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왕과 견통령이 요즘 뉴스에 전면에 배치되고 있습니다. 트롯왕이라는 김호중 가수와 견통령이라는 강형욱 강아지 조련사 이야기입니다. 물론 지금 뉴스나 유튜브상에 올라온 것을 백% 믿지 않습니다. 김호중씨는 구속이 됐지만 재판에서 뒤짚힐 가능성도 당연히 존재합니다. 강형욱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저런 구설에 오르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안에 따라 달리 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들이 정말 욕을 먹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라는 질문보다는 그들이 왜 구설에 오르고 상당수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게 되느냐가 더 중요할 것같습니다.
김호중씨와 강형욱씨가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팬들을 확보했는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그다지 자랑하고 내세울 것이 없는 과거를 지녔지만 각고의 노력끝에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자리를 차지했다는 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김호중씨는 중학생 시절 이종 격투기 선수로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지만 조폭 단체에 가입한 과거가 있습니다.하지만 우연히 파바로티의 노래를 듣고 매료돼 성악을 시작하게 됐다고 합니다. 성악에 매진해 여러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모 대학 성악과에 진학한 그가 출연한 텔레비젼 모 프로그램을 본 독일 측의 도움으로 독일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의 스토리가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어느날 모 방송 복면가왕에 참가해 가왕전에 진출하게 되고 그 이후로 트롯가수로 변신합니다. 그리고 성악으로 다져진 실력을 바탕으로 파죽지세로 트롯계를 지배합니다. 그리고 트롯왕 자리에도 올랐습니다.
강형욱씨에 대한 모 신문 기사내용입니다. "저는 고졸입니다. 단국대 생명공학대학으로 된 학력을 고졸이라고 정정합니다. " 강 반려견 훈련사는 방송통신고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반려견 훈련사로 활동합니다. 학력이 고졸임에도 한국 최고의 반려견 훈련사로 인정받아 유튜브 구독자만 2백만명에 달하는 그야말로 견통령 자리에 오릅니다. 강훈련사의 아버지는 이른바 강아지 공장을 운영했답니다. 그래서 자연히 어릴 적부터 강아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달라서 그의 독특한 조련법이 탄생하게 됐다고 보입니다.
두 사람 모두 그야말로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한 사람은 조폭으로 평생을 살 수 있었지만 노래의 자질을 보여 트롯왕에 올랐고 한 사람은 개 공장 직원으로 머물 수 있었지만 개에 대한 애정과 노력으로 한국 최고의 개 훈련사인 견통령으로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시련은 찾아 옵니다. 인생을 살면서 시련없는 삶이 어디 있겠습니까. 특히 유명인이 되면 그 시련은 설명할 수 없이 강한 강도로 몰아 닥칩니다. 일반인들의 경우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지만 대단한 유명인인 경우 그 정도는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입니다. 모든 연예인 그리고 유명인들이 지닌 숙명이기도 합니다. 그런 시련을 잘 견디고 능동적으로 해결할 경우 인기인으로 수명이 오래 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허다합니다. 톱 스타로 이름을 알린 사람가운데 도박과 음주운전 그리고 마약 등으로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허무하게 생을 마감한 경우도 있습니다.
트롯왕과 견통령은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참으로 어설프고 이해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시련을 풀려고 한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김호중씨는 뺑소니와 음주운전 논란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반성보다는 혐의 부인 또는 애매한 태도로 주변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김씨를 보호하겠다면서 처음부터 거짓말로 일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던 소속사 측까지 가세해 비난의 강도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는 결국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됐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뒤 즉시 진심이 담긴 자세로 사죄했으면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견통령 강형욱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논란에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것도 사태를 더욱 키운 감이 듭니다. 그가 출연중인 모 방송 프로그램이 2주 연속으로 결방처리됐습니다. 한국 대표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이 2주 연속 결방되는 사례는 그동안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는 결국 그런 사실이 없다며 항변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행동에 대한 옹호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재차 그의 행위를 비난하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었던 그 당시 신속한 대응과 해명을 했으면 이런 사태로까지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합니다.
트롯왕과 견통령은 이 사회가 만든 스타들입니다. 코로나 사태때 우울했던 국민들의 정서를 녹여줄 카드로 제시된 것이 트롯이었고 그 토롯 방송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모든 방송사들이 트롯방송을 편성할 정도였습니다. 저출산속에 매말라가는 사회의 작은 위로가 된 것은 반려견들이었습니다. 그 반려견들의 문제점을 편하게 간파하고 진단을 내리니 반려견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호평을 받았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호평과 사랑을 받았던 두 스타들이 행하는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죄의 유무 또한 비난의 정당성을 떠나 그들이 행하는 모습에서 스타의 책임감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스타들은 팬들의 관심과 애정을 먹고 사는 존재들입니다. 팬들의 지지와 성원 없이는 하루를 견디기 힘든 존재들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자기가 스스로 잘 나서 그런 자리에 위치해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자기는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팬심은 뜨거워질 때보다 평균 10배정도 빨리 식어버린다는 그 스타 망각이론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고 팬들은 사소한 일에도 실망하고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은 현실이기도 합니다.
2024년 5월 2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