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신선한 국내산 과일을 최고로 친다. 수박은 검은 줄무늬가 진하고 선명한 것이 좋으며, 토마토는 당도가 높을수록 물에 잘 가라앉는다. |
전문가들이 알려주는최상급 과일 선별법
좋은 과일은 한 조각을 먹어도 풍미가 다르다. 특급 호텔 식재료 구매팀, 고급 푸드마켓 청과 바이어, 국내 1호 과일 소믈리에 등이 꼽는 최상급 과일 선별 기준과 맛있게 즐기는 법을 알아봤다.
◇토마토, 물에 가라앉는 것이 당도 높아
호텔 뷔페나 백화점 고급 식품관에서 선보이는 과일은 때깔부터 다른데,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는 걸까. 호텔, 백화점 등의 청과 구매 담당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프리미엄 과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듯 알이 굵고 당도가 높은 과일을 선별해 구매하는데, 다만 과일의 경우 로컬푸드를 선호하기 때문에 애플망고의 경우 수입산이 아닌 제주산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고급 식재료를 취급하는 청담동 'SSG푸드마켓'의 과일 코너. |
셰프들이 선별부터 검수까지 모든 부분에서 철저히 검증된 과일만을 사용한다는 배한철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총주방장은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은 검은 줄무늬가 진하고 선명하며 꼭지 부위가 들어간 것이 좋다"며 "과일 모양이 고르며 껍질을 두드릴 때 맑은 소리가 나는지 꼼꼼히 살핀다"고 말했다. 또한 호텔로 배송된 수박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당도 11브릭스(Brix) 이상, 무게 9㎏ 이상의 제품이 아닌 것은 반품 처리한다고. 배 총주방장은 "호텔에서 각종 요리에 폭넓게 사용되는 토마토는 과실이 크고 단단하며 둥근 모양에 꼭지가 초록색을 띠고 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선별한다"며 "검수 과정에서 물에 가라앉는 것만을 사용하는데 당도가 높을수록 물에 잘 가라앉는다"고 팁을 전했다.
◇지리적표시제 과일 우선하고 기상 변화에 따라 산지 변경
호텔업계에서 까다롭게 식재료를 선별하기로 소문난 서울신라호텔은 구매팀과 셰프들이 함께 과일 품평회를 실시해 직접 맛을 보고 구입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 구매팀 관계자는 "생산지나 유통·판매처에서는 경쟁적으로 작물의 출하를 앞당겨 출하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이 경우 과일 본연의 맛과 향이 떨어진다"며 "과일의 맛은 산지뿐만 아니라 출하 시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항상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서울신라호텔은 과일 산지는 기본적으로 '함안수박' '성주참외' '영천포도' '김천자두' 등 국가에서 인증한 지리적표시제의 농산물을 선호하되 짧게는 2주 단위로 과일 생육에 가장 적합한 기후에 맞는 구매 산지를 선택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 구매팀 관계자는 "예를 들어 복숭아는 이천·음성·감곡 지역에서 생산되는 '햇사레 복숭아'를 최고로 치지만 중부 지방에 비가 많이 올 경우 당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럴 때는 유명하지는 않지만 비가 적게 온 지역으로 복숭아 구매 산지를 바꾼다"고 말했다.
고급 식재료를 취급하는 서울 청담동 'SSG푸드마켓'은 기본적으로 알이 굵고 당도가 높은 과일 위주로 선별한다. 신세계백화점과 청담동 SSG푸드마켓의 청과 바이어를 맡고 있는 조용설 과장은 "자두는 껍질에 윤이 나고 상처가 없는 것, 끝이 둥근 것보단 뾰족한 것, 너무 빨갛게 익은 것보단 푸른빛이 도는 것을 고른다"며 "멜론은 줄기가 싱싱하고 그물무늬가 촘촘하면서 도드라진 것이 좋고, 꼭지 반대편을 눌렀을 때 너무 푹 들어가거나 딱딱하지 않고 적당히 들어가는 게 맛있다"고 했다.
◇수박, 방사형으로 잘라야 고른 단맛 즐길 수 있어
조 대표는 과일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절단법도 귀띔했다. "멜론은 속부터 익어가기 때문에 반달 모양으로 잘라 먹어야 고르게 맛있다. 수박도 속부터 익기 때문에 방사형으로 잘라 먹으면 달달한 안 부분과 덜 단 겉 부분을 고르게 먹을 수 있어 훨씬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또한 수박은 검은색 줄무늬 부분에 씨가 몰려 있기 때문에 겉에서 봤을 때 녹색 부분을 자를 때 씨가 보이지 않아 미관상 좋다." 조 대표는 또 "수박을 흔히 냉장고에 보관하는데 수박에 풍부한 라이코펜 성분을 잘 살려 먹으려면 실온에 보관하는 게 좋다"며 "먹기 전 잠시 냉장고에 넣었다가 먹으면 영양소도 살리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행복플러스 이제남 기자]
[사진=행복플러스 장은주,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