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매고 직장생활하다가 예비군 훈련가면 넥타이고 뭐고 그저 똑같은 예비군 모자만 보이는 법이다. 겨울날 꼭두새벽 훈련장 입구에서 호호 불며 떠먹던 500원짜리 순두부의 맛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군대라는데가 일반사회와는 좀 다르다. 전쟁을 하는게 군일일진대 찬밥 더운밥 가리다간 총맞아 죽기 십상이다. 그게 군대문화요 군인정신이다. 필승 단결이라는 구호가 항상 따라다니는 곳이다.
춤방은 어떠한가. 점잖은 가장이 춤방에만 가면 어디 좀 어울릴만한 아지매가 없나 두리번거린다. 여자랑 노는데가 춤방이기 때문이다. 외간여자와 노는 걸 터부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외간 여자와 노는게 별문제가 안되는 날이 언제나 올 것인가. 아마도 영영 오지 않으리라. 이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다 마찬가지다. 어느 누가 자기 부인이 또는 남편이 다른 사람과 엉켜 돌아가는 걸 좋아하겠는가.
이걸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댄스파티다. 이건 공인된 놀이문화다. 우니나라에도 파티가 열리기는 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분이다. 춤추는 사람이라해도 파티에 부담없이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은 또 몇명 안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후진국이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가 그렇기 때문이다. 점차 개방적으로 나가는 추세이긴하지만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이러한 파티문화가 빨리 정착되어야 춤추는 사람들이 좀 편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걸 기다리다간 관속에서 백골이 진퇴되어도 날 샌 일이다. 그러면 어찌하라고. 굳이 얘기하자면 춤방이나 일반생활이나 태도를 변치 않고 가져가는거다. 예비군 훈련을 가서도 꼭 모자 삐딱하게 쓰고 군바리 티를 내야만 하는건 아니다. 자기하기 나름이다. 어찌보면 그게 가장 편한 방법이다.
마누라 눈치보며 또 이웃의 손가락질 받으며 춤추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걸 타개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모든게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의 노력은 기울일 필요가 잇다. 그게 가장 편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춤방의 금과옥조를 읊어 보자.
1. 춤방의 여자는 춤파트너일 뿐이다.
2. 나는 댄스문화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선구자다.
3. 마누라한테 걸리면 변명하지 않고 처분을 기다린다.
4. 뽀뽀 생각이 어른거리면 춤방을 며칠 쉬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5. 항상 여자보다 춤이 먼저다.
늦은 밤 쓸데 없는 소리고 좌우지당간 춤방이라해서 달리 행동할 일이 아니다. 이중생활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가급적 같은 스탠스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호회에 나가면 그저 춤을 추며 어울릴 뿐이지 다른 욕심은 전혀 없다. 그게 가능하냐 하겠지만 사실 동호회에도 그런 분들은 종종 보게 된다. 알게 모르게 많은 분들이 그러하다. 그게 옳아서도 아니요 자기가 반듯해서만도 아니다. 그게 가장 편한 길이기 때문이다.
춤방의 고수는 뭘로 알 수 있는가. 여자 보기를 통나무보듯하면 고수다. 나처럼 이여자 저여자 천생배필을 찾는 사람은 아직 초보티를 벗지 못한거다. 여자를 찾을데가 없어서 춤방에서 찾는가. 인연이 되면 다 만나게 되는 법이다. 춤방에서는 춤만 추자.
첫댓글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