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단이 형제한테 누구 만났다고 말하면 알까요?"
"네~. 저는 인보구요~. 심. 인. 보. 그리고, 저 친구는 요한이예요"
그렇게 세 형제(한명은 이름은 잘 모르고 덩치가 컸던 것으로 기억함)는 저와 동일한 '하나님의
따스함'을 느끼며 산을 내려 갔을 것이고, 나는 오전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나사렛으로 향했습니다.
예수원 입구에는 '노동이 기도이고, 기도가 곧 노동이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고,
나름대로 '일상 생활이 기도와 같아야 한다'는 말로 이해를 했습니다.
'잠깐 여기저기 둘러 보고 나면 그 다음엔 뭐 하나... 총(성경)도 안 가져 온 놈이라니~!'
그리고, 무슨 소망들로 여기서 이런 생활들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던 차에, '함께 일도 하고 대화
나눠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작업모임에 참석한 것이었습니다.
예수원의 오전 일과는 8시에 시작 되고, 군대 용어로 보직(자기의 할 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단기지원자(3개월 수련생)들은 바로 일터로 가지 않고 작업모임에 모여서 그 날 자기의 할 일을
배정 받게 되는 듯 했습니다.
"희망하시는 찬양 세 곡 만 부르고 시작하겠습니다."
일을 하기에 앞서 사람들이 다 모이는 동안 찬양을 몇 곡 부르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도 풀고,
남자부, 여자부 각각 그 날의 할 일과 누가 그 일에 참여할 지를 정헀습니다.
예수원에서의 할 일이란, 홈 페이지에 소개 되어 있듯이 기도의자나 십자가 목걸이 꽃으로 책갈피를 만드는 일 외에 여러가지 주변의 잡다한 일도 많았습니다.
'엘론'이라 불리는 남자 작업반장과 또 한 명의 형제(할로우 마임?)와 셋이서 오물장 정리를 하게
되었고, 그리고 그 후에는 비가 와서 울퉁불퉁해 진 길에 산 아래 하천에 있는 자갈을 퍼다 까는
일을 했습니다.
"원래 오전에는 참(간식)이 없어요"
엘론 형제는 라면을 몇 개 구해 와서 한 자매에게 부탁했고, 직접 만든 식빵과 생크림까지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점심예배는 중보기도 시간. 천주교식으로 진행 되었고, 약간은 어색하였지만,
작은 일에서 부터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하는 기도 까지, 기도문을 함께 읽으며 예수원 '대도록'에
실린 기도문 내용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점심시간 후, 한시 부터 두시 까지는 '대침묵 시간'으로 개인적인 대도(기도)를 위한 ,
피곤하면 기도하는 척하면서 잠자기 안성맞춤(히~ 죄송)인 휴식과 기도를 겸한 시간 같았습니다.
"형제님, 예수원에 몇 번째 오신 건가요? 일도 잘 하시고, 설겆이도 해 주시고, 참 좋네요~"
"감사한 일도 많구요~, 함께 일하니까 여러분께 배우는 것도 많고 제가 오히려 기쁘네요"
속으로는, '아이고~. 헌금은 따로 준비 못 했구요 다~ 밥 값 할려고 그러는 거죠 뭐~' 긁적긁적...
오후 작업에는 특혜성 청탁을 받아 그렇게 작업도구가 남자작업팀에서 여자팀으로 옮겨 졌고,
바깥 작업이 아닌 주방 여기저기와 주방에 딸린 창고 또, 방송실 창고등을 정리하게 되었고,
바로 그 때 부터 저녁 먹기 전 까지 내내 비가 내렸습니다.
'역시 잘 생기고 볼 일이야...(헉~! 또, 이도사 증후군이... 주여, 정말로 샘플 잘 못 땄습니다...)'
척척 감기는 비옷을 입고 분주하게 오가는 형제들을 창밖으로 보면서, '하나님~ 저요... 밖에서
저렇게 일 해도 좋은데... 그리고, 여기 비는 머리 안 빠지쟎아요...? 히~'
"이제 대충 다 끝났네요. 흠흠... 담에 올 때는 제가 꼭~ 창고들 깨끗한 지 검사해 볼 겁니다..."
"호호호, 네~ 네~"
예수원 가실 분은 저 한테 꼭 얘기 하시길...
이렇게 오전에는 남자 작업반장, 오후엔 여자반장하고 친해 졌으니 이 정도면 괜찮은 빽 아닌가요?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함을 인함이라
(빌립보서 3장 7~8절)
최근 한두달 동안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고, 시종일관 내 주위와 머리를 맴 도는 찬양이 있었으니,
그 찬양은, 처음은 언제 들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이전도사님이 교회 야유회(조각공원) 사전답사 때 들려 준 곡(그래서 하루 종일 들음)이고,
아버지 학교에서 '프라미스 키퍼 랠리' 동영상을 통해 감동 받은 곡이었습니다.
오후 작업 시작 전에 예수원 찬양집(2)을 뒤적이는데 신기하게도 그 찬양이 있었고,
무척이나 부르고 싶었으면서도, '한 곡만 더 하면 안 될까요?' 이 말을 차마 못 해서
결국 부르지 못 하고, '짜식~ 배짱도 없냐...'하며 후회와 아쉬움만 남았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 수요일이라 계획표 대로 강의가 있는 날 이었고,
강사는 발음과 외모로 보아 일본인 자매였습니다. 전도사님 같더군요.
