배층의 허례허식을 비판하는 한편 하층민들의 진솔한 삶과 세태를 매우 잘 표현한 작품들을 수록한 작품집이다.
박지원 (1737년)
「방경각외전」은 연암 박지원이 쓴 아홉 개의 전이 포함되어 있는 소설집이다. 「방경각외전」은 『연암집』 8권 별집에 있는데, 창작 시기를 추정해보면 대체로 박지원이 10대 후반부터 20대에 쓴 것으로 나타난다.
구성을 살펴보면 자서(自序)가 있고 이후 마장전(馬駔傳), 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 민옹전(閔翁傳), 광문자전(廣文者傳)과 광문자전 뒤에 쓴 글[廣文者傳後], 양반전, 김신선전(金神仙傳), 우상전(虞裳傳), 역학대도전(易學大盜傳), 봉산학자전(鳳山學者傳)이 있다. 이 중 역학대도전과 봉산학자전은 유실되어 현재 전하지 않고, 말미에는 박지원의 아들 박종간(朴宗侃)이 작품 관련 사실을 간략히 적은 기록이 있다. 박지원은 반남 박씨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일찍이 명문장가인 할아버지 박필균(朴弼均)과 큰 형 부부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뛰어난 글재주를 보였으나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고생하였다.
박지원은 정신적인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거리의 이야기꾼을 청해 재미난 이야기를 듣곤 하였다. 그 과정에서 박지원은 세상의 인정과 세태에 대해 피지배층의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에 거지, 은둔한 이인(異人)을 비롯하여 천한 역군이나 몰락한 양반, 졸부가 된 상민 등을 개인의 전(傳)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등장시켰다. 이름 없는 인물들의 삶을 통해 양반 사회의 모순을 비웃는가 하면, 하층민의 진솔한 마음과 뛰어난 인품, 재주에 대해서도 조명하였다.
「방경각외전」은 당대 생존했던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뿐 아니라, 연암 박지원이 이를 통해 당대 지배층의 허위와 자기기만의식을 훌륭히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적 가치가 있다. 또한 우리 고유의 지명, 속담, 속어 등을 반영하여 우리 고유의 문학성을 한층 더 끌어올린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문학사적으로 의의가 있는 작품집이다.
등장인물
세 걸인 : 「마장전」에 등장하는 세 친구. 송욱(宋旭), 조탑타(趙闒拖), 장덕홍(張德弘)은 걸인이나 그들의 말은 매우 깊은 뜻을 담고 있어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기인(奇人)으로 형상화된다. 세 사람은 광통교에서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도에 대해 토론한다. 겉으로 충과 의를 사모하는 척하나 속으로는 이익만 생각하는 군자(선비)를 비판하고 있다.
엄행수(嚴行首) : 「예덕선생전」에 등장하는 똥 치우는 사람. 사람됨이 진실하고 예에 맞을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꺼리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을 성실히 행하는 모습이 고매한 군자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선귤자(蟬橘子:이덕무의 호)의 입을 빌어 그를 예덕선생이라 추앙하고 있다.
민유신(閔有信) : 「민옹전」에 등장하는 이야기꾼. 우스개소리를 잘 하였으나 항상 말과 뜻이 잘 맞고 심성이 착한 노인으로 나타난다. 작자 박지원은 그가 박식하고 재치가 넘쳤기에 나중에 그의 죽음을 추모하여 전을 짓게 되었음을 밝힌다.
광문 : 「광문자전」에 등장하는 거지. 모습은 추하지만 의롭고 정직하며 마음씨 착한 사내이다. 그는 시정잡배나 기생 뿐 아니라 벼슬아치와 선비까지 모두 친밀하게 지내던 유명한 인물로 형상화되고 있다.
이언진(李彦瑱) : 「우상전」에 등장하는 역관. 특히 시문을 잘 지어 일본인들의 존경을 받았다. 일본에 통역사로 가서 뛰어난 시문을 지어 국위를 선양하였으나 그의 재주를 높이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이를 슬퍼하다 스물일곱 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작품 줄거리
자서(自序)에 작품집에 수록된 아홉 작품의 내용과 의미를 각각 소개하고 있다. 「마장전」은 송욱, 조탑타, 장덕홍이 광통교에서 벗을 사귀는 도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걸인노릇을 하고 다니는 세 사람의 입을 통해 겉으로만 충와 의를 중시하고 속으로는 이익만 추구하는 유학자를 비판하고 있다. 「예덕선생전」은 유학자인 선귤자가 똥 치우는 일을 하는 엄행수의 성실한 자세와 행동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칭송하는 내용의 작품이다. 사람의 직분이나 겉모습만 보고 평가하는 지식인의 태도를 경계하고 있다.
「민옹전」은 이야기꾼인 민유신의 행적과 삶을 간략히 서술한 전이며, 「광문자전」과 광문자전 뒤에 쓴 글은 당대 유명한 걸객 광문에 대한 일화를 쓴 작품이다. 광문의 의롭고 선한 성품과 기인과 같은 행동, 그와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회의 일면을 그려볼 수 있다. 「양반전」은 양반 신분을 사려다 포기한 백성에 관한 이야기로 양반사회의 허위와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김신선전」은 작자 박지원이 신선의 소문을 찾아 헤매는 내용을 주축으로 하고 있으며, 「우상전」은 일본을 다니며 통역했던 이언진의 문학적 재능에 관한 이야기와 그의 짧은 생애를 추모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작품 속의 명문장
“가난한 놈이란 바라는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한없이 의(義)를 사모한다. 왜냐하면 저 아득한 하늘만 봐도 곡식을 내려주지 않나 기대하고, 남의 기침소리만 나도 무엇을 주지 않나 고개를 석 자나 빼고 바라기 때문이다. 반면에 재물을 모아 놓은 자는 자신이 인색하단 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남이 자기에게 바라는 것을 끊자는 것이다. 그리고 천한 자는 아낄 것이 없기 때문에 충심(忠心)을 다하여 어려운 것도 회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물을 건널 때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지 않는 것은 떨어진 고의를 입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수레를 타고 다니는 자가 갖신에 덧신을 껴신는 것은 그래도 진흙이 묻을까 염려해서이다. 신 바닥도 아끼거든 하물며 제 몸일까 보냐? 그러므로 충이니 의이니 하는 것은 빈천한 자에게는 일상적인 일이지만 부귀한 자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다.”
「마장전」에서 조탑타가 장덕홍에게 ‘충과 의로 벗을 사귀는 것이 어떠하냐’ 질문하자 장덕홍이 조탑타를 비웃으며 하는 말이다. 재물의 빈부(貧富)가 어떠한 세태를 만들어내는가를 날카롭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또한 겉으로는 충의를 숭상하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잇속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지배층을 훌륭히 비판하고 있다.
작품읽기 &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방경각외전(放璚閣外傳)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2013. 11., 조재현, 강명관, 위키미디어 커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