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가세요.”
예배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을 열고 나서는데 저 멀리 큰소리로 건네는 인사 소리가 들린다.
함께 공부하는 여호수아반 학생들의 목소리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동생들과 친하게 지내기가 쉽지 않다.
커갈수록 서로의 나이 차를 실감해 가기도 하고 한창 쭈뼛쭈뼛할 나이에 서로가 살갑게 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 하은 씨와 주일학교 친구들의 관계는 어떻게 도우면 좋을까.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 살갑게 인사 나누지 않아도, 미주알고주알 대화 나누지 않아도
같은 공간과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당장 친해지지는 않더라도, 언젠가 문득 되돌아보는 순간순간에 하은 씨가 있다면,
그렇게 친해지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재작년과 작년 함께하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여호수아반이 생기고 성경 공부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자연스레 많아졌다.
동생들의 배움과 실천이 날로 깊어질수록 동생들이 착실히 커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하은 씨와 예배와 여호수아반 성경 공부를 마치고 교회를 나선다.
“안녕히 가세요.”
문을 나서는 하은 씨와 직원을 향해 여호수아반 유재경 학생이 큰소리로 인사한다.
덩달아 주변의 학생들도 함께 고개를 숙인다.
공부 마치고 짧게 인사 나누긴 했는데, 또 한 번 이렇게 밝게 인사해 주니
서로 간의 거리가 확 줄어들었음을 실감한다.
돌아가는 차 안, 꺼진 네비게이션 화면에 비친 하은 씨 얼굴이 보인다.
뭔가 형 같은 미소를 보이고 있다.
기분 탓에 그렇게 보이나 싶다가도 아주 오래 은은히 미소 짓는 하은 씨 보며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미소라는 생각을 한다.
아마 하은 씨도 방금 교회를 나오며 나눈 인사를 떠올리고 있는 게 아닐까.
하은 씨 미소 보니 오늘 일은 꼭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언젠가 이 기록 읽으며 함께 추억할 날이 오겠지. 그때 또 오늘과 같은 미소를 짓겠지.
2026년 1월 11일 일요일, 박효진
창에 비친 하은 군 미소가 정말 그렇네요! 월평
하은, 신앙(가천교회) 26-1, 2026년 여호수아반
하은, 신앙(가천교회) 26-2, 함께할 날
첫댓글 박효진 선생님의 기록을 읽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해봤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무언가를 특별히 함께 하지 않아도 그 시간을 함께 한 형, 오빠가 있었다는 것이 때로는 오래 기억할 삶의 한자락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예배와 성경공부를 함께하는 동생들을 하은 씨는 오늘처럼 단단하고도 온화한 웃음으로 지켜주고 있을겁니다. 그것이 하은 씨가 가진 힘이지 않을까요.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 살갑게 인사 나누지 않아도, 미주알고주알 대화 나누지 않아도 같은 공간과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당장 친해지지는 않더라도, 언젠가 문득 되돌아보는 순간순간에 하은 씨가 있다면, 그렇게 친해지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정말 그렇네요. 양해민 씨 미술학원에 동행하며 함께 수업하는 동생들과 양해민 씨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도와야 할지 많이 고민한 날들이 떠오릅니다. 학원에 올 때와 수업을 마칠 때 인사는 꼭 나누게 권하고 싶었는데, 문득 기억 속에 양해민 씨 얼굴이 있다는 것만으로 참 감사한 일일 것 같습니다. 유재경 학생 이름을 하은 씨가 오래 기억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