먼저 기도를 하고 나서, 특유의 일본인 발음으로 "찬양 한 곡 부르고 시작하겠습니다."
순간 고등학교 시절, '이 문제 풀어 볼 사람~!!' 선생님이 말씀 하셨을 때, 고개를 쳐 박고,
'제발 나만 시키지 마라...'(제 얘긴 아니고 제 짝꿍 얘기!!)고 생각했던,
아무튼 그런 아니, 그 반대의 기분이 들었고, 설마... 설마... 하는데,
"예수원 차냥집 찔짱... 나의 만조꽈 유...이글 위해, 부르시게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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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만족과 유익을 위해 (Knowing You)
나의 만족과유익을 위해 가지려 했던 세상일들
이젠 모두 다 해로 여기고 주님을 위해 다 버리네
내 안에 가장 귀한 것 주님을 앎이라
모든 것 되시며 의와 기쁨 되신 주 사랑합니다.
부활의 능력 체험하면서 주의 고난에 동참하고
주의 죽으심 본을 받아서 그의 생명에 참예하네
내 안에 가장 귀한 것 주님을 앎이라
모든것 되시며 의와 기쁨 되신 주 사랑합니다. 나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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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와서 아내에게 얘기 하기를, "신기하지? 예수원은 참 대단한 정보력을 갖고 있나 봐...킥킥킥
내가 아버지 학교 수료한 거하고, 이 찬양 좋아 한 거 다 알고 있데? 예약하고 하루 만에 갔는데
빠르기도 하지? 그거 다 조사하라구 하나님이 시키셨나? 아... 맞어 내가 하나님이라도 그렇게
복잡하게 안 했겠다... 걍 그 여전도사 귀에다가, "야! 7장 해!" 그게 더 간단하네? 아휴~~ 바보...
키득키득... 훌쩍훌쩍... 우앙~~"
나의 칭구 민호가 옆에 있었으면 하이-파이브 뿐만 아니라 끌어 안고 땐쑤를 했을 지도 모르고,
상황이 이렇게 되 버리니 그렇게 부르고 싶었던 찬양을 1,3,5,7,9로 띄엄띄엄 부를 수 밖에
없었고, 동반된 생물학적 반응은 아드레날린(이럴때도 나오는 거 맞나요?)이 생성 되면서,
심장박동, 맥박수 증가와 눈물, 콧물에 더욱더 심해져서 눈 앞까지 가물가물 했습니다.
나의 아내가 했던 말. "머리 속에 드는 하나님에 대한 생각, 그것도 기도야 오빠..."
아내의 말대로라면 나는 찬양을 하는둥마는둥 하면서, 이렇게 기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 아이고... 오늘 제가 또 앞자리엔 왜 앉았는지... 왜 또 이러십니까?
이래 뵈도 제가 애가 둘입니다... 뒤에 자매들 다~ 보는데... '저 눔이 저녁 먹은게 뭐 잘 못 됬나...'
할 거 아닙니까...? 쫌 사정 좀 봐 주십시요... 제 맘 알아 주시고, 주신 찬양까지 다~ 고마운데요...
그럼 끝 까지 책임을 지셔야 할 거 아닙니까... 제발..."
이렇게 버릇 없이 기도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고,
하나님께서는 이 밤이 채 가기도 전에 저의 방정맞은 기도에 대답을 해 주셨습니다.
첫댓글손 집사님이 사모님! 제인 아빠 예수원에서 나단 형제 친구 만났데요. 그래요. 누굴까? 심 인보 라던가.. 순간 나는 심 현보로 듣고 잉 !..언제 예원이 아빠가 예수원에 가셨지 했었엉..ㅋㅋㅋ 근데 정~말 젠마 천사님! 남편이 이렇게 글 잘 쓰는것을 알고 계셨는가?
나의 만족과~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의 주인공 이름은 모르지만... 미국의 어느 흑인 목사님일텐데... 프라미스 키퍼의 기록 영상을 볼 때마다... 그러니까 '나의 만족과 유익을 위해' 라는 이 찬양을 들을 때마다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ㅠ.ㅠ 그리고 니콜라스님 음악 성향이 나랑 비슷하구랴~~~ ^*^
첫댓글 손 집사님이 사모님! 제인 아빠 예수원에서 나단 형제 친구 만났데요. 그래요. 누굴까? 심 인보 라던가.. 순간 나는 심 현보로 듣고 잉 !..언제 예원이 아빠가 예수원에 가셨지 했었엉..ㅋㅋㅋ 근데 정~말 젠마 천사님! 남편이 이렇게 글 잘 쓰는것을 알고 계셨는가?
정대훈 집사님! 앞으로 우리 행복교회 소개지라든가 지역 신문 만드실때 1명은 확실히 확보된거 아닌가요?
ㅋㅋ (6)은 언제??? *^^*
나의 만족과~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의 주인공 이름은 모르지만... 미국의 어느 흑인 목사님일텐데... 프라미스 키퍼의 기록 영상을 볼 때마다... 그러니까 '나의 만족과 유익을 위해' 라는 이 찬양을 들을 때마다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ㅠ.ㅠ 그리고 니콜라스님 음악 성향이 나랑 비슷하구랴~~~ ^*^
어서 들어~오오~~~ 필그림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