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취미(향산묵화실) 26-8, 어제 왜 안 오셨어요?
일요일 오전, 박경안 선생님이 연락했다.
주말이라 화실 문도 열지 않았을 텐데, 의아했다.
순간 아저씨가 무얼 실수했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선생님, 어제 왜 안 오셨어요? 하루 종일 기다렸는데….”
“어제는 토요일이라 화실 가는 날이 아닌 걸로 아는데요. 혹시 아저씨께서 수업 빠지신 날이 있나요? 제가 알기론 매일 수업하러 가셨는데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 백춘덕 씨가 토요일에 선생님 차 타고 위천 갤러리에 온다고 해서 어제 하루 종일 기다려도 안 오시길래 오늘 쉬는 날인 줄 알면서 전화했어요.”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어떻게 된 사연인지 짐작이 됐다.
명절 전에 향산갤러리에 들러 박경안 선생님 작품 구경하면서 명절 인사도 겸하면 어떻겠냐고 아저씨와 의논한 적이 있다.
아저씨는 금요일 수업 때 우리 선생님하고 토요일에 갈 거라고 말한 것 같았다.
박경안 선생님은 주중에 화실 수업과 출강으로 바쁘다 보니 토요일에만 갤러리를 개방한다는 블로그를 보았기에 명절 앞 주 토요일 방문을 의논했고, 찾아뵙기 전에 선생님과는 따로 연락해 일정을 의논드리려고 했다.
사연을 들은 선생님은 웃으며 말했다.
“2월에 온다는 것을 백춘덕 씨가 토요일에 온다고 해서 어제 오는 줄만 알았지요. 진즉에 전화해서 물어봤으면 될 것을, 내가 오해하고 있었네요. 날 풀리고 꽃 필 때 오면 여기가 온통 꽃밭이라 참 예뻐요. 추울 때 나서지 말고 따뜻한 봄에 와요.”
“선생님, 꽃 피는 봄에 또 가면 되지요. 명절 전에 잠깐 찾아뵙고 인사드리려고 했습니다. 사실 갤러리도 궁금하고요.”
“그러면 그렇게 해요. 토요일에는 별다른 일이 없으면 나는 항상 집에 있거든요. 요즘 백춘덕 씨는 회원들 그림 그린 종이에 색깔도 칠해 보고, 네모난 칸 안에 글도 써보고 그렇게 해요. 벚꽃 그림을 보더만 ‘이거, 사쿠라네.’ 그러더군요. 그래서 사쿠라가 벚꽃이라고, 이 꽃이 봄에 피는 꽃이라 했더니, 자기가 이 꽃을 좋아한다고 하대요. 처음에는 말도 잘 안 하고 그렇더니 요새는 곧잘 이야기해서 말을 참 잘하는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이왕 글 쓰는 김에 자기 이름 세 글자 꼭 익혀서 써보자고 했더만 그러자고 하대요. 그래, 지루하지 않게 할려고 이것저것 병행해서 하고 있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주신 덕분에 아저씨께서 즐겁게 다니시는 것 같아요.”
“별말씀을 다하시네요. 어쨌든 내가 할 일인데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아저씨 모시고 2월 7일 오후에 갤러리에 잠깐 다녀올까 생각합니다. 괜찮으시겠어요?”
“7일이 토요일이지요?”
“토요일입니다.”
“나는 괜찮아요. 그때쯤이면 날이 좀 풀리지 않을까 싶네요. 추울까 봐 걱정돼서 그러지 뭐.”
“지금보다는 나을 겁니다. 선생님, 부담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지는 않아요. 내 집에 오는 손님인데, 언제든 환영합니다.”
2026년 2월 1일 일요일, 김향
백춘덕 아저씨 때마다 참 근사한 곳에 가서 좋은 시간 보내실 수 있겠습니다. 얼른 놀러 가신 날의 풍경을 듣고 싶네요. 박효진
하하하! 아저씨께서 얼른 가고 싶었거나 얼른 소식하고 싶으셨나 봅니다. 화실이 아저씨에게 큰 활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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