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를 맞이하며
절에 다녀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10년이 되는 해 처음으로 정초를 맞이하며 기도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설날에는 큰댁에 가서 지내다 보니 오고 가는데 편도로 작게는 4시간 많게는 12시간이 걸려서 힘들기도 하고 직장생활을 하니 시간을 맞추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인연 있는 절에 정초기도라고 조금의 보시금 보내는 것이 정초기도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이 더 많았는지도 모릅니다.
올 설에는 어머님이 건강하시지 못해 큰댁까지 가실 수 없고, 또 혼자 계시기도 힘들어 누군가 있어야 했기에 서방님만 제사 모시러 가고 집에서 어머님과 둘이만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컴퓨터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TV 리모컨을 들고 시간을 보냈을 것인데 이런 기회도 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고 먼저 그 마음 변하지 않으려고 연무심에게 절을 만배 해보려고 한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절도 좋지만 경도 읽고 염불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충고에 이런저런 고민을 했습니다. 어쩌면 절을 하여 몸이 힘든 것보다 경을 읽고 염불하면 덜 힘들겠지 하는 얄팍한 계산도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초 아비라 기도 하는 사람들 말씀에 3일 동안 총 24회를 한다고 들어서 내 생각에 나도 24회를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루에 8회씩 하면 되겠지만 3일째는 서방님이 집에 있는데 기도만 하면 좋아할 것 같지 않아 이틀 동안 10회씩 하고 3일째는 오전에만 하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결혼 초 철없이 밖으로만 나돌아 아이들에게도, 어머님에게도, 서방님에게도 미안했던 그 마음을 참회하고, 이 인연 공덕 일체 중생의 공덕이 되어 곳곳에 계신 부처님 기쁘게 해드려 온 세상 불국토 이루며, 저희 가정과 집안도 건강하고, 지혜로우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곳곳에 계신 부처님을 환한 웃음으로 시봉하여 온 세상 훤히 밝히기를 발원하며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첫날(2월 2일) 5시에 기상하여 오분향예불문으로 예불을 드린 뒤, 천수경을 독경(절을 하면서)하고, 반야보살 행원기도문, 금강경, 보현행원품, 불자게송 10회, 마하반야바라밀 염송 1080념, 한글예불대참회문을 읽으며 계속 절하기, 반야심경, 회향발원을 하였습니다. 매일 제가 하는 일과수행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는데 약 1시간4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두 번째부터는 발원, 반야보살 행원기도문~ 회향발원을 하니 약 1시간 10분에서 1시간 20분정도 걸렸습니다. 이렇게 오전에 4회, 오후에 3회, 저녁에 3회 모두 10회를 했지요.
기도 첫날 일찍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는지 선잠을 자서 점심을 먹고는 어찌나 졸리던지 잠깐 눈을 부치고 일어나야지 한 것이 1시간을 넘게 자버려 계획한 시간보다 1시간이 늦은 10시 조금 넘어 기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 여러분들과 옥천사에서 삼천배 삼일동안 할 때 첫째 날 저녁에 몸을 대중탕에 가서 푹 풀지 않아서인지 둘째 날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밤 10시이지만 대중탕에 가서 푹~ 목욕을 했습니다.
둘째 날, 5시에 기상하여 어제와 같이 예불을 드리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어제보다는 쉬는 시간도 줄고 계획했던 대로 잘 진행이 되어 저녁 8시 30분쯤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어제와 같이 대중탕으로 향했습니다. 첫째 날에는 한글예불대참회문으로 절을 했었는데 둘째 날에는 한문으로 읽으며 계속 절을 하였더니 절을 하는 횟수도 줄고 시간도 줄일 수 있었지요. 살살 잔꾀가 생겼나 봅니다.
