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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를 장려하기 위한 각종 권리와 특혜를 부여한다.' '명문가와 구성원들 사이의 바람직한 결혼을 장려한다.' '일정한 규칙과 법령에 의해 이혼을 통제한다.'
척 봐도 다자녀 가구에게 혜택을 주고 결혼을 장려하는 대신 이혼을 가능한 억제하자는 뜻이다. 과연 언제 나온 정책들일까?
답은 2032년 전 로마제국에서 시행됐던 결혼 장려법인 '율리오에 로가티오네스'(Julioe rogationes)다. 로마의 문명과 인간 생활을 추적한 오토 키퍼(Otto Kiefer)는 로마제국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BC 18년부터 AD 9년까지 '율리오이 로가티오네스'를 강력하게 시행했다고 한다.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이 법을 제정한 것은 그 당시 만연했던 로마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 기피 때문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결혼과 출산 기피 현실을 돌아보면 아우구스투스 시대보다 더 심각하면 심각했지 결코 낫지 않다. 2013년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19명으로 2001년 이후 13년째 초(超)저출산국 (합계 출산율 1.3명 이하인 국가)다. 국가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게 인구라는 점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이미 그 파장은 시작됐다.
올해 대한민국 초등학교 중에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곳이 전남 37개, 강원 23개 학교 등 전국에서 백 곳이 넘는다. 도시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120년 역사로 우리나라 최초의 초등학교로 유명한 서울 교동초등학교 올해 신입생은 21명에 불과하다.
성당도 예외가 아니다. 매주 일요일 9시 30분에 있는 동네 성당 중ㆍ고등부 미사에 가면 전체 좌석 3분의 2, 어떤 때는 4분의 3이 어른들 차지다. 출산율을 생각하면 학생들이 성당에 안 오는 게 아니라 올 아이들이 없는 거다.
여기저기서 학생이 줄자 교육부는 앞으로 9년간 대입 정원을 16만 명 감축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최근 발표한 국방개혁기본계획에서 앞으로 8년 동안 군 병력 11만 명 정도를 줄이기로 했다. 군 병력을 줄여 혁신 창조형, 정예화된 선진 강군으로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군대에 갈 인원이 부족하다는 게 또 다른 배경이다.
정부도 이런 심각성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저출산 1차 대책기간인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보육시설 확충, 출산장려금 지급, 육아휴직제 확대 등을 위해 42조원을 퍼부었고 2차 대책이 시작된 2011년부터는 매년 14~15조원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나 핀란드, 심지어 일본에서 출산율 제고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정책은 다 써 봤지만 한 번 떨어진 출산율은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각종 처방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의 이른바 출산파업은 계속되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이라면 우리 결혼, 출산, 육아정책에 큰 구멍이 있는 게 분명하다. 그 중 하나는 정부나 우리 사회가 결혼, 출산, 육아 정책을 수립하면서 아이를 부양할 젊은 남성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이 아닐까?
과다한 결혼 비용, 직장 내 경쟁, 가족 부양 의무, 여기에 육아까지…. 젊은 남성들이 스스로 출산을 꺼리는 요인도 도처에 널려 있다. 「영웅전」으로 유명한 로마의 그리스 출신 역사가 겸 저술가 플루타르코스(46?∼120?)는 결혼으로부터의 도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De Amore Prois, 497e).
"빈곤 계층들은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했다. 그들은 아이들을 제대로 못 먹이고 교육을 시키지 못해서 그 아이들이 존엄성이라는 전혀 없는 노예와 천민으로 성장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