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묘미가 낮선곳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 얻는 감동에 있다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과 그 속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에 있다고 본다.
그런면에서 가리왕산 이야기의 관재 김선원 선생과의 만남은
오랜 지기를 만나듯 즐겁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땅을 구입하기 이전부터 자리했던 오랜 가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이 건물을 멋지게 복원할 계획이라니 정말 고마울 따름이었다.
나를 돌아보는 집이라는 당호처럼
오랜 목재가 주는 따뜻하고 고졸한 맛이 참 멋진곳이었다.
주인장인 관재선생의 호도 이 당호에서 따왔으니
늘 자연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과 조화하는 삶을 지향하는
관재선생의 삶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귀농이나 귀향을 생각하며 한옥의 멋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는 것
참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했지만 관재 선생처럼 오랜 기간 준비하고
그것을 몸으로 실천하는 경우는 많지가 않았는데 참 야물게도 집을 마련했다.
황토방 내부의 벽에는 정선군의 고지도 사본을 붙여놓아 한층 정감있는
공간이 되었다. 32개의 원형목재가 천장에 모이고 둥근 나무의 속을
파내 하늘을 바라보도록해 자연을 느끼고 호흡할 수 있도록 했으니
볼수록 매력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살림집인 안채의 거실에서 함께 차를 나누며 김선생이 살아온 이야기와
이 공간을 꾸미게 된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소가 멋진 중년의 김선생에게선 차향 못지않은 사람의 온기와 향이
느껴졌으니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선물은 공간도 풍경도 아닌 사람이었다.
가리왕산 등산코스중 하나는 휴양림을 통해 올라가는 길이 있고
하나는 휴양림 오른쪽의 다리를 건너 '가리왕산 이야기'를 끼고
올라가는 코스가 있단다.
이 비석 뒤에는 가리왕산 이야기라는 관재 선생의 시가 있어
그의 풍류와 자연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휴양림 산책에 나선다.
아직 잔설이 녹지 않아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기분좋게 느껴진다
초입의 폭포와 야영장을 둘러보고 매표소로 돌아오며
가리왕산의 이모저모를 설명해주는 관재 김선생
이넓은 가리왕산이 내 정원이니 얼마나 행복하냐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오키드 하우스라는 난실에는 그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귀한 난초들이
한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대기업에서 임원을 지내면서도 결코 안주하지 않고
문학이 좋아 국문학을
귀향을 준비하며 농학을 방송통신과정으로 수료할 정도로
학구적이며 끊임없이 노력해온 김선생의 노력과 준비가
이제 결실을 맺을때가 된것 같다.
해오라비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객실의 명패
늘 차와 함께 난초와 함께하는 관재선생이 꾸민 가리왕산 이야기가
단순히 하루 놀다가는 숙박시설이 아니요
시가 있고 낭만이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한다.
첫댓글 원형나무집 정말 맘에 드오 ..저기서 하루밤 유숙하고 싶구만요 ..참말로 좋은 곳에 터를 잡았네요
멋진 곳을 알게 되었네요. 얼핏 TV에서 본 적이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사진과 해설을 곁들여 보노라니, 꼭 한번 들르고 싶어져요. 좋은 정보에 감사 하구요. 사람도 멋지지만, 자연도 일품입니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