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 서용학, 배철수, 신인숙, 임학재, 신정숙, 신창환, 이남열, 김인숙, 고동환, 김은진, 류원기, 홍종연, 전명자, 신동이
좌뒷줄; 신정숙, 임춘식, 김은진, 고동환, 전명자, 이남열, 배철수
좌 앞줄; 조희우, 신창환 채명국
21일 아침 회사에서 일찍 일어나 고향 갈 준비를 한다.
석수역에서 8시30분에 창환이와 만나기로 했었다.
토요일 아침이어서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젊은 사람들보다는 오십이 넘은 중년층이 주류이다.
일선에서 퇴직을하고 그리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아저씨보다 아주머니들이 많이 보인다.
아무래도 시간이 더 많이 허락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도 10년 후에는 거의 일선에서 물러나 저들과 같은 모습으로 각자의
여가를 취미생활로 보내게 될 것이다.
어쩌면 취미보다는 무료함을 달래기보다는 허다하게 남은 시간을 때우는 일이 될 것이다.
주로 등산, 여행, 골프...를 하겠지만...
나는 그때 누구와 팀을 이루어서 다닐까.
회사를 퇴직하면 동료들과 퇴직 후에도 같이 많이 어울리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회사 동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고향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다.
활동적인 사회생활을 접고 세상을 관조하는 모습으로 바쁠 것도 없는 모습으로
느릿하게 여행이나 하면서 살게 될까.
혹은 생각해 둔 게 있어서 퇴직 후의 생활을 염려해 미리 준비하면서
가꾸어온 미래가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회사를 걸어서 나왔다.
아침 공기가 상큼하다.
약간의 쌀쌀함이 있지만 알맞게 싱싱하게 익어 있다.
구로역에서 전동차를 타고 석수역에 내렸다.
석수역에 내려 창환이에게 도착했다고 전화를 했다.
지금 출발한다고 기다리란다.
급할 것은 없다.
남아있는 것이 시간이다.
삼성산 쪽으로 오르려는 사람들이 분주히 횡단보도를 건넌다.
어디라도 들어가서 조금 쌀쌀한 기온을 덥히려고 두리번거렸다.
옆에 버스로 만든 식당이 보인다.
들어가서 김밥을 한 줄 시켜서 요기도 하고 몸도 녹이면서 창환이를 기다렸다.
창환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관악역에 도착했다고
나는 석수역에 기다리고 있는데, 관악역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분명히 석수역으로 들었는데....
하긴 요즘 나의 기억은 영 형편이 없어졌다.
분명히 석수역으로 기억되어 있었지만 창환이가 관악역이었다면 아마 관악역이 맞을 것이다.
요즘은 이 기억력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
변변찮아서인가 회사 생활이나 일상생활에 무얼 찾느라고 항상 분주하다.
그래서 할 일은 생각이 날 때 바로 시작하려고 노력 중이다.
왜냐하면 금방 기억이 없어져서 한참 지나면 그때 왜 그 일을
하지 않았는지 아쉽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동료들이 퇴직할 때 다 되었다고 놀린다.
마눌도 늙으면 요양원에 같이 가잔다.
창환이 차를 타고 석수역에서 출발했다.
야근 때문에 졸음이 몰려온다.
그래도 같이 말벗을 해줘야 하는데 눈이 자꾸 감긴다.
창환이에게 눈 좀 붙인다고 얘기하고 눈을 감았다.
여주에서 커피를 마시고 호두과자도 먹었다.
문경에서 김인숙에게 전화를 하니 오후 3시가 넘어야지 시간이 난단다.
그리고 오늘이 생일이란다.
정숙이 아버님이 문경 요양원에 입원해있어서 춘식이하고 같이 지금 문경으로 오고 있단다.
나는 기다리기로 하고, 창환이는 주흘산에 올라간단다.
우북산이나 올라가고 오늘은 산행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산을 좋아하는 친구가 어찌 산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겠는가.
정숙이 아버님이 많이 늙으셨다.
