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평균 38만4천㎞라는 사실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는 상식이 됐지만 이 값을 알아내는 데는 학자들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했다.
기원전 150년경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파르쿠스(Hipparchus)는 시차(parallax)현상을 이용해 달까지의 거리가 지구 지름의 30배인 약 38만㎞라는 계산 결과를 내놓았다.
시차란 같은 시각에 달이나 행성을 관찰했을 때 고정된 것으로 간주되는 천구상의 위치가 관찰 지점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 측정하는 두 지점 사이의 거리와 각 측정 지점에서 관찰한 천체의 각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으면 그만큼 정확한 값을 산출해 낼 수 있으므로 19세기까지도 이방법은 널리 애용됐다.
그 이후 20세기 중반 들어 레이더가 발명되면서 전파를 이용한 측정기술이 개발됐다.
원리는 지상에서 발사한 전파가 달에 부딪쳐 되돌아오는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한다는 비교적 간단한 것으로 파장이 충분히 긴 전파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달까지의 거리를 수m의 오차 범위 이내로 정확하게 잴 수 있었다.
현재는 전파 대신 레이저를 이용한 측정기술이 일반화된 상태. 한국표준연구원 서호성 박사는 14일 "지난 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닐 암스트롱(Neil A, Armstrong)의 손에는 미국 국기와 함께 작은 프리즘들을 붙여 만든 반사판이 들려 있었다"며 "이 반사판에 지상에서 발사된 레이저 빛을 발사해 달까지의 거리를 수㎝ 오차 범위에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아무리 레이저라도 달 정도의 먼 거리까지 가다보면 반사광이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확산되기 때문에 반사판이 없이는 레이저 측정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여러 학자들이 노력한 결과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최소 35만6천㎞에서 최대 40만6천㎞이고 매년 3.8㎝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는 등 달과 관련된 여러물리량을 알 수 있게 됐다.