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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방의 감초
전 호 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흔히들 “약방의 감초”란 말을 곧 잘한다.
감초(甘草)란 글자 그대로 단맛이 나는 풀이란 뜻을 가진 약초다.
사람들이 “약방의 감초”라고 할 때 그 의미가 약초의 본질을 넘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를 표현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한약에 감초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약재다. 모든 약의 독성을 중화시켜 약 효능을 증진 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란다. 거의 모든 한약을 처방할 때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한다. 비단 다른 약재의 독성만 없애주는 것이 아니고 인체에 쌓인 중금속을 배출하고 니코틴이나 알코올을 분해한다. 독버섯 중독이나 식중독에도 효과가 있다. 더구나 뱀독 복어 독 등, 강한 독을 해독하는 효능도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위궤양은 물론 가벼운 피부 질환과 여드름이나 아토피 두드러기 증상을 완화해 피부 미용에도 도움을 준다.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고 플라보노이드와 칼-콘 이란 성분이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 밖에도 우리 몸의 염증과 근육 경련 완화에 도움을 준다. 이렇게 만능 식물 감초도 잘못 과다 복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인간들의 하루 세 끼 식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는 없다.
사실 사람들 외에 다른 동물들은 끼니 시간을 정해놓고 먹지 않는다. 사람들이 기르는 동물들도 사람들이 편의상 제 기준에 맞추어 먹이를 주어서 길들어진 탓이다. 그냥 풀어 놓으면 시도 때도 없이 먹고 마시다 배가 부르면 쉬거나 잠을 자고 배가 고프면 일어나 오직 먹이를 찾아 헤맨다. 하기야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간식이라는 명목으로 수시로 입을 다 신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하루 세 끼 식사보다, 꼭꼭 빠지지 않고 챙겨 먹는 것이 있다. 약이라는 식음(食飮)이다. 성인 열 명 중 칠, 팔 명은 아침 식사 후 한, 두 가지의 약을 복용한다고 한다. 심지어 어린아이들에까지 건강을 위한 영양제며 비타민제 두뇌발달 키 크는 약 등 건강식품이란 명목으로 약에 대한 맹신을 넘어 중독 상태에 빠져있다. 우리 가족도 예외가 아니다. 아침 식사 후 커피 한 잔에 이어 아내와 나는 약봉지부터 챙긴다. 50대에 시작한 고혈압약과 혈류 개선과 간에 좋다는 00회사 제품 건강기능식품 00이라는 약이다.
아내는 나보다 한 수 위다. 협착증에다. 쓸개에 돌이 생겨 수술하기는 이르고 약물로 돌을 삭인다는 약까지 몇 가지를 몇 달째 끼니때마다 먹는다.
얼마 전 동갑 모임에서 부부동반 여행을 다녀왔다. 나이 탓일까? 모두들 병 타령 약 타령 약봉지를 끼고 산다. 심지어 어떤 친구는 무슨 약인지는 모르나 조금 과장한다면 한 움큼 약을 입에 털어 넣는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안심이 되지 않는 일부 사람들에게 약은 미신 같은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약은 우리 인류에 건강과 생명을 지켜주고 아픔의 고통을 덜어주는 가히 신(神)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해왔다.
간혹 T.V 화면에 천기누설이니, 자연인이니 하면서 불치병을 무슨 식물로 무슨 처방으로 완치했다고 부산을 떠는 것을 자주 본다. 또한 어떤 제약회사는 신약을 선전하면서 나의 아픈 곳을 꿰뚫어 보듯, 먹으면 꾀병같이 나을 것 같은 유혹에 빠져들게 할 때가 가끔 있다.
그러나 어떤 영약(靈藥)이든 병에만 좋고 부작용이 없는 만병통치 양약(良藥)은 없다. 불로장생의 영약(靈藥)으로 알려진 산삼 녹용도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먹는 사람의 체질과 건강 상태, 우리 몸이 받아들이는 형태에 따라 양약(良藥)이 될 수 있고 독약(毒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조선 시대 허준 선생이 저술한 국보 319호 동의보감 이란 귀중한 한의서가 있다.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전 세계가 놀랄 만한 위대한 의학 보감이다. 나는 간혹 한약(韓藥)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궁금증에 빠져든다.