그리 풍채가 좋으셨던 분이 너무 작게 보이신다.
정숙이 아버님은 내가 고모아재로 불렸던 분이다.
우리 할아버지 여동생하고 정숙이 할아버지하고 결혼을했었다.
정숙이가 그러면 누나가되나....ㅎㅎㅎㅎ
그래도 나는 친구가 더 좋다.
점심을 늑천가든에서 하기로 했었는데 춘식이가 버섯전골을
맛있게 하는 집을 알고 있다. 고해서 그리로 가기로 했다.
늑천가든 버섯 수제비도 일품인데...
화북에 있는 소나무 식당에서 버섯전골을 시켰다.
자연산이라는 쥔장의 말같이 버섯향이 진하다.
밑반찬도 시골에서 먹었던 그 맛이다.
우리는 먼저 술을 시켜서 먹었다.
김인숙이가 오고 동환, 종연, 원기가 왔다.
나는 또, 지갑을 잃어버려서 한참 부산을 떨었다.
결국 춘식이 차에 떨어져 있는 지갑을 발견했다.
신통치 않은 나의 모습이 자꾸만 노출된다.
친구란;; 이렇게 좋은 것이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웃고 바라볼 수 있어서...
지금보다 더 농익은 나이가 되면 정말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자랑할 것도 없는 만남이 될 것이다.
술잔이 거나하게 돌고 술이 취하고 종연의 입담으로 한바탕 웃었다.
아마 상대에게서 전화가 왔을 것 같다.
내 기억은 그렇다.
"잘들 만나고 있냐." 고
“멀리 있어서 못 가서 미안하다.” 라고
상대가 요즘 백두대간 막바지 산행을 하고 있어서 더욱 박차를 올리고 있다.
백두대간을 일 여년 만에 끝내려고 하니
주말이면 여지없이 산행을 떠난다.
나는 2개월 넘게 금주를 했었다.
가끔 회식이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는 두어 잔으로 목을 축였을 뿐이다.
그리고 오늘 술을 마시니 기억이 희미하다.
동대에게도 전화가 왔다.
“오늘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 고....
국방대학원 졸업논문이 23일 마감이란다.
우찌하겠는가 사회생활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국방대학원 졸업장도 필요한 것을....
동대야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
못 가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라 했는데 고만 내가 잊어뿌렸다...미안..
그래서 이렇게 글로 대신한다.
우리는 술에 취해서 농암 만석집에서 만나자고 했던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자리를 옮겨서 STX리조트로 갔다.
아무리 오라고 연락을 해도 온다고 말만 했지 용학, 동이 둘이
막걸리 마시다가 리조트로 왔다.
같은 동내에서 불알친구로 자라서 할 이야기가 많겠지만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을 때에는 다른 친구들 생각도 했으면 좋았을 것을...
원기가 가져온 꽃게를 쪄서 술을 마시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명국이가 대구에서 왔고, 철수가 왔다.
그리고 명자가 아들냄이 수능 마지막 논술 시험 치는 것을 보고 왔다.
이번 수능에 친구들의 자식이 많이 시험을 봤다.
명자, 영이, 동환, 창환.....
모두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
학재가 대구에서 내려왔고, 신인숙이가 삼화실 고향집에서 김장 배추를 절이다 왔다.
김은진 회장이 왜관에서 사업차 바빠서 늦게 도착했고,
창환이가 주흘산 산행을 마치고 김인숙이 생일 케익을 사가지고 도착했다.
케익 초에 불을 붙이고 축가도 불렀다.
김인숙이 생일은 21일이지만 다음 달에 신인숙이 생일이라고 같이 축하를 해주었다.
다음에는 꽃도 마련할까??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꽃에는 영 관심이 없다.
종연이가 가져온 장어를 굽고, 농암 동원 정육점에서 산 돼지고기도 구웠다.
원기가 가져온 꽃게를 다시 더 찌고.....
그리고 청화 이오회 결산보고를 하고, 회칙을 수정하고, 임원들을 다시 구성하고....