셋째 날, 어제 큰댁에서 온 서방님이 집에 있으니 살짝 눈치를 봐 가며 기도를 하는데 다행히 어른들께 새배를 간다고 부산하게 나갔습니다. 역시 마음을 먹으면 부처님께서 알아서 해 주심을 절실히 느끼며 24회를 오전에 마칠 수 있었지요. 그런데 자꾸만 아쉽고 더 하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 먹고 있었더니 또 오후에도 새배를 간다고 나가길래 얼씨구 하고 3회를 더 하기로 마음먹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후 5시 총 27회를 끝으로 기도 회향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독경과 염불할 때는 어머님 방에서 어머님의 도란도란 얘기를 들으며 결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하고, 절은 거실에서 하다, 또 어머님 곁에서 하고를 반복하였습니다.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머님을 편안히 모시는 것도 중요하기에 부처님도 잘 아시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독경을 할 때는 졸리지 않은데 염불만 하면 자꾸 졸려 중간중간 힘이 들기도 했습니다. 예불대참회문을 독송하며 계속 절을 하니 한 번에 약 140번 정도 모두 3일 동안 3700배 정도 하였습니다.
그간 절을 며칠 씩 할 때는 첫날은 쉽게 하는데 둘째 날부터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마도 잘 해보겠다는 욕심이 더 많았었고, 옆에서 같이 하는 분들에게 아직 마음이 빼앗기며 거슬리기도 하고, 부처님 사모하는 마음도 부족했고요. 원을 세운 마음도 부족했지요.
그런데 그보다 훨씬 운동량이 적긴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즐겁기만 하였습니다. 독경도, 염불도, 절도 모두 부처님께 감사와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하니 집중도 잘되고 한 배 한 배 부처님 사모하는 마음 새록새록 하였습니다. 부처님께 기대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이, 그냥 즐겁게, 하고 싶은 기도 실컷 한다는 마음 하나였습니다. 아직 오직 일념으로 하는 기도는 아니었지만 이런 날이 많다 보면 언제가는 그런 날도 오리라 기대합니다.
정월 초사흘, 옥천사 정초기도 입재에 갔더니 법당 가득 새해를 맞이하는 정성스런 마음들을 보며 이제껏 새해를 맞이한 마음을 참회하며, 올해는 조금은 뿌듯하여 부처님 뵙기가 즐거웠습니다.
개학을 하고 학교에 출근하니 여러분들이 피부과에 다녀왔냐? 성형외과에 다녀왔냐? 라며 얼굴 좋아진 비결을 묻습니다. 씽긋 웃으며 아주 신비한 비결이 있지요...
이 인연 공덕 일체중생의 공덕이 되어 곳곳에 계신 부처님 기쁘게 해드려 온 세상 불국토 이루기를 발원합니다.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
보현행원으로 보리 이루리
보현행원으로 불국 이루리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첫댓글 어머님 덕분에 시간이 주어지길래 처음으로 해 본 정초기도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하나 망설였지만 일과 수행을 여러번 반복해 보자 라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좋은 체험으로 꾸짖어 주시면 다음에는 좀 더 잘 해보겠습니다. 보잘 것 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대단하십니다...저는 다빼고 염불만 그럭저럭하고 지냅니다...새해에 많은 성취가 있으시길...()()()...
마하반야바라밀^^
항상 좋은글 고맙습니다!
