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취미(향산묵화실) 26-7, 사과와 밀감
월요일 오후, 아저씨는 간식을 사러 마트에 들렀다.
과자 몇 봉지를 사서 바구니에 담더니 두어 개를 더 샀다.
화실 회원들과 나누고 싶어 했다.
아저씨는 집에 돌아와 숲속에사과 이상호 대표님이 맛보라며 가져다준 사과와 비스킷을 종이가방에 담았다.
“내일 아침에 그림 그리로 갈 때 갖고 가서 나나 묵지요.”
다음 날, 간식 때문인지 아저씨는 다른 날보다 더 이른 시각에 집을 나선 것 같았다.
“아저씨, 화실은 잘 다녀오셨지요. 회원분들과 간식은 맛있게 나눠 드셨어요?”
“잘 갔다 왔지요. 내가 농사지은 사과라 캣더만 다들 맛있다 카대요. 잘 나나 묵었어요.”
아저씨의 목소리가 높고 말씀이 장황한 것은 기분이 상당히 좋다는 뜻이다.
아저씨는 요즘에 부쩍 밀감을 찾았다.
떨어지기 무섭게 밀감을 다시 사곤 했다.
새로 산 밀감이 굵기는 조금 커도 달고 맛있다.
아저씨는 검은색 비닐에 귤을 들어 담았다.
회원들에게 귤을 낸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맛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좋아하셨던 생각이 났다.
아저씨는 그 기억을 떠올린 것 같았다.
목요일 아침, 박경안 선생님의 연락을 받았다.
“선생님, 백춘덕 씨가 귤을 또 가지고 오셨네요. 엊그제는 사과하고 과자를 한 봉지 들고 오셔서 다들 맛있게 먹었거든요. 자꾸 이렇게 뭘 가지고 오니까 우리가 괜히 미안하고 그렇네요.”
“회원분들 중에도 매번 간식 가져오시는 분이 있다고 하셨어요. 아저씨도 그런 마음인 것 같습니다. 회원분들과 나눠 드신다고 챙겨가셨을 거예요. 사과는 아저씨께서 일하는 농원에서 맛보라며 가져다준 것이고요, 과자는 마트에서 사셨어요.”
“그러게요. 참 고맙네요. 우리는 다들 맛있게 먹었어요. 요새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하는데, 지루해하지 않고 차분히 잘하시더라고요.”
“재미없으면 안 가겠다고 하셨을 텐데, 아침이면 알아서 나서는 걸 보니 그곳이 좋으신가 봐요. 아저씨께서 잘 적응할 수 있게 배려해 주신 선생님과 회원분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2026년 1월 29일 목요일, 김향
아저씨가 키운 사과 나눌 곳이 또 생겼네요. 그것만큼 기쁜 일이 없죠. 즐거우시겠습니다. 박효진
화실 방문이 즐거워 보이십니다. 신아름
아저씨 발걸음 절로 하고, 빈손으로 가지 않고, 말수가 늘었다니…. 좋으신가 봅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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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저씨께서 화실 가는 길에 금방 익숙해지셨다고 들었는데, 지리를 익히고 길을 외워야만 한다는 생각이 아니셨던 게 분명해요. 따뜻하게 맞아주는 선생님, 정겨운 다과 시간이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