김은진 회장이 임기를 마쳤고, 류원기 친구가 회장을 맡았다.
내가 총무직을 두고 신창환이가 총무직을 맡았고,
새롭게 회비관리임원을 구성하고..
회비가 점차로 불어날 수밖에 없는데 서로가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이런 방법을 택했다.
회비관리임원 전체가 회비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연대 책임을 지기로 했다.
회장은 중복으로 선출될 수 없다.
단, 희망자가 없을 때에는 중복으로 선출이 가능하다.
다시 구성된 임원들이 앞으로 2년 동안 친구들의 우정 결속을 위해서 노력해주기를 바라고, 미리 있을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다들 열성으로 하는 친구들로 구성되었으니 다른 어느 때보다 돈독한 우정이 있을 것이다.
남열이가 가져온 몸에 좋다는 하오수주, 김인숙이가 가져온 오미자막걸리와 소주, 맥주를 많이도 마셨다.
마성에서 산 사과를 먹으면서 얘기도 하고.....
원기가 아래층에 있는 노래방에 가자고한다.
원기가 계산하고 우리는 신나게 놀았다.
학재가 형제들이 모두 모였다고 집으로 갔고, 김인숙은 내일 시어머니 생신이라고 갔고,
신인숙이가 절인 배추를 늦게라도 손질해야 한다면서 갔고,
동이, 용학이가 집으로 갔다.
그리고 종연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슬며시 사라졌다.
남은 우리는 413호 올라갔다.
방도 2개이고, 거실도 꽤 넓다.
우선 방이 2개이고 화장실이 각각 있으니 편안하다.
여자 친구에게 방 하나를 주고, 우리 남자들은 거실과 다른 방에 나누어 잠을 잤다.
그런데 나는 친구와 만나는 날에는 잠이 오질 않는다.
너무 좋다.
술을 마시며 천천히 이야기도 하면서...
이번에는 남열이와 같이 거실에서 아침이 되도록 술을 마시며 그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알지 못하는 서로를 알게 되고, 밤을 세운 만큼
정분이 더 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아침이다.
아침은 밤을 지어서 먹었다.
원기가 가져온 매운탕을 끓이고, 아직도 남은 꽃게를 또 쪘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떠날 시간이 되었다.
우리 청화 이오회의 돈이 허락된다면...
사실 내서 정도에 땅을 사서 우리의 쉼터를 마련하고 싶었다.
다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고, 가면서 내서 땅값을 알아보자고 했는데...
아침부터 그런 것을 물어보는 것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남아있는 우리는 춘식 친구의 선산이 있는 늘재를 구경하기로 했다.
선산이 꽤 많고, 어머님 앞으로 되어 있다니, 친구들이 한때기 떼어서 팔라고 성화다.
농으로 “춘식아! 술값 모자랄 때마다 팔라.” 고 했다.
그래서 구경을 갔다.
늘재에 길이 난다고 해서 땅값이 오르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늘재가 농사짓기가 힘이 드는 곳이어서 땅값이 그리 비싸지 않았는데...
요즘은 길이 좋고, 농기계에 트럭까지 사용하니 늘재가 농사짓기에 나쁜 곳은 아니다.
춘식이의 선산을 구경하고 산을 오르려다 바도리집을 발견했다.
남열이가 그것을 달여 먹으면 관절에 좋다고 한다.
내가 무릎이 좋지 않아서 산에 오르기도 힘이 드는데....
마침 잘 되었다.
내가 가지고 가기로 했다.
고향의 산천을 구경하고, 농암에 있는 동순의 쌍용 노래방에 들르니 동순이가 없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은진, 남열이는 집으로 갔고,
창환, 정숙, 춘식, 나 이렇게 문경 골배국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문경에 있는 김인숙이에게 전화를 하려다가 시어머니 생신이라서 바쁠 것 같아서
우리끼리 골배국을 먹었다.
문경에서 춘식이와 정숙이는 부산으로 창환이와 나는 서울로 갔다.
