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민시인 푸시킨과 불후의 명시
곱슬머리에 검은 피부. 에티오피아 흑인의 피가 흐르는 러시아의 국민시인 푸시킨은 불후의 명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우리에게 기억된다.
1799년 모스크바에서 명문귀족으로 태어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 근교의 전문학교에 다녔다. 1812년 이른바 ‘조국전쟁’에서의 승리로 고무된 러시아 민족의 애국주의 사상, 민족적 자각과 민족적 기운이 고조되는 역사적 시기에 창작 활동을 시작하였다. 미래의 데카브리스트(12월당원)들과의 교류는 그의 이데올로기형성에 기반이 되었다. 이 시기에 진보적인 낭만주의 문학 그룹 “녹색등잔”에 참여하여 《나의친구 시인에게》란 제목의 처녀작을 발표하여 러시아 문학사조에 정식으로 첫발을 디딘다. 이후 ‘농노제’ 타도를 노래한 《농촌》과 ‘전제정치’를 공격하는 《자유에 바치는 시》등의 정치적 색채가 강한 시들을 발표하여 1820년 남러시아로 추방당하고 만다.
19세기의 러시아는 표트르 대제 이래의 서구화 정책과 프랑스 혁명 등을 통해 유럽의 진보사상과 사조가 물밀듯이 밀려들어 왔다. 60만 대군의 프랑스 전쟁영웅 나폴레옹의 침입에 맞서 싸우면서 민족의식이 크게 고양됐고, 이웃 강대국들에 비해 러시아가 얼마나 뒤쳐졌는가를 깨닫게 되면서 사람들은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황실과 귀족의 호사스러운 생활과 농노의 비참한 현실에서 두 개의 사회가 존재함을 직시했고 1825년 데카브리스트의 반란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귀감을 보았다.
전제권력은 민중의 대표 시인인 푸시킨을 위험인물로 분리하여 그의 작품을 황제가 직접검열하기에까지 이른다. 하지만 오히려 엄중한 감시와 극심한 탄압 속에서 러시아 문학은 보다 화려한 꽃을 피웠다.
1800년대의 러시아 문학은 푸시킨과 레르몬토프에서 네크라소프, 튜체프, 곤차로프,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체호프로 맥을 이어가면서 그 황금기를 맞는다. 이 시대의 러시아 문학은 사회현실을 농도 짙게 반영하는 독특한 리얼리즘 문학으로써 세계문학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러시아 근대문학의 창시자로서 문학의 온갖 장르에 걸쳐 그 재능을 보인 푸시킨은 특히 시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으며 산문에 있어서도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의 기초를 구축하였다. 그의 문학작품은 모든 예술사조를 수용하면서 새로운 예술사조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푸시킨은 1831년 16세의 아름답고 어린 나탈리아 곤차로바란 여성을 아내로 맞는데, 결혼 전부터 러시아 상류사회 사교계의 꽃이었기에 결혼 후 조르주 단테스란 불란서 출신의 와의 염문설에 휩싸였다. 에게 끈질기게 결혼
푸슈킨과 결혼하기 전부터 러시아 상류 사회 사교계의 꽃이었던 곤차로바는, 결혼 후 러시아로 망명한 프랑스군 장교 조르주 단테스와의 염문설에 휩싸였다. 단테스는 끈질기게 푸시킨의 아내 곤차로바에게 구애했고 이는 당시 러시아 상류사회 최대의 화제로 떠올랐다. 아내와 자신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푸시킨은 단테스에게 결투를 신청했지만, 단테스가 곤차로바의 언니와 결혼함으로써 결투 신청은 없던 일이 됐다. 그러나 단테스의 곤차로바에 대한 구애는 계속되었고, 더구나 푸시킨에게 “아내에게 배반당한 남자가 된 것을 축하한다”는 내용으로 익명의 편지가 배달되기 시작했다. 푸시킨은 단테스의 양아버지의 소행으로 보고 그를 비난하는 편지를 보냈다. 자신의 양아버지에게 비난의 편지를 보낸 사실을 안 단테스는 푸시킨에게 결투를 신청했고 1937년 이 결투에서 패한 푸시킨은 이틀 후 38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는다. 이 결투는 명백히 그의 진보적 사상을 미워하는 궁정 내부 세력이 짜놓은 함정이었다고 한다.
의 불후의 명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 순간에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은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은 오고야 말리니
삶의 고달픔을 간명하고 아름답게 위로해줌으로써 세기를 초월하여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애송되고 있다. 평이한 시어로 삶에 대한 진지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이 시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돋움으로 미래의 삶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위안과 희망을 심어 주는 위대한 작품이다.
푸시킨이 노래한대로 정치가 우리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자. 절망적인 오늘을 참고 견디면 희망찬 내일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기에...
작성자료집 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