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이 연출된 03~04시즌 챔피언스리그가 FC 포르투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UEFA(유럽축구연맹)는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각 팀이 벌어들인 수입을 공개했다.
지난 02~03 시즌에 세리에의 명문 AC 밀란이 우승을 차지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했던 유벤투스가 전체 수입에서는 밀란을 3위로 밀어내고 1위를 지켰던데 비해, 이번 시즌에는 유벤투스가 전체 12위, 밀란이 11위 등으로 내려앉으며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첼시-아스날, TV 중계권료에 힘입어 1,2위 차지
우선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참가한 32개 팀에게 주어지는 기본 수당이 지난 시즌보다는 약간 오른 것이 눈에 띈다. 올 시즌 참가한 32개팀에게 주어진 참가 수당은 공히 363만 유로(한화 약 52억)였다. 지난 시즌의 162만 5,000 유로에 비해서는 2배 이상이 증가한 액수인 셈이다.
흔히 챔피언스리그를 '돈 잔치'라고 말하곤 한다. 참가 수당만 363만 유로가 주어지는 데다 조별 라운드에서 승점을 챙길 때마다 조별 라운드를 통과해 16강, 8강 등 계속되는 토너먼트에 계속 승리를 추가할 경우 그에 따르는 상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표현이 생겨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의 결산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챔피언스리그의 성적이 구단 수입과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인 참가 수당 외에 조별 라운드에서 승점당 혹은 토너먼트에서 승리를 챙길 때마다 상금이 계속 불어나긴 하지만 가장 큰 돈줄은 바로 중계권료의 분배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계권료의 위력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수익 랭킹에도 큰 변수로 작용했다. 4강에서 AS 모나코에게 아쉽게 무릎을 꿇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첼시가 전체 수익에서는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첼시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2,905만 5,080유로를 벌어들여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수익 랭킹 1위를 차지했는데 이 중 TV 중계권료의 배분금이 무려 1,768만 80유로에 달해 절반 이상의 수익을 상금 수당이 아닌 다른 루트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완을 보였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상금 랭킹 2위를 차지한 아스날 역시 첼시와 크게 다르지 않아 2,855만 280유로의 총 수익 중 무려 2,000만 유로에 달하는 돈을 TV 중계권료의 배당으로 벌어들였다. 아스날은 첼시와의 8강전에서 패하면서 4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지만 첼시보다 오히려 더 많은 가외 소득을 올려 실리적으로는 성공적인 한시즌을 보낸 셈이다.
반면 우승을 차지한 FC 포르투의 경우는 1,978만 6,800유로를 벌어들여 수익 랭킹 5위에 이름을 올리는데 그쳐 결승전 출전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잉글랜드 클럽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곤한 수입을 올렸다. 이는 포르투갈의 TV중계권료 규모가 잉글랜드나 독일, 프랑스 등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 포르투는 이번 시즌 TV 중계권료로 챙긴 돈이 총 수익의 10% 수준인 2백만 유로에 조금 못 미치는 액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