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가르치고, 그 말씀 그대로 살아가길 권면하면, “그렇게 살아서는 이 세상에서 도태(淘汰)되고 말 거예요”라고 말하거나, “그렇게 살아가면 아마 계속 손해만 봐서 뒤처지고 말 거예요”라고 말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그렇게 드러내어 말하지는 않아도 속으로는 ‘그건 이상적(理想的)인 얘기고 실제로는 그렇게 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세상에서 진짜 그리스도인을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적당히” 믿고 살아가는 자들이 훨씬 더 많으니까요. 주님께서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눅 18:8)라고 말씀하신 것도 아마 그러한 맥락이리라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올 때 이 세상에서 진짜 믿음을 가진 자들을 찾아볼 수 있겠는지 안타까움을 드러내신 말씀입니다.
바울과 디모데가 살아가던 그 당시에도 분명한 복음의 진리 안에 살아가기보다는 자기 생각에 맞추어 다른 교훈을 가르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더구나 유대인들은 그동안 율법주의에 찌들어 있었기에 율법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갇혀서 복음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율법을 완성하시면서 가르치신 내용들은 가볍게 여기며 온전히 따르지 않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거기에 헬라와 이방의 사상들이 곁들여지면서 분명한 복음의 진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가르침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다른 교훈을 가르치는 자들은 마음을 다해 영혼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르치기보다는 오히려 변론과 언쟁을 일삼았고, 투기(妬忌)와 분쟁과 비방과 악한 생각들만 드러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정한 복음의 진리는 변론과 언쟁으로 전해지지 않습니다. 투기나 분쟁, 비방으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더구나 그 당시에 다른 교훈을 가르치는 자들은 경건을 이익의 방도(方途)로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5절). 즉 경건의 진정한 본질을 잃어버리고 그것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도구로 삼는 부패한 모습으로 드러났습니다. 종교가 부패하면 이익의 수단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헌금 수입이나, 어떤 권력과 권세, 명예 등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도 생겨나기도 합니다. 그것은 마음이 부패해지고, 진리를 잃어버리면 나타나는 결과입니다(5절). 목회자도 목회가 생계의 수단이 되기 시작하면, 진정한 진리와 영적인 본질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러면 결국 투기와 분쟁과 비방이 생겨나고, 다툼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6절 이후에 자족(自足)하는 마음으로 돈을 사랑하지 말고 경건에 이르기를 연단하라고 말씀합니다(6절). 사실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고, 머물 수 있는 집이 있으면 족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8절). 조금 더 좋은 것을 찾으려면 한도 끝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자족하지 않고 욕심을 채우려고 하면, 인간의 욕심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과 같아서 결국은 온갖 시험과 올무에 빠져들 수밖에 없고, 결국은 파멸과 멸망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9절). 목회를 잘하셨던 목사님이 은퇴를 앞두고 노욕(老慾)을 부려서 은퇴비나 은퇴 이후의 생활비에 지나친 기대를 하면서 결국 그 마지막이 추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다가, 죽을 때도 결국 빈손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7절). 죽은 이후에 자식들에게나 누구에겐가 남겨놓을 것을 생각하는 것도 지나친 욕심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을 위해서 경건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고 경고합니다(10절). 돈(물질)은 인간이 생활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추구하면서 사랑하는 것은 일만 악의 뿌리가 됩니다. 돈 그 자체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돈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사용하는 데에서 지나 돈 그 자체를 모아서 더 풍족해지려는 욕심을 부리는 순간부터 결국 돈에 매여 믿음을 떠나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목회자를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은 자족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자족하는 마음은 “그리스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기는 마음입니다. 주님을 잃어버리고, 주님과 멀어지는 것이 가장 큰 낭패입니다. 돈을 좇다가 그리스도를 잃는 일이 없어야 하고, 그리스도를 온전히 따르는 자들은 돈을 따라가지 않게 될 것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경건에 관한 교훈을 따르고 가르치며, 자족하는 마음으로 주님께서 주신 삶과 사역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로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