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스위블'은 필립 K. 딕.의 단편집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소품으로 이념이 다른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기계다. '빅 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1984년이라는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지배자의 위치에서 텔레 스크린이라는 것으로 모두를 감시한다.
스위블에 관한 부분을 읽은 순간, 난 가장먼저 이 빅브라더라는 캐릭터를 떠올렸다. 둘은 어딘지 닮은 점이 있어 보였던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스위블과 빅 브라더는 다른 이념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닮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의견마찰이 없어지므로 서로 대립되는 일이 사라진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다른점이라면, 스위블은 인간에 의해 제어당하고, 지배당하지만, 빅 브라더는 스스로가 지배한다는 점 정도. 이는 과거와 미래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 본다. 즉, 빅 브라더라는 과거의 캐릭터는 사회주의라는 것을 이야기 하기 위해 등장한 캐릭터고, 스위블은 미래의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스위블은 대체 무엇을 이야기 하기 위해 등장한 것일까.
고도의 과학발달로 인간은 진보했고, 그것은 물질적인 것에서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진보는 많은 이념과 이론을 낳았고, 이러한 이념과 이론들은 서로 대립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종교 같은 경우가 그렇다. 여러 종교들이 서로 대립하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린 아직 이러한 대립을 완화시키거나 아예 없애버릴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작 한다는 것은 중도를 지키자는 공허한 외침이나,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삼켜버림으로써 다른 이념을 없애버리는 것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에서, 이러한 대립에 대한 해결책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인간은 중도보다는 힘이 센 한 쪽이 약한 쪽을 삼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가상 산물이 바로 스위블인 것이다.
스위블은 이러한 조건에 딱 들어맞는 소품이다. 기계로서 보다 객관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으며, 모든 작업은 인간이 제어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간이 제어한다는 점이다. 이는 바꿔말하면 소수 권력자에 의해 다수가 지배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1984년의 사회와 비슷하다. 그리고, 1984년의 사회는 소설에서 보이다시피 무척이나 암울하다. 바꿔 말하면, 작가가 말하는 우리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하나 생각해 볼 점은. 스위블이 현대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것으로인해 주인공 일행은 스위블의 탄생을 막을 계획을 짜게 된다. 이들이 스위블의 탄생을 막을지에 대해서 작가는 묵묵부답이다. 하지만, 감히 짐작컨대, 이는 작가가 아직 희망이 있음을 말하는것이라고 본다.
작가는, 스위블이라는 소품을 통해 암울한 미래가 올 것임을, 그리고 아직 희망은 있음을 말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첫댓글 단순히 빅브라더가 사회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캐릭터는 아닌 것 같은데요.
JT:-B/빅브라더는 신에 비유될 수도 있지만, 냉혈여신님의 논점에서 보자면 그 의미를 제한하는 것이 온당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