창환이와 출발하면서 잠이 또 몰려온다.
어제 남열이와 늦게까지 밤을 보낸 것이 졸음으로 자꾸 눈이 감긴다.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차가 조금은 밀렸고,,,
창환이가 관악역에 내려 주어서 편안하게 이번 고향 친구 모임은 잘 다녀왔다.
전철을 타고 영등포로 향했다.
영등포에서 두고 온 차를 몰아 갈 요량이었다.
몇 정거장이 지나고,,,
뭔가 허전하다...
어라.... 관절에 좋다고 해서 가지고 온 벌집이 없다.
관악역 홈에서 전철을 탈 때 그것을 그곳에 두고 탔다.
다시 돌아가기가 뭐하고,,
그냥 체념을 했다.
아까워라....
관절이 좋아지고 그것을 구하기도 힘들다했는데..
영등포역에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친구들아 이번 모임에 모두들 반가웠다.***
09년. 11월. 21일 청화 이오회 가을 모임에서 조희우......
|
첫댓글 정겨운 모임 보기 좋습니다,,,,친구는 익을수록 좋다고 하지요,,
고향 친구 만나고 오면 만땅 충전으로 생활의 활력이 됩니다..
청화분도 향우회날 꼭 오이소!!12월4일 동서울고속터미널 4층에 오후 7시부터10시까지랍니다....
...... 노력하겠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들이 좋아지지요? 원근의 친구들이 한마음으로 모여 안부를 묻고 함께 즐기는 모습이 아름답군요. 나는 수없이 지나 다니면서도 들러보지 않았고 존재를 모르고 있던 농암시장터 버스정류장의 다방 이름이 '백년다방'이라는 것을 위의 사진에서 보고 알았네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고향 친구가 더 그리워지고 고향산천이 에너지 공급의 원천이 됩니다....
고향에 다녀오면 몸에 힘이 불끈 들어갑니다...선배님들 앞에서 나이 이야기하기가 쬐금 그렇네요 하지만 저희들도 나이를 먹긴 먹었는가봐요,,,ㅎㅎㅎ
하~ 완전 그림을 그리셨구먼요...노을비님의 맛갈스런 글솜씨에 감탄을 하고 일상의 바쁨도 잊고 일찍 또는 늦게라도 기쁘게 달려오시는 후배님들의 따스한 정에 박수를 보냅니다...더욱 더 발전되고 화목한 모임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고향 친구들과 고향에서 어울려 다정하게 살아갈렵니다..
아름다운 후배님들 사진및 글까지 잘보았어요,,영원히 함께할수있는 우정 변치않으시길!11
감사합니다... 청화 이오회는 앞으로도 돈독한 우정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청화 이오회 후배님들의 건강한 모습에 기분이 업됩니다.언제나 다정하고 의좋은 친구들의 만남이 계속될겁니다. 고마워요.
일 년에 한두번 만나는것도 쉽지가 않네요...감사합니다..
나하고는 6년후배님들인데 이렇게 별 차이없이 보이니...자세한 묘사에 한참 향수에 젖어봅니다...문장대 입구의 "소나무 식당"은 나도 수십년 단골인데...가끔 문장대 오르려고 지나 다니며 막걸리도 공짜로 얻어 마시는 사이랍니다..ㅎㅎ 문경의 골배이 국은 "새재식당"인가요??? STX리조트에는 내 친구 동생이 야간 총 지배인을 하고 있어서 미리 얘기했으면 좀 혜택을 봤을텐데...소래에 있는 원기후배님이 얼마나 많은 꽃게를 가져왔길레 그리 포식을 했는지 모든게 부럽기만합니다..우리동내 춘식이 후배도 오랫만에 얼굴 보네요...노을비님 덕분에 감사히 잘 보고 잘 읽고 갑니다...
선배님 반갑습니다....
무릎 연골이 그리 나쁘면 내가 "생활 정보란"엔가에 올렸는데 "의령 골담초주"를 구입해서 마셔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