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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내가 태어난 곳이다. 신라 진흥왕 순수비(국보34호)와 술정리 3층석탑(국보33호)가 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생태습지인 우포늪이 있는 곳이다. 김해시, 고령군과 함께 신라 이전의 가야 문화제가 많이 출토되어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까지한다. 몇년 전. 가야시대 부족장의 무덤에서 십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처녀의 미이라가 발견되어 그래픽 영상으로 그 순수한 모습을 복원하여 온 지상파를 떠들썩하게 만든 곳이기도 하다.
우포늪... 백악기 공룡시대 약 1억 7천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자연늪이다. 내 어릴적만해도 창녕에는 자연 늪이 넷 다섯개 더 있었다. 보릿고개를 겪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해서 여러 늪이 논으로 개간이 되어 사라지고 현재는 여기저기 서너 개가 남아있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우포늪이다.
모든 늪은 근본적으로 토층이 쌓여가서 결국에는 육지로 변하여 사라지게 되어있는데, 안타깝게도 긴 세월을 살아온 우포도 예외가 아니어서 수심이 황새가 걸어 다닐만큼 깊지가 않다. 아래 사진처럼 봄에서 여름을 지나 가을 초입까지는 이렇듯 수초가 온 늪을 다 덮어버려 어디가 물인지. 또 육지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 곧 수초가 어스러지고 차가운 바람과 함께 찾아 올 기러기떼들이 온 물가를 점령해 버리는 장관이 겨울 초입까지 이어질 것이리라. 저 위에 보이는 산이 화왕산으로써 그 모든 과정을 묵묵히 바라보며 지키고있다.
람사르 협약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보호 늪. 여기는 수많은 생물들이 생존해 있는 자연의 보고이다. 내 닉 네임이 [비사벌]인데 가야와 신라시대의 창녕의 지명인 것이다. 경주의 서라벌. 대구의 달구벌과 함께 창녕의 비사벌... 비사벌이란 [온 들판이 빛으로 가득하다]는 뜻이란다. 창녕에는 낙동강도 흐르고 있지만 여기저기 물이 있는 늪이 많아서리 밤하늘 별이 내리면 온 천지가 빛으로 가득할테니 그래서 비사벌혹은 빛벌이란 지명을 얻었지 않았을까? 하는 나의 추측이 있다^^(믿거나 말거나)
우포늪이 주는 자연 학습 효과는 돈으로 셀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 어릴 때 주위에서 보았던 수생식물과 곤충들, 모두 사라졌다고 하지만 노아의 방주처럼 여기에 다 모여 있음이다.
전형적인 가을의 상징 코스모스가 파란 하늘을 우르러 활짝 피어있다.
창녕의 상징 중 하나. 가야 고분을 배경으로 한 컷 더.
오래 머물러 있지 못하는 꽃이라 그런지 언제 보아도 애착이 간다.
이제 화왕산 정상의 스케치이다. 화왕산은 대한민국에서 몇 안되는 억새숲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흔히 산에서는 오후 4시 쯤이면 모두 하산을 서두르는 시간이지만 나의 화왕산행은 특별한 일이없는 한은 거의가 이 시간쯤에 오름의 시작이다. 봉평 들녘에는 메밀꽃이 9월을 수놓지만 화왕산은 억새꽃으로 시월을 연다.
실로 장관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런만큼 언제나 모델이 아쉽다. 긴머리 휘날리며 이런저런 포즈를 취할 가을의 여인이 억새꽃만 보면 그 아쉬움이 크게 와 닿는다.
저녁을 향하는 역광에서 빛을 발하는 억새꽃의 장관이 여기에 있다.
예전에 나는 사진촬영에 취미활동 했던 덕분으로 이렇게 좋은 영상들이 있음에 참으로 다행이다. 억새꽃에 흠뻑 취하고 있는 나^^
렌즈는 쉼없이 움직이고 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저녁이 아니면 담아 볼 수가 없는 영상이다. 이날도 화왕산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나 우리가 올랐을 시간에는 모두가 하산을 완료한 상태라 고즈녘했다.
저 멀리 창녕읍내와 들녘을 지나 아련히 우포늪이 보이고...
이제 비로소 노을을 만나 볼 수 있는 시간이됐다. 붉은 해는 오래 멈춰있지 않기때문에 조급함에 촬영 스트레스가 일어나기도 한다. 멋진 해넘이 속에 연출되어지는 억새의 진정한 멋을 담아 내려는 포인트를 쫓아 이리저리 마구 뛰어야 하기에...^^
어느덧 억새꽃도 멀리 날아갈 채비가 끝이 났음을 빛에 반사하여 보니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멋진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자! 이제 노을빛이 제대로 연출되어지고 있다.
가만히 감상하여 보자. 정말 멋진 영상이 아닐 수가 없다.
다음에는 꼭 저기 끝에 실루엣의 긴머리 날리며 서 있을 모델을 찾아 데리고 와야 할낀데~~ 사랑을 표현하는 연인의 모습이라도 얼마나 좋은 그림이 될까?...
후~우! 쩝이다... 내가 삿갓쓰고 걸망 짊어지고 도포자락 휘날리며 서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지만 그건 연출이니 순수한 창작품은 아니다...
이 억새는 세상의 나무잎들이 단풍색으로 옷을 갈아입을 지금부터 11월 초입까지 홀씨들이 바람에 몸을털어 세상으로 흩어져 갈 것이다.
산은 어둠에 휩싸여 들고 순식간에 저녁 이슬이 차갑게 내리고 있음이 감지되었다. 우리도 카메라를 챙겨 넣고 랜턴을 밝혀 하산길에 접어든다.
붉은 하늘을 산 위 정상에 본다는 거. 노을빛 가득 머금은 뜬 구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음 더 없이 좋을 영상이 되었을 터인데... 그래도 이 가을, 한 생각에 잠겨 보기에는 그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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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 곳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