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일본 일본축음기상회 '닙보노홍' 레이블로 발매된, 한국 최초의 유행가 음반입니다.
우리가 흔히 '희망가'라고 알고 있는 바로 그 노래의 최초 음반이지요.
당시 기생 출신으로 짐작되는 박채선, 이류색이 마치 육자배기 한 토막 부르는 듯한 독특한 민요 창법으로 병창해 부릅니다. 이 사람들이 취입한 다른 음반들이 전부 경기잡가인 것을 보면 아마 그쪽에 장기가 있었던 사람들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이 노래의 원곡은 1890년에 토마스 W.가든 (Thomas W.Garden)이라는 영국 작곡가가 일본에서 쓴 창가 '夢の外'입니다. 1910년대에 '새하얀 후지산 봉우리'라는 새 제목과 가사를 달고 일본에서 아주 크게 유행했는데, 이 것이 3.1운동 직후에 우리나라에 유입된뒤 누군가에 의해 새로운 번안 가사를 달고 불려지다가 마침내 음반 취입까지 이루어진 것이지요. 이후에도 최소한 3차례 이상 각각 다른 가수가 계속해서 취입하여 더더욱 유명해졌고, 1930년대에 들어서는 최고의 인기가수였던 채규엽이 막간무대에서 '희망가'라는 제목으로 부르게 되면서 마침내 최고의 유행가 자리에 등극하게 됩니다.
(채규엽은 이 노래를 취입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게 이 노래가 그가 처음 취입해 유행시킨 것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대로 이 노래는 여러 사람들이 계속 조금씩 가사를 바꾸어 불러가면서 1절을 제외한 가사가 지금까지 상당히 변해왔지만, 어쨌든 최초 가사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여겨지는 이 음반에 취입되어 있는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나의 희망이 무엇인가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날 밝은 달 아래서 곰곰히 생각하면 세상 만사가 춘몽 중에 다시 꿈 같구나
2.
담소화락에 엄벙덤벙 주색잡기에 침몰하랴 전정사업을 ???면 희망이 족할까 반공중에 둥근 달 아래서 갈 길 모르는 저 청년아 부패사업을 개량토록 인도하소서
3.
나의 할 바는 태산 같고 가는 세월은 살 같으니 어느 누구가 도와주면 희망이 족할까 돋난 달과 지는 해는 급분히 덧없이 가지 마라 전정사업에 전후사를 분변키 어려워
4.
밝고도 또 밝은 이 세계를 혼돈천지로 아는 자야 무삼 연고로 이때까지 꿈 속에 살았나 이제부터 원수 맘 속에 ???? 잊어 버리고 문명의 학문을 배우기를 시급히 지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