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경호실장 염상국 실장을 만나다
(서프라이즈 / 하이에나 / 2010-10-22)
오늘 우연찮게 업무와 관련해서 선배님이 한번 만나자고 해서 나갔습니다. 교대 인근의 일식집에서... 예약자가 [염상국]님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솔직히 난 누구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냥 ROTC선배님 이라는 것 정도 밖에...
그런데 1시간 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찮게 듣게 된 내용이 전 청와대 경호실장이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혹시 "아니 그럼 노무현 대통령님 계실 때 경호실장님이셨나요?" 라고 놀라서 여쭈었습니다.
그 옆에 소개해주었던 선배가 "아, 나 원... 지난번에 오늘 약속 잡으면서 내 이야기 했었잖아, 청와대 경호실장이었다고..."
'헉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가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을 진심으로 좋아하였던 골수 노뼈 [노사모]라고 밝혔습니다.
그랬더니 눈이 휘둥그래지시더군요.
염상국 경호실장님, ROTC 중위로 전역을 하고 청와대에 들어가서 경호실장까지 진급한 유일한 분이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염상국 경호실장님으로 부터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적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고 가까운 곳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로서 지켜보고 느꼈던 부분에 대한 느낌과 평양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협상시 하루를 더 묵고 가라고 했을 때의 상황 등. 아, 정말로 감동이었습니다.
염상국 실장이 말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한마디로 딱 이런 것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은 철학이 명확하신 분이었고, 몸은 무척이나 게으르시고, 생각은 무척이나 부지런한 분(본인이 모든 것을 개념 없이 챙기는 스타일이 아닌, 개념을 확 잡아 놓고 밑에 사람들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이면서 항상 균형을 강조하신 분이셨다.
즉, 해군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육군 위주의 집중을 타파하기 위한 밸런스 조정이었고, 수도권 과밀에 대한 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신행정수도를 추진하셨던 것이다."
오늘 시간이 별로 없고, 제가 선약이 있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오늘 참으로 기쁜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님이 너무나도 그리운 날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일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다 알려진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지만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하루 더 묵어 가라고 제안했을 때 일화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대통령님께 하루 더 묵고 가시라고 했을 때 갑자기 제안받은 상황이라서 짐짓 노무현 대통령께서 약간 당황해하시면서 나(염상국 경호실장)를 쳐다 보시더라구. 그래서 내가 눈빛으로 안된다는 신호를 보냈지. 왜냐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그날 하루 더 묵게 되면 아리랑 공연을 봐야하고, 그렇게 되면 남쪽의 보수언론들에게 좋은 먹이감을 주게 되고...
그런데 그때 노무현 대통령님의 즉흥적인 답변이 나온 것이야. 다 아는 말씀이지만...
"큰 것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것은 제가 결정하지 못합니다." 라고 말이지.
사실, 내가 경호실장 할 때 전임 경호실장들은 노무현 대통령께 맨날 아침마다 사저로 가서 문안인사를 드렸는데 그게 너무 형식적이더라 이거야.그래서 하루는 대통령께 형식적인 문안인사는 안드려도 되지 않겠습니까? 했더니...
대통령께서 호탕하게 웃으시며, "그건 경호실장이 알아서 해야지. 경호실 일은 자네가 알아서 하게."라고 말씀하셔서 매일 아침에 계획된 일정대로 업무를 보는데 다소 여유가 있었던 것 같애"
정확한 말은 아니지만 이런 요지였습니다. 여기서 노 대통령님의 가식적이거나 권위적이지 않은 소탈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외 다른 비화가 조금 있었는데요. 그 이야기는 요즘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2년 후에 쓰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ㅎㅎ. 시절히 하 수상하여 별것도 아닌 것이 별것이 되는 세상이라서...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생각나는 게 있네요..
"노 대통령님께서 개발한 이지원시스템, 그것 노 대통령님의 특허품인데... 야, 그것 참 끝내줘. 예를 들어 청와대 경호실에서 대통령께 결재를 올리는데 발의자 아무개, 그에 대한 결재라인 또는 참조서명자 아무개, 그에 대한 의견을 달아 놓은 사람 아무개, 그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 아무개, 반대하는 사람 아무개 등등 모든 일 추진 과정에 대한 히스토리가 그 안에 다 들어가 있는 거야.
사실, 우리나라 대통령의 기록물은 사실상 김대중 대통령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면 되는데... 노무현 대통령 때에 들어와서 정말로 엄청난 비약의 발전을 해서 지금이라도 그 시스템을 활용하면 나중에 누구라도 들여다 보면 어떻게 업무를 명쾌하고 투명하게 추진했는지 알게 되지. 참 대단하셨던 분 같어."
...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아, 그리운 나의 대통령님. 어디에 계십니까? 그곳에서 김대중 대통령님과 잘 계시지요? 부디 그곳에서 이승에서 못다 이루신 꿈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마십시오.
행동하는 양심의 김대중 대통령님과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강조하신 노무현 대통령님의 정신은 살아 남은 자들에게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에게 뼈 속으로 가슴 속으로 촛불이 되어 점점 더 활활 타오르게 될 것입니다.
내 마음속의 영원한 대통령이신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cL) 하이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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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에는 과분한 대통령이셨습니다 보고싶네요 노짱
제말이요..ㅠㅠ
기득권층이 너무나도 싫어했던 분 입니다.거의 뭇매를 맞다시피......분하고 어굴하고 그렇습니다.
사랑합니다 노짱님...
다시한번 노짱님을 생각합니다...............()
그리운 노짱 보고 싶네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