밝고 맑은 얼굴 빛은 이렇듯 열심히 수행하신 결과이군요. 늘 정진하시는 모습에 감탄합니다. _()()()_
10년을 늘 한결같은 믿음과 행으로 나아가시는 보문님의 열정을 찬탄드립니다. 3일간의 정초기도! 감동입니다. 하시는 일 원만성취 회향하시길 기원드립니다._()_
항상 즐겁고 보람되며 건강한 나날이 되실것으로 확신 합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항상 노력하시는 보문님의 모습에 감명 받습니다..고맙구요..그림자 처럼 늘 힘을 부여해 주시는 부산의소분대(ㅎㅎ)님들께 늘 감사한 마음 갖고 살아갑니다..님들께서 계셔서 부사모가 더욱 빛나고 앞날이 찬란하게 밝음을 봅니다..요즘 전 많이 처져있습니다..기도만 하고는 늘 약먹고 잠만자고 싶어지는 현상이 너무 심합니다...서글퍼 지기도 하구요,많이....오직 부처님 사모하는 감사하는 마음만을 가득 채운다고 노래부르며 기도해 나가지만 마음 저변에 깔려있는 _왜 이리 낫지 않는걸까?빨리 낫지 않으면 집안이 쑥대밭인데_등등 병낫기를 바라는 마음만 한가득 채워져 있는 저의 모습에 더 서글퍼 집니다...병이야 낫든 말든
오직 부처님 사모하고 감사함을 노래부르고 내생명 진리생명만을 노래해야 하는데..요즘 힘이 많이 듭니다..생기도 많이 잃어버렸구요..혼자 생활할수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만 한가득 채워져 있는 저의 모습에 탄식이 절로 나오는 요즘 현실 입니다..병의 실체가 없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불안과 두려움을 먼저 마음에 담아 오는 習에 빠져 나오려 애쓰면 쓸수록 더욱 힘이 빠지네요...불안은 혼자 놀게 놔두고 오로지 "내생명 끊없는 진리생명"을 노래해야 하는데 머리로는 너무 잘알고 있지만 자꾸 끄달리며 생각의고리를 끊지못하는 저를 보며 한심하다고 생각하니 자꾸 용기가 꺽이고 극단적인 생각도 자꾸 떠오릅니다...해서 아무 생각없이
잠만 청하는 지도 모르겠어요...^^...근데 보문님의 오늘 수행기를 보며 자꾸 슬프고 눈물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이래선 안되겠다..이것은 또 한겹이 녹나부다 하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한생각 돌리며 다시 힘내고 좌복에 앉습니다..정말 고맙습니다...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지쳐 있는 모습 세밀히 보여 드림은 다시 힘 얻기위함임을 보문님께선 아실거예요...힘낼께요!!...부처님, 고맙습니다,부처님 ,고맙습니다~~,..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_()()()_
누리달님 기운내세요. 고지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볼 때 항상 안타깝고 애가 타는 것처럼 부처님도 우리를 보면서 그러실거에요. 부처님이 자식을 위해 뭐가 아깝겠습니까, 해 달라는 것 다 해주고 싶으시겠지요.
우리는 부처님 자식이니까 항상 부처님께서 응원하고 지켜보고 계심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꼭 믿어야겠습니다. 기운 내세요. 반드시 좋아질 겁니다. _()()()_
늘 부처님 사모하는 마음이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힘이 빠지고 축 처져 늘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때는 무조건 경을 읽고, 절을 하고, 깊이 생각 하지 않고 묵묵히 하기만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슬럼프에서 벗어나 있음을 보게 되지요. 부처님이 보고 계시는데 두려울 것 없지요! 힘내세요 누리달~~~님. 고맙습니다._()()()_
죄송합니다만 힘들다는 그 생각만 안 내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잠이 오면 오는대로 마하반야바라밀 꿈 속에서도 마하반야바라밀만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분명 감응이 있을 것입니다._()_
_()()_ 보문님 찬탄드립니다. 누리달님도 새해에는 더 건강해지시고 힘 내시실 빕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공부 모습을 이렇게 세밀히 올려주심은 크나큰 배려입니다. 처져 있으신 분들 따라 오시라고, 방법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이렇게 하는 거라고, 기도 조금 해놓고 생색내시는 분들은 겸손하시라고...이렇게 손 걷어 붙이고 길잡이를 해 주시네요.
보현행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봅니다. 감사합니다. _()()()_
매번 부럽고 찬탄 찬탄 스럽고....항상 고맙습니다...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이것이 나날이 이뻐지시는 보문님의 비결이었군요. 고맙습니다. 배웁니다. 내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 마하반야바라밀..._()()()_
늘 밝은 모습 보이시는 보문님! 찬탄합니다. 정말 뜻깊은 명절이었네요. 연로하셔서 쇠약하시기까지 하신 시어머니 저리도 밝음으로 모시는 며느리 처음 봅니다. 일상이 늘 찬탄인데 정초기도는 더욱 감동입니다. 법혜님 말씀처럼 '나름 한다고 스스로에게 생색내는' 저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다시 읽으니 새롭습니다..그냥 부처님 기쁘게 해드리자는 기도가 역시 최고의 공양인듯 합니다.마하반야바라밀, 고맙습니다.._()()()_
부끄럽사옵니다. 다시 이런 기도 올릴 날을 발원올립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