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명기와 그분과 나 셋이서
우암동 북부시장 안 삼미족발집에서 만났다.
족발 두 접시와 소주 각 일병 계 세 병을 마셨다.
그분은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계시는 것 같았다.
소주도 한 병은 마시고, 얘기도 잘 하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물었더니
이차저차하고 저차이차해서
전라도 영암 땅에도 잠깐 가 있었고,
강원도 어디 쯤에도 잠깐 가 있었단다.
그분은 눈꺼풀이 워낙 무거워서
윗 눈꺼풀과 아랫 눈꺼풀이 한 번 만났다 떨어지는 데는
거의 한달 이상 걸리나보았다. 잠깐 있었다니....
종익이한테는 왜 그렇게 전화를 했느냐고 했더니
왈, 가라사대,
"걔 형하고 나하고 친구여. 친구 동생 골리는 게 내 취미잖어."라고 대답했다.
좀 어려움이 있었나보다.
불편해 할 수도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물어보지 않는 것이 나의 취미이다.
지금은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경비 일을 하고 있단다.
24시간 근무하고 24시간 쉬는데
아주 편하다 못해 시간 죽이기가 몹시 괴롭단다.
그동안(약 두 달) 체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얼마 후엔 65회 최중량을 기록하게 될 것 같았다.
지금은 그분의 말로는 우암동 원룸아파트에서 부인어르신네와 함께 살고 있단다.
속으로는 얼마나 힘드랴! 그러나 겉으로는 예전과 다름 없었다.
65회에는 근무날이 아니라면 참석하겠다고.....
헤어진 후, 나와 명기는 또 율량동 뚱뗑이네로 갔다.
아, 나는 왜 이렇게 살까?
아, 나는 왜 이렇게 친구를 기쁘게 하지 못하며 살까????
아, 나는 정말로 지옥도 아주 흉악한 지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아, 그래도 나 혼자 거기 가지는 않을 껄! 동행이 있을 껄!!!
청주에서 조카 올림
첫댓글 '종익이 형 친구'를 만났다니 반갑고 또 반갑다. 이 사람아...! 음흉한 지옥엔 아무나 가는게 아냐...?
아직 늦지 않았어 지금부터라도 적선도 많이하고 남을 기쁘게 해주면 돼 천당가고 싶으면 내게부탁하라고 사자님에게 잘 말해서 티켙 빼내줄게.아... 뚱뗑이들이 보구싶다.
갈곳이 있는 조카는 참 행복하다. 오랜 가믐끝에 만난 소나기 처럼 재진이 소식 반갑다. 가족과 함께 지냄은 행복 중에 행복이다. 그래도 일 할수 있는 건강이 있어 행복하지 않은가? 재진아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