현대같이 시험실도 과학적 시험 기구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식물들의 성분을 분석해 약성과 독성을 알아냈을까? 어떤 병에는 어떤 식물이 효과가 있고 그 양이 적절치 못하면 효과를 볼 수 없고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체 생체실험이 아니고선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로선 풀지 못할 수수께끼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일명 신약(新藥)이라는 양약(洋藥)도 한약(韓藥)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 수 있다. 대다수 신약(新藥)은 식물에서 추출한 유효 성분을 분석 배합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단골 병원이나 약국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어쩌다 한번 효험을 보면 단골집을 또 찾게 된다. 똑같은 약이라도 단골집 약을 먹으면 잘 낫는다. 이는 약리작용보다 심적 믿음이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최근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옛날에도 화병이란 스트레스 병은 어떤 명약(名藥)도 효험이 없었다. 모든 욕망과 욕심의 굴레에서 벗어나면 걱정 근심이 없어진다. 이때 우리 몸은 면역 기능이 활성화되어 자연 치유의 기적이 찾아온다. 의사나 약사를 믿고 고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마음이 안정되면 우리 몸은 제 기능을 회복하여 질병은 자연 치유된다고 한다. 약은 사실 그 보조 역할을 할 뿐이다.
맛이 꿀맛이다. 달콤한 사랑, 달면 삼키고 쓰면 뱉다 등, 단맛은 맛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모든 동물은 단맛의 유혹에 벗어나지 못한다. 감초의 효능도 단맛 때문일까? 사람들도 언제나 알게 모르게 달콤한 유혹에 노출되어 있다.
양약고구(良藥苦口) 충언역이(忠言逆耳)란 말이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고 바른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많이 들어본 말이다. 그러나 단맛에만 빠지다 보면 우리의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약 모르고 오용 말고 약 좋다고 남용 말자” 어느 약방 입구에 붙어진 경구가 떠오른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어렵고 힘든 세상에도 감초같이 꼭 있어야 할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반 잡초같이 있으나 마나 한 사람, 있어서는 안 될 독초 같은 사람이 함께 존재하며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독초도 때에 따라 약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국가나 사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든 영역에서 심지어 작은 친목계모임에까지도 약방의 감초 같은 사람은 항상 필요하고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이 있으므로 보이지 않는 알력과 갈등 같은 독성을 중화시켜 사회 질서가 유지되고 지구는 돌아간다. 대선을 앞둔 어려운 이 난국에 약방의 감초 같은 지도자가 배출되길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2017.4.22
첫댓글 감초에 대한 효능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그러니까 한약에는 꼭 감초가 들어 가는 구나 싶습니다. 지인이 단술 만들때도 감초를 넣어서 하라기에 해봤더니 괜찮더랍니다. 이렇게 큰 병을 앓았지만 저는 참 약과 병원을 싫어합니다. 간 기능약도 민들레 엑기스를 먹고 간치수가 떨어졌다기에 수술전에 끊고 고지혈증도 약 먹다가 중지 시켰답니다.애들이 사주는 비타민도 인삼 엑기스도 먹고 싶을 때 한번씩 먹으니 남을때가 많습니다.며칠전에도 6개월마다 받는 검진을 일년도 훨씬 넘어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제때에 오라고 신신당부 하더랍니다. 단술을 하려고 감초를 한 보따리 삿습니다.저도 감초 많이 먹고 감초같은 사람이 되렵니다.
약, 안먹으면 불안하고, 먹어도 못 미덥고, 그래고 먹어야 하는 것, 그렇게 조심스레 적응해 가는 것 같습니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약의 효능도 인간이 수천년 동안 실천하고 조금씩 발전해 온 것을 집대성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이외의 모든학문적 성취도 ... 공감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감초에 그런 다양한 효능이 있다는 게 참 놀랍습니다. 그래서 약방에 감초라는 특별대우를 받는 것 같습니다. 인간사에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초같은 사람은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을 것이고 잡초나 독초처럼 주변에 해를 끼치면 결국 제거되거나 왕따가 될테지요.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젊을때야 호기도 부려보지만 나이들면 아픈데가 많고 잘 치료도 되지않고 약을 오래도록 먹어야 하는가 봅니다. 감초의 효능을 알게되어 많이 활용하겠습니다.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군요. 감초의 다양한 효능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발 약방우 감초 같은 지도자가 배출되길 저도 공감합니다.
입에 쓴 약도, 귀에 거슬리는 말도 받아들여야 하는데...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내는 세태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 주면서 위로하는 것도 약손의 효과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초가 다양한 효능이 있다는것을 첨 알았습니다. 감시합니다. 최상순드림
한약병에서 약을 지을 때 감초는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사회생활에서도 감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가 좋아합니다.
한방의 약초에서 인간 세상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인간 감초도 지나치면 좋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일에 중용이 필요하고 약도 적절히 투약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해박한 지식에 글 솜씨까지 훌륭한 글이였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