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은 때로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허물’이라는 결과로 남는다. 송용일 작가의 소설 『사랑과 허물』은 사랑과 갈등, 희망과 고통,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인간의 내밀한 이야기를 차분하고도 가슴 시린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농촌의 소박한 풍경을 배경으로, 작가는 인간관계의 깊이를 탐구하며 우리에게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소설은 농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상적이고도 정겨운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할머니의 목화밭’, ‘감자사리’, ‘오일장’과 같은 구체적인 에피소드는 독자들에게 농촌의 소박한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특히 ‘누룽이’라는 소와 함께하는 장면들은 인간과 동물, 자연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농사를 짓고 새참을 나누는 장면을 통해 공동체의 따뜻함과 가족의 연대감을 그린다. 밭에서 일하고 식사를 함께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현대 독자들에게 점점 잊혀가는 농촌의 소박함을 일깨우며, 물질적 풍요보다 더 중요한 인간적 가치를 떠올리게 한다. 할머니와 손자가 주고받는 대화 속에는 세대를 초월한 연결과 가르침이 담겨 있다. 농촌의 노동과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이 이야기는 우리 삶의 뿌리를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을 제공한다.
작품의 중심인 ‘사랑과 허물’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룬다. 사랑의 유혹과 도전, 그리고 불륜과 같은 갈등 요소들은 인간의 약함과 욕망, 그리고 그로 인한 결과를 생생히 드러낸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저지르는 실수와 그로 인해 생겨나는 허물을 통해 독자들에게 묻는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허물 속에서도 성숙해질 수 있는가?” 사랑은 때로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이지만, 그로 인해 스스로를 파괴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임을 보여준다.
<작가소개>
소설가 송용일
1941년 경상남도 함양 출생, 포항 성장
1961년 성균관대학교 경제과 졸업
1962년 대한석유공사(유공/SK에너지) 공채 1기 입사
2000년 SK그룹 도시가스회사 대표이사(포항, 청주)
[저서]
소설 「젊은 날의 書詩」
시집 「각은 무디어지고」, 「낙화」, 「불꽃은 사이프러스 나무 위에서 피고」, 「바람의 넋」
<이 책의 목차>
제1부. 농가 일상
01. 할머니의 목화밭
02. 감자사리
03. 오일장
04. 누룽이의 돌발사고
05. 아낙의 임신
06. 아낙의 유산
07. 풋사랑
08. 누룽이 임신
09. 모내기, 길삼, 왕골 수확
10. 첫 경험
11. 베틀 조립
12. 늑대와의 사투
13. 목화 수확 및 베짜기
14. 가을걷이
15. 설맞이
16. 누룽이 출산
17. 할머니 치료
18. 할머니 사망
19. 삼 년 만의 외출
20. 집 재건축
21. 어머니 사망
22. 생원의 유랑
제2부. 사랑과 허물
01. 사랑의 유혹
02. 사랑의 도전
03. 사랑과 허물
04. 불륜의 단초
05. 의처증
06. 운명의 장난
07. 겉과 속
08. 정욕의 발로
제3부. 읍참 누룽이
01. 읍참
02. 도축
제4부. 자충수
01. 우울증
02. 치료
03. 사랑의 자충수
<본문 詩 ‘자충수’ 전문>
미처 몰랐습니다
영원할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착각이고 모순이었습니다
달디 달면 그다음
쓴맛이 나온다는 것 몰랐습니다
남 보기가 역겹고 역겨운
겉과 속이 다른 삶
행복이 함께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나의 사랑은
지옥으로 가는 자충수였습니다
<추천사>
이 책에서 작가는 인간과 동물, 자연이 연결되는 이야기를 통해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누룽이라는 소와 인간 사이의 관계는 단순한 가축과 주인의 관계를 넘어선다. 누룽이가 저지른 돌발사고는 농촌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뜻밖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이는 인간과 자연, 생명이 얽힌 관계의 균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장면들은 인간의 책임과 돌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는 누룽이를 단순한 소가 아니라 가족의 일원처럼 묘사하며, 독자들이 인간과 자연 사이의 유대를 깊이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 작품은 농촌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목화밭, 감자밭, 오일장과 같은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작가는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환기시킨다. 또한, 사랑과 허물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통해 인간의 약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포착하며, 독자들에게 내면을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은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며, 그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허물 속에서도 우리는 구원과 용서를 찾을 수 있는가? 인간과 자연, 동물과의 관계는 무엇이며, 그것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가? 한 번쯤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송용일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280쪽 / 신국판형(152*225mm) / 값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